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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반기문테마주,정치테마주의 불편함

by lovefund이성수 2016. 9. 20.

반기문테마주,정치테마주의 불편함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한다는 소식, 반기문재단 설립설 등이 이어지면서 소위 "반기문테마주"라고 불리는 정치테마주들의 주가가 최근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 대선까지 1년여 남아있는 상황이다보니 서서히 대선잠룡들의 행보에 정치테마 종목군들이 만들어지고 투자자들은 그룹핑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왠지 모를 불편한 감정이 저절로 올라오곤 합니다.

 

 

ㅇ 반기문테마주 난립 속에 : 풍자 글들도 돌고...

 

어제 우연히 SNS상에서 반기문테마주를 풍자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반기문 총장과 연관되었다는 종목들이 생각 해 보면 그 연관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보니 이를 비꼬는 풍자가 등장한 것입니다.

 

한국전력은 반기문 서울 집에서 한국전력 전기를 쓰기에 관련주

삼성전자,LG전자 : 반기문 총장 집에 TV나 냉장고 등의 가전...

현대엘리베이터 : 반기문 팔촌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샘표간장 : 반기문 16촌 집 찬장에 있더라.....

등등등

 

십여가지가 넘는 반기문테마주를 풍자한 글을 읽다보면 헛웃음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이러한 유력 정치인들의 행보에 따라 움직이는 정체테마주를 보다보면 현재 주식시장의 모습을 반영한듯 하여 불편한 심리를 숨길 수 없습니다.

 

 

ㅇ 과연 그 만큼 상승할 이유가 있을까?

 

정치테마주들이 급등하는 배경을 생각 해 보면 "대선유력주자의 인맥이기에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이유가 주된 이유입니다. 이 말은 유력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해당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거나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왠지모를 정경유착이라는 씁쓸한 기대도 녹아있습니다.

 

특히 대선일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유력 대선주자들은 압축되고 이 과정에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대선일 직전까지 올라가는 종목도 생깁니다.

 

문제는 국내 개인투자자 문화에서 테마주 형성되고 급등하게 되면 너도나도 그 테마주를 연구하면서 메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해당 종목군에 비이성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게 됩니다. 그리고 해당 종목군들은 주가 수준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위치까지 주가가 크게 올라가게 되지요. (정경유착 기대감만으로 말입니다. 어쩌면 해당 기업 주식담당자는 생각하지도 않는 재료인데도....)

 

대표적으로 최근 몇일 급등한 반기문테마주인 F사의 경우, 반기문총장의 사촌동생이 있는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이유로 반기문테마주에 편입되었더군요.

하지만 기업 실적은 현재 주가수준을 설명하기에 너무도 부족한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였고, 최근 5년 내 최고 순이익을 토대로한 EPS로 보아도 PER레벨이 50배가 넘어가는 부담스러운 주가 레벨에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선테마주들이 이러한 행보를 보입니다. 비이성적인 주가 수준까지 올라가고 이후 예상치도 않은 시점에 재료가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폭락하는 양상이 대선 전까지 반복됩니다.

 

문제는 이를 추종매매하는 개인투자자 중 대다수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물론 트레이딩 실력이 있는 투자자분이라면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다 오른 후에야 매수하게 됩니다. 그 주식이 대선직전까지 몇배씩 올라갈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가 변동성이 워낙크다보니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 파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대선테마주로 급부상한 반기문테마주]

 

 

ㅇ 혹시, 내가 보유한 종목이 대선 테마주에 편입되었다면?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포트폴리오 종목 중에 정말 우연히 대선테마주에 편입되어 급등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우연인지 최근 반기문테마주 중에는 상승 직전 저PBR 종목군들이 많아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왕왕 이런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특정 종목이 +30% 상한가에 이르는 것을 보면 아무리 차분한 투자자라도 순간 마음이 흥분되게 되지요. "더사볼까?" 혹은 "이 즈음에서 팔아볼까?"라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경우를 접하시게 된다면 일단 이렇게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더 사지도 말고, 성급하게 팔지도 말고"

대선테마주들이 비이성적으로 폭등할 수도 있고, 반대로 폭락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물량 이상을 보유하거나 성급하게 매도할 경우 오히려 투자원칙을 흐트러트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투자 원칙을 생각 해 보십시요.

"내가 이 종목을 언제, 어떤 조건에서 팔려고 했는가?" 그리고 그 원칙에 맞춰가는 것을 주된 축으로 삼으십시요.

 

이 때, 해당 종목을 수개월만 보유하기로 계획하셨을 경우라면 대선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유력후보에서 밀릴 조짐이 보인다면 매도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후에 대선일이 입박한 시점에는 무조건 손실, 수익여부를 떠나 무조건 매도하셔야만 합니다. 대선일(D-day)가 지난 후에는 이벤트효과는 모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ㅇ 대선테마주, 불편하다.

 

우연히 내 포트폴리오가 대선테마주에 편입되었다면 잠깐은 기분 좋을 수 있지만 여러가지 관점에서 씁쓸한 기분을 가지게 할 것입니다.

 

첫째, 정경유착에 대한 기대로 만들어진 정치테마주

과거에 비하여 그런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은연중에 사람들은 유련정치인 인맥이 기업에 수혜를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경유착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단 점에서 정치테마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편으론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말도안되는 이유로 테마주를 생산하는 문화

지난번 대선 때에는 사진을 조작하여 유력대선 후보와 등산을 했다는 이유로 특정종목의 주가를 크게 올린 주가조작 사건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반기문테마주로 언급되는 종목들 중에도 몇몇은 이런 식에 주가 조작의도가 있거나 혹은 억지로 테마주에 편입시킨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러다보니 반기문테마주에 대한 풍자글까지 도는 것이죠.

 

셋째, 내 종목에 편입되었다면 불확실성이 커진다.

갑자기 포트폴리오 중에 대선테마주에 편입되어 크게 오른 경우에는 잠깐은 기분 좋을 수는 있어도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불허의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들을 혼란하게 하여 부담감만 키우게 됩니다. 자칫 투자원칙을 깨트리는 우를 범하는 개인투자자도 발생할 수 있기에 오히려 대선테마주에 보유 포트폴리오가 편입되었을 때에는 반갑기보다는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2017년 대선까지 1년정도 남았습니다.

그 사이 대선유력 후보들이 부상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시끌 시끌하면서 대선테마주들이 중구난방으로 발생하겠지요.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중에 대다수는 과거 대선 때마다 그러했던 것처럼 대선테마주로 큰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였을 때 무리라 생각되는 종목이라면 무조건 멀리 피하는게 상책일 것입니다.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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