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주식종목의 비밀정보가 스팸문자로 날라왔다?

by lovefund이성수 2016. 10. 14.

주식종목의 비밀정보가 스팸문자로 날라왔다?

어제 필자에게 황당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D모 종목 100%무상증자확정 2시30분이후 상한가도전!!" 가끔씩 이런 스팸성 문자가 날라오기에 보통은 삭제처리하였습니다만, 왠지 관찰할만한 이유가 있을 듯 하여 해당 종목의 주가를 관찰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주가 흐름을 보니 심히 우려스러운 냄새가 나더군요.

 

 

ㅇ 많은 수에 주식투자자들에게 던져진 "주식투자 스팸정보"

 

어제 필자(lovefund)가 접한 해당 종목의 문자는 필자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를 한다는 다수의 지인들에게도 비슷한 시간에 전송되었습니다. (오후 2시 10~12분)

 

[스팸 문자로 날라온 종목정보, 스팸조회 : 스팸 전화데이타베이스]

 

 

스팸관련 전화번호를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에 해당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9월부터 활동하였던 스팸전화번호였습니다. 평소같았다면 이 정도 선에서 그만보고 문자 삭제 및 스팸처리하였겠습니다만 왠지 궁금했습니다.

 

"이 말도안되는 문자를 보고 과연 개인투자자들은 얼마나 반응할까?"

 

 

ㅇ 현재가 창에 갑자기 늘어난, 개인투자자 선호 증권사

 

해당 문자는 어제 오후 2시 12분에 날라왔습니다. 문자를 보자마자 HTS에서 해당 종목의 실시간 주가차트를 분봉으로 띄워놓고, 매매증권사 상위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막 창을 열었을 때만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신한금융투자가 매수/매도 상위 1위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스팸문자가 얼마나 많이 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주가가 반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단 15분여만에 주가는 2시 12분 대비 15%이상 상승하면서 거래량을 폭증시켰습니다.

그 중간, 수급상위 증권사를 확인하니 바로 개인투자자 선호증권사인 키움증권이 1위로 올라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팸문자 영향을 받은 해당 종목의 거래원 변화]

 

위의 거래원 캡쳐그림은 2시 15~20분 즈음에 자료입니다만 후에 장마감 즈음에는 키움증권이 압도적인 매수/매도 수량을 보이며 거래원 1위를 고수하게 됩니다.

 

즉,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증권사의 매수/매도가 집중적으로 유입되었다하는 것은 스팸문자를 받은 개인투자자들이 그 문제를 무시한게 아니라 실제 매매에까지 이용했다는 것을 반증한다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 종목은 2시 30분이후 슬금슬금 가라앉더니 장마감 즈음에는 크게 하락하기에 이릅니다.

 

 

ㅇ 전형적인 투자 스팸 사기 수법

 

예전 미국에 이런 주식투자 사기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스팸메일,스팸전화,스팸팩스 등을 통해 주식투자 비밀정보라하면서 뿌렸다합니다. 이 때, 절반의 사람들에게는 해당종목이 "급등할 것이다"라고 추천하고, 반대로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폭락할 것"이라고 커멘트를 남겼다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일정시간 흐른 뒤 다른 종목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보내는데 단, 직전에 보낸 정보가 정확하게 맞았던 이들이에게 보냅니다.

 

만약에 1만명에게 이렇게 정보를 뿌였다면 처음에 정보를 접했을 때, 5000명에게는 정확한 정보이겠지만, 나머지 5000명에게는 틀린 정보가 되겠지요?

자 그럼 두번째 정보를 보낼 때에는 정보가 정확했던 5000명에게 보냅니다.

 

그렇다면 두번째 스팸정보에서 또 다시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릴 것입니다.

즉, 이런게 두번을 거치면 2500명은 정보를 제공하는 이가 "두번 연속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해 주었다!"라는 신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세번째 스팸정보 또한 위의 과정을 거치고나면 3번 연속 정확한 정보를 접한이는 1250명이 되지요.

우리 사람의 본능 중에 특이한 본능이 3번정도 정확하게 맞추면 무언가 신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어떤 역술인이 대선예측을 3번 모두 맞췄다하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세번 연속 정확한 정보가 제공된 1250명에게 스팸정보 사기꾼은 달콤한 전화를 직접 겁니다.

"사장님, 지난 번에 제공드린 3번의 정보 정확했지요? 제가 이런 뛰어난 사람입니다. 저에게 투자하신다면 3번의 투자 성공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그저 통계적 장난에 불과할 뿐이지요.

 

 

ㅇ 개인투자자여 냉정해 지시라!

 

어제 이 정도의 이슈라면, 아마 거래소 시세조작 감시 시스템에서도 캐치하지 않았을까 짐작 해 봅니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조사한다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이미 개인투자자 중에는 그 스팸정보로 매매를 하고 낭패를 본 이들도 존재할 것입니다.

과거에 비하여 거래소 시세감시 시스템 성능이 뛰어나졌지만, 사후처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개인투자자 자신이 본인의 투자를 통제해야 할 것입니다.

 

냉정하게 보아, 은밀한 정보가 과연 흔한 문자로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질 수가 없습니다. 이를 생각 한다면 주식투자 스팸문자가 왔을 때 스팸처리하고 무조건 문자를 삭제처리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문자에 종목명을 보았다하더라도 매매로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십시요.

 

이런 스팸문자가 돌면 그 문자 상에 종목을 보고 매매하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우연히 문자를 보고 몇 분뒤 해당 종목에 주가를 본다면 일정수준 상승 해 있을 것이고 개인투자자 중에는 이 주가 상승에 흥분하여 매수에 가담하는 이가 늘어나게 되겠지요.

하지만 결국 상투를 잡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제 개인투자자 선호 증권사의 매매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필자는 깜짝놀랐습니다. 그 만큼 개인투자자가 은밀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증거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개인투자자여...제발.... 냉정 해 지십시요.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