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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적정주가에 대한 소고, 한미약품 사태를 보며...

by lovefund이성수 2016. 10. 6.

적정주가에 대한 소고, 한미약품 사태를 보며...

한미약품의 주가 급락은 시장에 여러가지 충격을 안겨다주고 있습니다. 공시의 제도적 맹점, 불공정거래 여부 등 다양하 이슈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투자의 직접적인 관점에서 필자는 "적정주가"라는 개념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 해 보게 되더군요.

작년 12월에 한미약품에 대한 적정주가 논란을 끄집어 내면서 말입니다.

 

 

말도 많았던 한미약품, 적정주가 논란은 하이라이트

 

2015년 초 10만원이었던 주가가 단숨에 80만원까지 올라갔던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년 9월에는 한미약품에 대한 애널리스트 조사설이 돌기도할 정도로 말도 많았지요.

 

이슈의 정점은 2015년 12월에 있었습니다.

한미약품의 적정주가에 대하여, 국내 증권사들은 당시 약100만원선을 제시하였지만(평균 97만4천원) 씨티증권은 39만4천원을 제시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신약가치에 대한평가 그리고 수출계약 취소 가능성 등의 이유로 작년 12월 씨티증권은 한미약품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바꾸고 목표주가를 39만4천원으로 낮춤으로써 당시 주가 80만원대에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낮추었습니다.

결국, 한미약품의 주가는 이번주 40만원대로 밀려내려왔고, 그 당시 리포트를 기억하던 네티즌들은 "성지순례"라며 씨티증권의 리포트를 찾아읽거나 당시 뉴스기사를 SNS에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미약품의 주가행보는 올해 고비를 겪다]

 

 

ㅇ 적정주가, 과연 어떤게 답일까?

 

종종 필자는 이런 질문을 받곤합니다.

"적정주가까지 주가가 올라야하는거 아닌가요?"

"적정주가까지 주가가 내려와야하지 않나요?"

 

투자자들의 이러한 시각은 결국 적정주가는 반드시(必) 그 위치에 도달해야한다는 신념으로 굳어지게 되지요. 그러다보니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맹신하는 투자자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 lovefund는 이 적정주가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확신에찬 신념을 보다보면, 황희정승의 일화가 저절로 떠오르곤 합니다.

 

황희정승 집에 노비 두명이 다투고서는 황희정승에게 와서 서로 자신의 사정을 하소연하며 누가 옳은지 물었다하지요. 이에 대하여, 황희정승은 "네 말도 옳다, 네말도 옳아"라면서 두 노비의 말을 모두 옳다고하며 옳고 그름을 칼같이 자르지 않았다 합니다.

 

이 처럼 적정주가는 "정답"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적정한 주가라는 것이 정말 보수적으로 계산된 것인지, 아니면 꿈과 희망을 반영한 적정주가인지에 따라 투자 판단에는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ㅇ 보수적인 적정주가 vs 공격적인 적정주가

 

적정주가 이론은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배당할인모형, 성장배당할인모형(고든샤피로 공식), 현금할인모형, EVA활용모형, 자산가치모형, 청산가치모형, FCF활용모형, 성장감안 응용모형, PER, PBR,PCR 등등 적정주가 모형의 형태는 다양하고 끝이 없습니다.

그 만큼 다양한 투자자들이 현재 주가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적정주가를 계산하는데 있어서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공식이 있는가하면 공격적인 관점에서의 적정주가 모형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자산가치만 놓고 회사의 적정주가는 평가하는 모형이나 배당할인모형 등은 보수적인 주가 모형에 속합니다. 혹은 적정PER레벨을 10배 이하로 낮게 잡는다면 이 또한 보수적인 수준이 될 수 있겠지요.

 

반대로 공격적인 적정주가 공식들은 성장성을 적정주가를 계산할 때 높게 잡습니다.

ROE나 매출성장률 등 성장성지표들을 공식에 핵심에 둠으로써 기업의 고속성장이 기대될 때 50배 이상의 높은 PER레벨이나 10배이상의 PBR수준을 설명하곤 합니다.

 

기업이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적자를 보이지 않는다면, 보수적인 적정주가는 마치 단단한 바닥과 같아서 주가가 그 밑으로 하회하더라도 다시 적정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성장을 전제로한 주가는 그 성장이 영속되어야 하지만... 사진참조 : pixabay]

 

하지만 공격적인 적정주가는 전제조건이 깔려있습니다.

성장성이 유지되어야지만! 지금의 적정주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성장률에서 (%)를 뺀값을 적정 PER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매년 성장률이 50%인 기업이라면 PER레벨 50배가 이 공식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겠지요.

 

작년(2015년)말 한미약품의 EPS 14800원 주가 80만원 가정시 대략 PER레벨이 50배이군요.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올 때 매출액 성장률이 70%가 넘었으니 그 당시 분위기로는 그 정도의 주가 수준이 인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 성장률은 두자리수의 성장이 아닌 7%정도 수준의 성장에 그치고 맙니다.

 

문제는, PER레벨 50배에 이르를 때 전제조건은 영속적으로 한미약품이 50%이상의 성장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했던 주가입니다.  작년 말에는 적정주가 100만원도 황희정승의 말처럼"네 말도 옳다"가 되었을 수 있었던 것이죠.하지만, 매출 성장률이 한자리로 내려앉은 상황에서는 적정주가가 40만원대 이하려 내려가야한다는 작년 말 씨티증권의 의견도 맞게 된 것입니다.

 

결국, 공격적인 전제조건으로 현재 주가가 적정하다고 설명되어진다면, 성장률이 영속적으로 이어져야지만 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2년 이상 고속성장률을 이어가는 기업이 많지 않기에 1년 강한 테마를 형성한 성장주들이 다음 해에는 무너지는 결과가 반복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시기가 오면 또 다른 어떤 종목이 고속성장을 전제로 적정주가가 끝없이 높아지면서 화려한 주가를 뽐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명한투자자라면 그렇게 화려하게 빛나는 종목보다는 보수적인 주가 수준보다도 낮은 주가 영역에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하겠습니다.

 

적어도, 보수적인 적정주가에서는 주가가 낮아지면 다시 제자리로 뛰어올 가능성이 크지만.

공격적인 적정주가 관점에서는 주가가 낮아지면 언제 다시 올라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2016년 10월 6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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