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남북 정상회담 발표 :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vs 학습효과

by lovefund이성수 2018. 3. 7.

남북 정상회담 발표 :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vs 학습효과

어제 저녁 8시 즈음,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뉴스가 발표되었습니다. 남북정상 회담을 4월에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린다는 서프라이즈한 소식은 필자를 깜짝 놀라게하였습니다. 여기에 비핵화에 대한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남북간에 있었던 전쟁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큰 의미를 던져주었습니다.

한국 증시의 컴플렉스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정부분 사라진다는 호재성 재료임에는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전후에 있었던 당시 증시 모습 속에 투자자들은 학습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북 정상회담의 전격적인 진행, 이에 대하여 증시 관점에서는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오늘 증시토크에서 생각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ㅇ 남북간의 평화 :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낮추는 것은 사실

 

남북간의 평화는 정치적 견해를 떠나 모든 국민이 원하는 남북간의 관계입니다.

당장에 작년 여름만 생각 해 보더라도 북핵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에서 전쟁 난다"며 일본 언론들은 흥분하여 뉴스를 쏟아내었고 미국의 유력 언론사에서는 전쟁터만 찾아간다는 기자들을 한국으로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해외에 여행을 갔던 분들은 지인들로부터 한달만 더 있다 가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이고 전쟁나면 몇 백만명이 사망한다는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매일 회자될 정도로 대북리스크는 상당하였습니다.

비록, 지정학적리스크에 대하여 학습효과가 있기에 무덤덤하다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정부분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리스크 프리미엄 요인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작년 여름 이후 외국인의 한국증시에 대한 매수세는 한풀 꺽인 것도 일정부분 영향이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남북간의 평화의 상황이 조성되게 되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당장에 원달러 환률이 금일 1%가까이 하락한 점은 금융시장에서 한반도 리스크프리미엄이 축소되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리스크프리미엄의 축소는 요구수익률을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되게 됩니다.

 

 

ㅇ 그렇다면 과거 2차례 남북 정상회담 전후 증시는 어떠했을까?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전후 당시 주가지수 추이]

 

 

과거 2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벌써 십수년 전의 일이다보니 그 오랜기간 남북관계가 얼마나 경색되었는지 새삼스레 실감하게 되는군요. 1차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그리고 2차 정상회담은 2007년에 있었지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참석하였던 그 영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정상회담 발표일과 정삼회담일 그리고 정상회담 발표일 전에서 회담일까지의 주가지수 흐름은 어떠했는지 과거 주가지수를 살펴보았습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은 4월 10일에 정상회담을 발표하였고 2000년 6월 13일에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은 8월 8일에 발표하였고, 10월 2일에 정상회담이 있었지요.

 

그 시기의 주가지수 등락률을 막대도표로 위에 준비하여보았습니다.

정상회담이 발표된 당일은 1차,2차 모두 증시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특히 1차 정상회담 때는 지금보다도 더 고무된 분위기였기에 증시는 더 뜨겁게 달구어졌습니다.

다만, 정상회담 당일은 서로 엇갈린 행보가 나타났습니다. 1차 때에는 4.8%라는 제법 깊은 하락폭이 있었고 2차 때에는 2.6%의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발표일에서 회담일까지 기간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 1차 때에는 3.9%하락, 2차 때에는 8.2%의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과거 2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가져다준 증시 흐름을 보게 되면 발표일에는 호재성 재료로 반영되었습니다만, 그 후의 흐름은 그 시기 증시 분위기에 따라 달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0년은 IT버블 붕괴 과정으로 증시가 극심한 침체장이었고 2007년은 글로벌 증시 상승장의 마지막을 달리던 때였었지요. 그리고 1,2차 모두 회담 이후에는 재료가 소멸되어 증시는 지지부진 해 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은 어떻게 흘러갈지 과거 선례를 통해서 미루어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정상회담 발표에 따른 하루 정도의 강세는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다만, 과거 학습효과가 있기에 1차 때처럼 큰 상승은 아닌 글로벌 시장대비 양호한 상승 정도를 예상 해 봅니다. 그리고 그 후의 흐름은 결국 남북정상회담 자체의 효과보다는 글로벌 증시 흐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움직이는 즉, 한두달의 증시 측면에서 볼 때 남북정상회담 재료는 생각보다는 약한 호재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ㅇ 중장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감소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큰 영향이 없다하더라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한국증시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감소하였다는 점에는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당장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있어왔음을 떠올려본다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 발표는 외국인입장에서는 한국의 전쟁리스크가 크게 낮아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어줄 것입니다.

 

글로벌 증시에 연동하여 한국증시가 움직인다하더라도, 남북간 긴장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고 대북 리스크가 있을 때보다 주식시장은 하방경직을 보이면 도도하게 상승폭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당장 지난 여름 전쟁리스크가 커지면서 7,8월 한국증시가 요동칠 때, 미국증시는 두달간 2%가까이 상승하였고, 한국증시는 그 시기 1.2%하락하였습니다. 특히 전쟁리스크가 심회되었던 7월 말에서 8월 중순에는 한국증시가 5%넘게 하락하였고 같은 시기 미국 증시는 2%하락한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7~8월 대북리스크가 커졌던 그 시기 반도체 산업에 라이벌인 대만증시는 1.9%상승하였으며 중국증시는 5%이상 상승, 홍콩 항생지수는 8%넘게 상승하였습니다.

 

[작년 여름 대북리스크가 없었다면 주가지수는 지금보다는 위에 있었을 것]

 

 

만약 그 시기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었다면, 적어도 증시는 지금보다 2%에서 최대 5%는 더 상승해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는 증시에 부담을 주는 걱정거리를 하나 줄여준다는데도 심리적 측면에서 의미를 가져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학습효과가 있지만 악재는 악재였기에 투자자들은 잠시 동안이라도 공포에 떨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록 투자심리는 한걸음 더 안정되고, 한국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2018년 3월 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