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별곡2018.04.04 11:39
현대차에 대한 엘리엇의 선전포고에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에 대하여

또 다시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하는 헤지펀드 엘리엇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현대차의 지배구조 재편 관련 이슈에 이어 헤지펀드 엘리엇의 등장은 현대차 그룹 관련주의 주가를 오늘 장에서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한두해마다 한번씩 주주가치 제고를 표방하며 등장하는 헤지펀드들의 대기업에 대한 요구들. 그런데 이런 요구들이 왜 주가를 끌어올리는지 그 이유에 대하여 오늘 글에서는 다시금 생각 해 보고자 합니다.

 

[사진참조 : 현대차 그룹 홈페이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10억$이상을 보유한 엘리엇

 

 3년여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다면서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방했던 엘리엇. 그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합병 반대 여론전을 위한 홈페이지도 만들었을 정도로, 행동주의 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아직도 엘리엇이라는 헤지펀드 이름은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했던 엘리엇이 다시 한국증시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더 요구하였습니다.

약간은 삼성물산 합병 당시보다는 소프트하게 등장한 듯 합니다. 그런데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4월 4일 장중 4%가 넘어가는 강세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엘리엇의 등장, 왜?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일까요? 10억$ 수준에서는 현대차 계열사 등의 지분율 1~2% 정도의 작은 수준인데도 말입니다.

 

 

ㅇ 헤지펀드의 선전포고 : 주주가치 극대화

 

[헤지펀드의 선전포고 : 명분이 필요하다. 사진참조 : 영화 범죄와의 전쟁 중]

 

헤지펀드들이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진에 선전포고를 할 때에는 "명분"을 들고 등장합니다.

그 대표적인 명분은 바로 "주주가치 극대화"이지요.

 

특히 경영 승계과정에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특정 계열사의 주가가 비합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 정책을 너무 짜게 한다거나, 회계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정책으로 기업을 운영하다보니 자산가치, 이익가치, 배당가치 모두 낮게 평가되곤 합니다. 충분히 배당을 늘릴 수 있고 조금만 지배구조를 투명하게만 하여도 해당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는데도 말입니다.

 

헤지펀드들은 이 약점을 노리고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경영진에게 압박을 가하게 됩니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대기업들의 경우는 해당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연합할 경우, 크나큰 심적 부담을 안게 되기에 결국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한 정책으로 선회하게 되지요.

(생각 해보면, 개인투자자들이 그렇게 요구할 때는 모르쇠로 일관하던 기업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얄밉기도 합니다.)

 

헤지펀드를 달래기 위하여 배당을 늘리기도 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익과 자산가치가 늘어나면서 주주가치가 높아져 주가 또한 상승세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하는 헤지펀드의 등장은 그 국적을 떠나 그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만세를 부르며 환영할만한 호재로 받아들여집니다.

 

 

ㅇ 선전포고가 경영권 분쟁 단계로 넘어가면 : 그 자체로 엄청난 호재

 

그리고 헤지펀드의 선전포고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수준을 넘어 경영분쟁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주가는 예측 불허의 급등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엘리엇은 이런 지분 경쟁까지는 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2003~5년 헤지펀드 소버린에 의한 SK경영권 분쟁은 십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헤지펀드와 국내 재벌간의 경영권 분쟁 사건이었지요.

2003년 당시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등 경영공백 상황에 놓이자 소버린은 SK지분 14.99%를 취득하고 SK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그 당시 워낙 저평가 상황에 놓였던 SK의 주가는 지분 경쟁 속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고, 소버린은 주주 제안 방식을 통해 사내/사외 이사 명단을 발표하는 등 경영권에 강한 압박을 가하였습니다. 이 후에도 공세는 이어져 2004년 10월에는 임시주총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힘든 시기를 보냈었지요. 결국 2005년 7월 소버린은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하였고, 2년만에 600%가 넘는 수익률, 당시 1조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떠났습니다.

 

이렇듯, 헤지펀드 선전포고가 경영권 간섭까지 진행되게 되면 이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의 지분 매입에 따른 경영권 방어가 동시에 나타나고 특히 경영승계가 마무리 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저평가 국면에 있다보니 주가가 매우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번 현대차 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선전포고가 주주가치 극대화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만, 차후에 차후에... 다른 헤지펀드나 혹시 기타 거대 자금이 독자님이 투자한 회사의 경영권을 간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성급히 매도하기 보다는 고래싸움을 멀리서 지켜보다 고래가 만들어 놓은 수익률을 취하십시오.

남의 싸움 구경처럼 재미있는 구경 없다 하지 않습니까? 

 

2018년 4월 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Posted by lovefund이성수 lovefund이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