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약세장 속, 다시 생각 해 보는 기업가치
이번주 들어 연이틀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까지는 2월 증시 쇼크가 가시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개별 종목에서는 무거운 주가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주식시장을 경험 해 왔고 이렇게 증시 쇼크가 한번 발생하게되면 충격이 가시기까지는 원치않는 주가 흐름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투자 원칙을 세우고 있더라도, 이런 증시쇼크를 만나면 반갑지는 않지요.
이런 약세장을 만나면 필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여러 생각 중에 하나는 바로 "기업가치"에 관한 본질적인 생각입니다.
ㅇ 증시쇼크에서는 비이성이 증시를 지배하고...
완만한 상승장에서는 너도나도 합리적인 투자자임을 자처합니다. 그리고 수익률을 누가 더 크게 만드느냐가 관건이고, 그 수익률을 만든 자기자신이 더 뛰어난 투자자임을 과시하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이러한 훈훈한 온기 속 완만한 상승장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투자를 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런데, 2월 증시쇼크처럼 갑자기 증시가 하락하거나 제법 깊은 약세장이 발생하게 되면, 합리적이었던 투자자들도 "감성적"인 투자자로 변신합니다. 마치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이 늑대로 변하는 것처럼 증시 하락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게하여 분노감을 키우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기업의 가치는 고려치 않고, 주가 하락이라는 이유 자체가 내 자신을 괴롭히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투매에 동참하고 자신이 세워두었던 투자원칙과 투자 철학은 언제 그랬냐는 듯 "융통성"이 없다는 이유로 갈기갈기 찢어 버립니다.
결국 증시 약세기에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대한 괴로움 속에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일시적인 흥분과 감정 속에 투자 판단을 내리는 분위기가 가득 해 집니다.
결국, 주가는 합리적인 주가에서 크게 벗어나 있게 됩니다. (이번 2월 장에서도 감정에 지배받는 개인투자자의 모습이 또 다시 목격 되었습니다.)
ㅇ 기업가치를 생각 하다 : 배당가치
기업가치의 본질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배당가치, 자산가치, 수익가치, 성장가치 등 다양한 가치 기준들이 존재 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원론적인 가치는 바로 배당가치입니다.
배당수익률은 시장 금리와 자주 비교되어 주가 수준을 판단하는 투자 지표입니다.
1년 은행금리 2%수준에 이른 요즘입니다. 만약 배당수익률이 10%정도 기대되는 종목이 있다면 그리고 그 배당이 일시적인 배당이 아니라 매년 배당금액이 일정하거나 완만한 증가세가 꾸준히 지속된 기업이라면 주가에는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요?
시중금리보다도 높은 배당수익률은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임을 감안 해도 투자 매력을 가지게 하기에 자연스럽게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시중금리보다 살짝높은 배당수익률이 만들어지는 수준까지 주가는 상승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배당성향이 100%인 기업의 경우는 기업주가가 채권의 성격과 유사하게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리츠관련 ETF 등) 즉, 배당수익률이 높을 수록 안정적인 주가를 만들게 되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게 되지요.
증시가 일시적인 쇼크 상태가 발생할 때 주가 하락속에 배당수익률이 크게 높아지는 종목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과거 2003~2004년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10%를 넘어간 종목들이 비일비재하였었고, 이 종목들이 2005년 스몰캡 랠리 때 화려한 수익률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ㅇ 기업가치를 생각하다 : 자산가치
자산가치는 일반적으로 순자산가치를 의미합니다.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과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을 비교하여 자산가치를 판단합니다. (주가 순자산비율 PBR은 자산가치를 토대로한 주가지표 사례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어느 정도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주가는 기업의 순자산가치 수준을 하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자산가치를 통한 기업분석의 모티브가 됩니다.
다만, 자산을 구성하는 항목들에 따라서 자산가치의 의미가 조금씩 틀릴 수 있습니다.
만약 자산이 100% 현금으로 구성되어있는 종목이고 부채가 없을 경우 해당기업의 시가총액은 현금가치가 최하단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이유는 현금은 당장 사용할 수 있고 명목상 가치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현금가치가 의미를 가지는 대표적인 사례는 과거 새롬기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새롬기술이 IT버블로 주가가 폭락하던 때 갑자기 바닥을 만든 때가 있습니다. 그 당시 새롬기술의 보유 현금이 3000억~4000억원 수준이었었고 시가총액이 그 수준까지 밀리자 주가 바닥이 만들어졌었지요.
자산가치는 그외 비유동자산에 있는 부동산이나 토지가치가 의미를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신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기에, 부동산 가치가 왕왕 투자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IFRS회계 기준 적용 후 시가평가되어 토지가치가 장부에 반영되는 등 기업 자산가치로서의 의미가 큽니다.
일예로 과거 2008~2010년 사이 서울 마곡지구에 본사를 두고 있었던 H사의 경우 본사의 부동산 가치가 마곡지구 토지 수용과 함께 크게 부각되었고, 토지 수용 후 현금화된 자산가치는 BPS가 크게 상승시켜 2013년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자산가치 중에는 타법인에 투자한 유가증권도 있습니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는 가치 평가가 어렵지만 간혹 상장주식을 열심히 투자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과거 2005년 당시 필자가 관심을 가졌었던 ㅇㅇ제약사의 경우는 자산의 거의 대부분을 상장사에 투자하였고 돈이 생길 때마다 삼성물산을 매입하였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 이슈화 되었던 기업입니다.) 당시 필자는 해당 제약사가 보유한 주식을 시가평가하여보았고 그 당시 ㅇㅇ제약의 시가총액이 이에 현격히 못 미치는 것을 보고 저평가로 판단하였었지요.
이런 상장사에 투자한 유가증권은 매도를 통해 현금화를 할 수 있기에 우연히 이러한 기업을 만나게 될 경우 전자공시에 올라와 있는 자료를 토대로 해당 회사가 보유한 주식들의 가치를 현재 주가로 계산 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투자 팁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명확한 가치 외에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혹은 무형자산이 대부분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현금성 자산이나 부동산 자산가치보다는 크게 디스카운트하여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으로 자산을 부풀리는 사례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무형자산의 경우는 결국 감모상각 되어야하는 자산이기에 명목상 수치를 그대로 자산가치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ㅇ 기업가치를 생각하다 : 수익가치와 성장가치
수익가치는 배당,자산,성장 모든 가치 척도의 핵심이 됩니다.
기업이 수익을 발생시켜야 배당을 할 수 있고, 이익이 유보되어 자산이되어 회사가 커가며, 성장성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수익이 없으면 기업의 자산가치는 서서히 감소하게 되며 배당은 사라지고 성장성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기업 수익이 없는 기업들은 PBR(주가 순자산비율)레벨이 1배 미만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경향이 짙고, 아예 배당이 발생하지 않기도 합니다. 성장은 0%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이기에 주가는 무거운 흐름이 만들어지게 되지요.
기업 수익이 높은 기업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수익이 있기에 자산도 점점 커지면서 배당수익률 기대치도 높아집니다.
수익가치와 성장가치를 측정하는 척도는 다양합니다.
PER와 같이 시가총액을 기업 이익으로 나눈 방식도 있고, 로버트 쉴러 교수의 CAPE처럼 10년 이익을 바탕으로한 PER를 계산한 방식도 수익가치 척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혹은 이익은 왜곡될 수 있으니 매출로 판단하자면서 PSR(주가 매출액비율)을 사용하기도 하며, 분식회계를 최대한 피하자는 차원에서 PCR(주가 순현금비율)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혹은 EV/EBITDA와 같은 복잡한 공식을 사용한 수익가치를 측정하는 지표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성장가치를 판단할 때에는 ROE나 매출액성장성 혹은 순자산의 증가율 등을 사용하거나 미래 추정치를 사용하곤 합니다. 성장가치의 경우는 미래 추정치를 특히 많이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기대감 속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만 예측이 틀릴 경우 주가가 허무하게 내려 않기도 합니다.
성장성이 매년 20%일 줄 알았는데 5%만 성장한다면 투자자들은 실망감 속에 투매를 하게 되고 주가는 허무하게 내려앉게 됩니다.
반대로, 성장성이 없던 그저 그랬던 회사에 성장성이 관찰될 경우 주가에 모멘텀이 형성되면서 턴어라운드 주가가 만들어지고 기대 이상의 서프라이즈한 주가 상승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ㅇ 기업은 결국 자기 가치로 회귀하기에...
주가는 랜덤하게 움직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가는 랜덤하게 움직이는 듯 하지만 결국은 기업가치를 따라가게 됩니다. 짧은 시간은 위아래로 요동치는 듯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따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간간히 발생하는 증시쇼크는 주가를 기업의 가치에서 크게 벗어나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벗어난 주가는 어느 순간 자기 가치를 찾아 가게 됩니다.
[L사의 BPS와 주가 장기 추이]
하지만, 그 기간이 사람들이 기대보다 제법 길 수도 있는 시간이기에 기업가치보다는 주가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2월 증시쇼크 속에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릴 경우 이런 투자 심리에 빠질 수 있기에 증시가 조정받을 때에는 다시 한번 기업가치를 생각하시면서 투자심리를 다지시기 바랍니다.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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