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개기월식이 2011년 이후 6년여만에 있었습니다. 주식시장에 들어온 이후 모니터만 보아왔지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거의 없었던 필자는 어제 밤 개기월식을 정말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지구의 그림자 한가운데로 들어간 달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블러드문 현상을 만들었습니다.
옛날 중세시대에는 이러한 월식 그 자체 만으로도 흉조로 보았고, 붉게 물드는 블러드 문에 대해서는 끔찍한 일로 해석하시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샤머니즘은 그런 흉조에서 사람들이 화를 입지 않도록 기원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과학적인 현상일 뿐이지요. 그런데 주식시장을 보다보면 과거 중세와 같은 샤머니즘과 같은 투자 행태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ㅇ 80년대~90년대... 증권사 지점장이 탐방한 곳이...
주식시장에서 샤머니즘은 다양한 형태로 오래전부터 나타났습니다.
요즘은 좋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하여 기업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기업탐방을 가기도 하고, 좋은 투자 로직을 통해 종목을 찾는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투자를 많은 이들이 하고 있습니다만, 과거 20~30년 전만하더라도 좋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하여, 증권사 지점장이 점집을 찾아가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그 종목에 투자한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과거 샤머니즘은 주식시장에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자주 사용되어왔습니다. 그 시절 증권사 지점장이 이 정도였으니 일반 개인투자자 중에는 샤머니즘을 이용한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은 부지기수 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흘러, 주식투자도 점점 과학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샤머니즘 투자 방법은 설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ㅇ 금융점성술(Financial Astrogly)이란 학문이 있기도...
금융점성술이라는 학문분야가 있습니다. 행성의 이동, 해와 달의 위치 등을 활용하여 매매로직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해외 사이트 중에는 이러한 금융점성술을 소개하고 서비스하는 곳들도 은근히 많이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설명과 논리가 들고 있고, 시스템트레이딩을 하는 이들 사이의 필독서 중 하나인 "Trading Systems and Methods"에서도 금융점성술에 대한 설명이 언급될 정도로 금융점성술을 연구하는 이들이 인근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 논리를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면 결국 추세 추종 전략의 개념입니다. 다만 주가의 추세가 아닌 행성과 달 주기에 따른 중장기 보유 후 매도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가 있는 시장이기에 중장기 매수/매도 전략은 장기 수익률을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3년전 필자는 그믐달일 때 주가지수를 매수하고 보름달일 때 매도하는 개념의 시스템을 가정하여 매매로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만 월령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워 14~15일 주기로 매수/매도하였습니다.)
[재미삼아 만들어본 그믐달 매수, 보름달 매도 전략의 결과]
그 당시 그 결과는 나쁘지 않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샤머니즘적인 이유를 장난 삼아 붙여볼까요?
"그믐달은 달이 커가는 시작이기에 매수해야하며, 보름달은 음의 기운이 강하고 달이 작아지기에 매도해야하느니라"
위의 매매 결과표, 샤머니즘적인 설명을 함께 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설명력이 있는 듯? 착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그저 일정기간 보유를 했기 때문에 만든 결과물일 뿐인 것이지요.
ㅇ "가즈아!"열풍? 이 속에도 이상한 샤머니즘이...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가격이 올해 들어 버블 열기가 사그라들어가고 있습니다만, 한두달 전만하더라도 그 광풍은 대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가격 차트와 동물 그림 혹은 걸그룹 사진을 합성하여 여러가지 "가즈아" 패턴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그림을 보다보면 참으로 아이디어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만, 이는 논리가 없는 그저 바램을 그림으로 맞춘 것 뿐입니다.
[가상화폐 시장에 등장했던 샤머니즘과 같았던 패턴들, 사진참조 : SBS뉴스]
샤머니즘을 보면 월식, 일식과 같은 흉흉한 천체 현상이 있을 때 이에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행위를 하는 것일 뿐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처럼, 가상화폐 가격 차트를 동물 그림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맞추어 차트를 분석하는 것은 샤머니즘과 다를바가 없는 행위입니다.
마음의 바램, 샤머니즘적 해석과 행위들이 월식이 빨리 끝나 달이 다시 나타나기 바라거나 일식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가즈아"심리 속에서 비추어진 다양한 모습들은 샤머니즘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려하거나 다른 핑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주가 패턴을 분석하면서 임의적인 그림을 넣어가며 OO꽃놀이 패턴이라고 스스로 명명하는 등 차트에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이는 투자자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통계적 분석은 있지도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가패턴을 정의하고 코딩하여 백테스팅을 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왜 그리도 자신만 아는 예외적 케이스들이 많은지 결국 통계적 분석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임의적 패턴 분석은 기술적 분석을 Technical한 기술적 분석이 아닌, descriptive하게 변명만 기술하는 분석이 되고 맙니다. 이는 샤머니즘과 다를바 없습니다.
ㅇ 주식투자를 하는데 있어 샤머니즘은 버리고, 논리와 통계적 분석은 필수
월식은 이제 모든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과학입니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들어가게 되고 지구 대기에 프리즘처럼 굴절된 적색광이 달에 비추어 반사되면서 블러드문이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월식, 일식 그리고 블러드문 등의 천체 이벤트 예측은 분초단위로까지 정확하게 계산되어 안내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논리와 통계적 분석이 있기 때문에 가능 해 진 것입니다.
중세시대 일식과 월식은 흉조라면서 그 자체에 그저 덜덜 떨었지만, 조선시대 과학자들은 일식,월식을 예측하기 위하여 한국에 맞는 역법을 만들면서 일식,월식 예측이 정확해 진 것처럼 말입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저 직감에 의해 "오늘 아침에 화투패로 점을 보니 좋아서 매수!"라며 투자하거나, 분석없이 그저 카더라 통신만 믿고 투자하는 것, 차트 모양을 보면서 이상한 모양을 붙여가며 수식하는 것 모두 샤머니즘적인 투자일 뿐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하여 지식 수준이 높아져있고, 심지어는 AI투자가 늘어나는 지금 시대에 과거 수십년 전처럼 직관에 의해서만 투자하는 것은 큰 낭패만 만들게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합리적인 생각 그리고 분석, 통계적 근거는 개인투자자라하더라도 증시에서 수익을 쌓아가게 할 것입니다.
2018년 2월 1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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