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돌(?) 나혼자 산다 다솜편에 비추어진 투자문화
지난 금요일, MBC예능 나혼자 산다, 아이돌 "다솜"편은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방송 전부터 화재가 되었습니다. 예고방송과 방송 당일 예능 뉴스에서는 "워런버핏을 공부하는 주식돌"로 언급되었기 때문입니다. 필자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난 주 나혼자 산다 다솜편을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왠지 이번 계기로 주식투자 문화가 바뀌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짧은 순간 지나간 말 한마디는 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제발 예능이어서 웃길려고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해주었으면 ....)
ㅇ 10%...?
나혼자 산다 아이돌 "다솜"편은 방송 전부터 워런버핏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관련 뉴스들과 함께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과거 다른 연예인들이 잘못된 주식투자 방식으로 실패하였다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에 필자는 다솜씨가 워런버핏의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의미있는 주식투자 성과를 내고 있기를 속으로 바라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에피소드들이 지나가고 드디어 주식이야기가 슬슬 나올 때 즈음 무언가 낌새가 이상하였습니다.
워런버핏의 철학을 추종하면서 주식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데, 차트 강의 관련 영상이 나오고 이를 진지하게 공부하고 있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도 방송이니까, 화면상 비쥬얼은 차트가 화려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인터뷰 장면에서 다솜씨가 언급한 워런버핏의 투자철학을 듣고 필자는 순간 멍~해졌습니다.
"워런버핏의 철학은 1년에 딱 10%의 수익만 먹고 빠지는 것을....."
[나혼자 산다 "다솜"편을.. 기대하고 보았지만.... 사진참조 : MBC나혼자 산다, 시청하며 찍은 사진]
ㅇ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가 생각하는 10%!!!
위에 나혼자 산다 다솜씨가 10%를 언급한 장면은,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정말 1년에 10%만 먹고 빠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예전 상하한가 기준 12~15%였던 시절부터 계속 있어왔던 이야기이고, 은행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보니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게된 수익률 목표치입니다.
상한가 한번이면 되니 나는 보수적으로 10%만 먹고 빠지면 된다. (상한가 12~15%시절)
은행이자가 5~7%정도 되는데 나는 이보다 조금 높은 10%만 먹고 빠지면 된다. (은행금리 5~7%였던 십수년전)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서로 생각이 증폭되며 개인투자자의 기본 투자철학이 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는 대박을 바라는 투자자와 비교할 때에도 이런 개념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떤 투자자는 1년에 100%를 바라는데, 나는 보수적으로 10%면 만족 해..."
그런데 이 말에는 은근히 많은 투자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ㅇ 10%수익률이 만드는 모순 1 : 작은 수익률에 만족하고 끝낸다. (가장 큰 문제)
투자를 하다보면 어떤 시기에는 수익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게 치고 나가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2005년 상승장 때에는 어떤 종목을 사두어도 100%수익률은 기본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익률이 급등할 때 그 모든 것을 취해야만 차후에 다가올 약세장에서 투자심리를 견뎌주는 원천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5년 당시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수익을 내긴 내었지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만들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시절 가만히 들고만 있어도 100%수익을 냈던 개인투자자들이 그렇게 많았지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10%라는 이상한 철학에 얽메여 작은 수익률에 만족하면서 매도하고 다시 주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익이 크게 만들어질 때에는 조정다운 조정없이 그대로 날라가게 되는데, 결국 주가가 다 오른 후에야 상투에서 급하게 재매수하고, 결국 손실을 만드는 경우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ㅇ 10%수익률이 만드는 모순 2 : 손실이 발생해도 무조건 버틴다? 수익이 10%될때까지..
개인투자자가 10%수익률에 집착하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모순 중에 하나는 손실이 발생하고 커져가는 중에도 억지로 버틴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부도가 발생하고 상태가 안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0%수익이 아니면 팔수 없다는 자존심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그 주식을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황당한 결정을 하기도 하지요.
나름대로의 투자원칙을 세워두고 포트폴리오 전략과 자산배분전략을 취한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원칙이 없고 그저 10%수익이 나야만 빠진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보니 무원칙의 투자 상황에서 손실만 누적되게 됩니다.
오히려 10%수익을 만들지 못하고 손실만 쌓이는 것에 대하여, 자신이 은밀한 투자 정보를 얻지 못하여서 투자성과가 나쁘다거나 작전세력의 농간에 빠졌다고 생각하거나 공매도 때문이 생각하는 등 다른 이유로 위안과 핑계를 삼으려만 하니 투자 실력이 늘기는 커녕 더 이상한 투자 문화와 습관에 집착하게 됩니다.
ㅇ 10%수익률이 만드는 모순 3 : 집중투자를 하게 된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수의 종목으로 투자하게되면 10%수익을 만드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분명 "나는 보수적이어서 1년에 10% 수익률만 내고 빠지면 된다"라고 말씀하시던 분도 이런 모순된 생각과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다수의 포트폴리오가 아닌 한 종목에 집중투자하여 "상한가 한번!"이라는 생각에 빠져 투자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렇게 한 종목에 투자하게 되는 순간 투자가 아닌 복불복 도박이 되고 맙니다. 마치 동네에서 짤짤이 하듯, 고스톱을 하듯 종목을 하나만 선정하고 투자하다보니 운이 좋으면 수익이 나겠지만 대부분은 손실만 누적되게 됩니다.
당연히, 한종목만 투자하다보니 그 종목의 주가 시세를 시시각각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조회를 하게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원했던 10%수익은 커녕 스트레스만 받게 되지요. 간혹 운이 좋아 10%를 넘기는 강한상승을 만나게 되면 마치 카지노에서 잿팟을 터트린 듯 환호하는데 오히려 이런 경험이 한번 있게 되면 도박심리처럼 그 짜릿함을 느끼기 위하여 계속 1종목에만 집중투자하고 더 큰 돈을 베팅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지요.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식은 도박이니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내가 경험 해 봤다고..."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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