경제상황이 심각한데 주식시장은 왜 폭락하지 않는가? 이대표!알려줘
경제상황이 심각한데 주식시장은 왜 폭락하지 않는가? 이대표!알려줘
요즘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실물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가게들이 월세를 못내는 지경으로 심각한데, 이상하게 주식시장은 경제를 반영하지 않고 너무 강하다는 질문을 하루에 몇번씩 받곤 합니다. 분위만보면 또 한번 대폭락이 나와야할 정도로 사람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증시가 왜 이렇게 버티는 것일까요? 억지로 버티는 것일까요? 제가 봐도 예상 외로 잘버티는 듯 합니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쉬운 주식시장 원리에 있습니다.
ㅇ 주식시장은 경기에 3~6개월 선행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식시장과 경제는 같이 동행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은 돈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곳이기에 경제상황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침체되기 전에 먼저 증시가 폭락하고,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면 먼저 상승하는 흐름이 주식시장에서 발생됩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주가지수 1년전 대비 등락률,99년 연말~2020년 1월 ]
위의 도표는 경기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주가지수 1년전 대비 등락률을 함께 차트로 표시한 자료입니다. 1999년 연말부터의 20년의 자료인지라 눈에 잘 띄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만, 주가지수(황색선)이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청색선)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2000년 초반에는 6~12개월정도 증시가 경기에 선행하였습니다만, 2010년대 들어 3~6개월 증시가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주식시장의 이러한 경기선행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경기 선행지수의 중요 지표이기도 하지요.
ㅇ 왜 증시가 먼저 움직이지요? 경기와 전혀 다르게? : 답은 금융 유동성
주식시장이 경기에 선행하는 것은 알겠지만 그 상황을 이해하시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리고 체감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실 것입니다. 특히 최근 상황을 보면 상가들 마다 손님이 없어 휑하고 여러 업종들이 어려운 상황인데 증시가 어두운 실적 전망에도 생각보다 강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은 무언가 모순된 듯 보입니다.
TV뉴스에서 쏟아지는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코로나에 따른 상황들과 영상들을 보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버티고 있다는게 논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유동성과 상황전개 변곡을 함께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투자를 공부 해 보신 분은 "금융장세"라는 말을 자주 접하셨을 것입니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등(지금은 양적완화 및 기타 등등) 돈을 풀게 되는데 그 돈이 시중에 넘쳐나면서 실물경기에 온기를 주기 전에 "경제 턴어라운드 기대감" 속에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과거에는 이런 국면에 금융주들을 먼저 끌어올렸다하여 금융장세라 부르곤 하였지요.
작금의 상황을 보면
미국은 실질적으로 무제한 양적완화에 제로금리, 전 세계 중앙은행들 또한 계속 돈을 풀고 있고, 각국의 정부들은 초강력 경기 부양책으로 가계마다, 기업들마다 직접 현금을 주머니에 쿡쿡 넣어주고 있습니다. "사양하지 말고 받으삼!!!" 뭐 이런 느낌이지요.
중앙은행이 푼 돈이 시중에 넘쳐나는데 직접 주요국가들의 중앙정부들이 주머니에 돈까지 넣어주게 되니, 시중의 유동성은 과거 단순히 "금리인하"했던 상황하고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넘쳐납니다.
[개인투자자금 순증 추이 2020년 들어 45조원가까이 유입되었고 이번달에만 5조원가까이 증가]
[참고: 개인투자자금 순증 = 개인 코스피코스닥 순매매 + 고객예탁금 증감]
그리고 그 돈들이 한국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밀물과 같은 자금 유입으로 증시로 계속 들어오고 있고, 반등장에 매수하지 못한 개인들은 빨리 내려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지요? 내려오면 사겠다면서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조금만 내려가도 강한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다보니 최근 10년, 아니 당장 작년과 달리 외국인이 매도해도 버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ㅇ 나는 돈이 없는데? 어디서들 돈이 생겼지?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은 돈이 없는데 유동성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넓은 시각에서 자금 시장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부동자금 말이죠.
작년, 제작년 부동산 시장 마지막 끝물에 사람들은 "가즈아!"를 외치면서 달려들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못사던 이들이 어디서 돈이 났는지 영끌대출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돈을 구해와서 부동산을 매입하였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그 때도 사람들은 "아니 나는 돈이 없는데 어디서들 돈이 나서 아파트를 사나?"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생각 외로 한국 가계의 재정상태는 매우 양호하고 강력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만하더라도 매 명절연휴 때만 되면 해외 출국자 수가 사상최대를 매번 갱신하였지요?
네... 힘들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엄청난 유동성을 가계들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최근 몇년 사람들이 달려들어 샀다면? 매각한 이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작년까지만하더라도 부동산에서 계속 맴돌았지만 2020년 들어 그 자금은 증시로 기울어져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각한 돈으로 은행에 예금하려니 1%도 채 안되는 금리이고, 부동산으로 다시 투자하자니 세금문제가 현실화 되면서 투자 대안으로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기울어진 것입니다.
주식시장에 물길이 한번 잡히기 시작하니 아예 부동자금의 수로가 만들어진 것처럼 증시로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ㅇ 정리하자면 넘쳐나던 부동자금의 증시로 유입 그리고 해외에서 대기중인 외국인
시장에 넘쳐나는 부동자금 (1000조원~1500조원)이 작년까지는 부동산으로 머물었지만 그 물길을 주식시장으로 돌리면서 다른 여유현금을 가진 분들까지 증시로 자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매우 강한 증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아직까지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거슬리긴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 숨을 돌린 미국 등의 글로벌 금융회사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유동성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자본시장을 여기 쿡, 저기 쿡 찌르면서 모멘텀을 만들 것입니다.
지금도 경제보다 증시가 먼저 움직이는 것이 이상하다 느껴지시지요?
가까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를 떠올려보시면 2009년~2011년 증시가 한참 상승한 후에도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가 안좋다고들 하였습니다. 이미 당시 주가지수는 2000포인트를 넘어가 있었음에도 말이죠.
주식시장이 그렇습니다...
2020년 4월 14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