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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좋은 투자 전략이 있어도, 돈줄을 쥔건 사람이기에...

by lovefund이성수 2017. 8. 30.
좋은 투자 전략이 있어도, 돈줄을 쥔건 사람이기에...

오늘도 주식투자에 관한 다양한 연구자료와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증시 그리고 한국증시 투자자들도 현명 해 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전략도 고도화 되어가다보니 현대투자론이 생각하는 이상향인 효율적 시장으로 조금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체계화된 금융상품도 시장에 출시되면서 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시장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전은 있겠지만, 결국 ... 돈 줄을 쥐고 있는 것은 사람아닌가? 그리고 그로 인하여...."

 

 

ㅇ 알파고 쇼크 이후 로보어드바이저가 크게 늘었지만, 사람들은 무관심과 냉랭

 

벌써 작년 봄이었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승부에서 이긴 이후로 인공지능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생활 문화로 깊이 자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작년 알파고 이슈 이후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에 따른 금융상품들도 많이 출시 되었지요.

 

심지어는 작년 봄, 알파고 이슈가 피크를 칠 때 한국경제TV에서는 인공지능 vs 인간의 투자대회를 열었고 당시 필자는 그 방송에 해설위원으로 석달간 참여하기도 하였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석달여 동안 사람들의 관심과 마음이 순식간에 식는 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2016년 봄, 인간vs인공지능 수익률 대회에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필자]

 

 

처음에는 알파고 이슈가 뜨겁다보니 사람들의 관심도 많았고 대대적으로 투자대회 홍보를 하였지만, 3개월이 지나 대회 막바지에 접어들 즈음에는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식었고 그래서일까요? 마지막 방송은 정말 실망스럽게도 다른 방송에 끼어서 몇분짜리로 끝내더군요.

"아.. 사람들의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이런 생각이 필자에 뇌리에 바로 스치더군요.

(그 외에 필자의 관점에서 아쉬움 점이 몇가지 더 있었습니다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후 그래도 트렌드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었고, 증권사마다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상품들을 론칭하였고 관련된 금융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었습니다.

최소한 운용역에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 과거 백테스팅과 합리적인 논리로 만들어진 전략들이기에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운용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지요.

 

하지만... 필자의 생각에 "결국 사람이 문제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었습니다.

결국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영업직원들의 수수료 수입의 이해상충 문제가 있기에 판매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외국에서 사용된 용어 그대로 "로봇"이라는 단어와 이미지를 사용하기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거나 하대할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심지어는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더라도 높은 잣대로 평가하면서 오히려 평가 절하 시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역시나 사람들과 주식시장이 로보어드바이저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도 박했습니다.

 

 

ㅇ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30개, 총 2130억원?

 

몇일전 "펀드 굴린 로보어드바이저, 알파고 아니었네"라는 중앙일보의 8월 28일 자 기사를 보게되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실망스럽다라는 기사 내용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서는 1개월,3개월,6개월, 1년 수익률을 비교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평균 수익률과 코스피 종합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기사를 보는 일반인들에게는 기사 중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을 듯 싶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6개월 수익률은 ~~~ 코스피 상승률에 1/3에 그쳤다" 

 

수익률 중심으로만 투자 판단을 하게되는 사람들의 본능 상, 이러한 문구는 결국 "로보어드바이저가 아무리 검증된 전략이라 하더라도 볼품없다"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대부분 자산혼합형으로 운용될터인데, 이를 주가지수와 비교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단기 성과를 부각 시킨 것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보다도 필자의 눈에 들어온 표는 8월 24일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수 30개, 그리고 설정액 2130억원이라는 수치였습니다.

1개 펀드당 70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통 100억원 미만의 펀드는 자투리 펀드라 부르지요. 100억원 미만의 펀드는 운용역(펀드매니저)의 월급도 주지 못할 정도입니다. (펀드 수수료 중 판매 수수료가 대부분이고 운용수수료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과거에 보면, 액티브펀드가 출시되면 본사차원에서 프로모션을 합니다.

증권사 지점, 은행 지점에서는 특정 펀드를 판매해야한다는 행사가 줄을 잇고 직원들은 지인들에게 "OOO펀드 사주세요"라면서 전화돌리기에 급급합니다.

 

그런데말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출시될 때, 이런 현상을 필자는 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필자가 그 홍보를 놓쳤다하더라도 프로모션이 작동한 펀드는 그래도 수천억원대 자금으로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30개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전체가 21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전략도 돈줄을 쥔 사람이 외면하면 어떤 모습이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ㅇ 결국 시장은 비합리적일 것...

 

[아무리 좋은 투자전략도 감정의 동물인 사람이 결정을 내리기에... 사진참조 : pixabay]

 

현재도 참 좋은 전략들이 시장에서 서비스 되어지고 있고, 시뮬레이션 검증 및 이후 실제 투자에서 검증된 전략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도 그 사례 중 한 부분을 차지하겠지요)

만약 많은 사람들이 그 전략들을 사용한다면 시장은 조금 더 효율적 시장에 근접하면서 기대수익률을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의 마음 한구석에 "로보어드바이저가 급격히 보급되지 않았으면..." 이라는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_^

 

그렇다하더라도, 어느 순간 사람들은 수익률만 보고 자금을 빼거나 투입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을 것입니다.

혹은 수백억대 자산가라면서 혹세무민하는 이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 비이성적으로 투자하는 일들이 미래에도 반복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장은 잠깐 합리적으로 가는 듯 하다가 다시 비합리적인 흐름을 만들 것입니다.

결국 돈 줄을 감정적인 인간이 쥐고 있기 때문이지요.

금융회사들에서는 수수료가 쎄거나 내부적으로 회사와 이해관계가 맞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있다면 이를 강력하게 프로모션할 것이고 처음에는 사람들이 몰렸다가 수익률이 낮아지면 바로 자금을 빼내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일반인이나 개인 뿐만 아니라 기관 자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경우 국민연금이 나름 보여주기 식으로 "단기 수익률"로 운용사들을 평가했다가 정작 장기적으로 히스토리가 좋은 운용사의 돈을 빼버리는 사태도 벌어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시장은 주기적으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할 때 좋은 투자 전략이라 생각하고 검증되었다면 그 전략을 굳건히 들고 가십시오. 잠깐 흔들릴 수는 있을 지언정 결국 그 전략은 잠깐의 흔들림 후에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3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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