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이 지속되는 요즘 장세 속에서 투자 심리는 계속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심리가 흔들린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세워둔 투자 원칙을 언제든지 용도폐기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분들이 증시 상승기에는 투자원칙을 강하게 지키는 편입니다만 증시 하락기를 만나면 가슴 속에 번뇌가 일어나면서 투자 원칙에 대한 회의감 속에 빠지곤 합니다.
특히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라 할 수 있는 자산배분전략 자체도 약세장에서 무시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런 때 작은 논리를 하나 생각하다보면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작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섀넌의 도깨비 현상"입니다.
ㅇ 제2의 IMF사태가 온다는데.. 아 몰라! 일단 팔아?
요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더군요. 때마침 11월 말에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 해서일까요? 경제 지표와 국제 정세 등등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부정적인 요소만 발췌하여 제2의 IMF사태가 온다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제시하는 분들도 한분 두분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경제 관련 뉴스들에서도 연이어지고 증시도 약세가 지속되다보니 부정적인 심리는 공황심리로 이어지면서 묻지마 투자를 하던 개인투자자는 묻지마 매도를 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도 "일단 빼고 보자"는 심리 속에 투자를 포기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보니 하락추세에서는 심리가 부정적인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비관론이 지배하는 장에서는 오히려 바닥이 만들어지곤 하지요. 하지만 그 바닥이 언제 될지 모르다보니 투자자들은 불안감 속에 하나둘 투자 원칙을 용도 폐기하고 있습니다.
ㅇ 적어도 자산배분전략을 쓰는 분이라면 : 섀넌의 도깨비를 기억하시길
디지털의 아버지라 불리는 천재 클로드 섀넌은 컴퓨터의 기초인 0과 1의 2진법을 이용한 정보 전달 방법을 발견하였고, 암호 해독가로서 활동한 수학, 컴퓨터, 암호학에 많은 업적을 남긴 천재 과학자입니다. 그런데 이 천재 과학자가 족적을 남긴 분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투자의 세계 입니다. (※1950년대 말에서 86년까지 연복리 28%를 기록했다고도 합니다.)
실제 본인의 투자도 잘했지만 투자에 있어 신기한 현상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섀넌의 도깨비"현상입니다. 제가 자주 언급드려왔던 자산배분전략 중 50vs50전략(주식 50%, 안전자산 50%)을 활용하여 섀넌은 장기 수익률이 높아지는 도깨비 같은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개념은 간단합니다.
- 주식과 안전자산을 50:50 비율로 나눈다.
- 가상의 주식시장 1년은 주가가 2배 상승, 1년은 -50%하락
- 1년마다 다시 50:50비율로 리밸런싱
[섀넌의 도깨비 현상]
위의 개념으로 자산배분전략의 비율만 주기적으로 리밸선싱하다보면 마치 도깨비에 홀린듯 자산은 점점 우상향하며 늘어나게 됩니다. 가상의 주가지수는 100p로 시작하여 200p와 100p를 왔다갔다하며 제자리 걸음을 걷는데도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자산이 이자를 주는 것으로 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비율만 조절하는 것일 뿐이지요. 아무 이유 없이 자산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다보니 이를 "섀넌의 도깨비"라 섀넌은 칭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개념을 살짝 파고 들어가보면 리밸런싱 과정에서 BLASH(Buy Low And Sell High)라는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투자 방식이 간접적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상승했을 때에는 자산배분 비율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일부 주식을 팔아 안전자산 쪽으로 옮기는 일부 고점매도(Sell High)하게되고 주가가 하락하였을 때에는 일부 안전자산에서 자금을 떼어와서 주식을 매입하니 간접적인 저점매수(Buy Low)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보면 자연스럽게 유리하게 매매한 부분이 수익으로 쌓이게 되면서 주가지수 횡보 속에서도 전체 투자금은 증가하는 효과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ㅇ 자산배분전략 : 중간에 포기하면 섀넌의 도깨비는 사라진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섀넌의 도깨비 현상을 완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가상의 주가지수 이지만 주식시장이 한해는 100%상승하고 한해는 -50%폭락하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50%폭락했을 때에는 아무리 50/50으로 자산배분전략을 사용했다하더라도 총자산이 -25%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는 비관적인 뉴스들이 가득차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2의 IMF사태", "경제 위기 재발", "도망가!!!" 등등등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약세장에서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반대로 100%상승장을 만나게 되면, 50vs50자산배분전략을 사용하여도 총자산이 50%나 증가하니 사람 심리란게 더 큰 돈을 투자하고 싶어지게 되지요. 소위 "가즈아~~~!!!" 광풍이 발생하는데 때 마침 주변 뉴스들은 "경제 호황", "강세장 끝없이 간다". "골디락스" 처럼 호재성 뉴스만 만발 해 있습니다. 결국 증액한 투자자금은 그 다음 찾아오는 -50%하락시기에 큰 낭패를 겪게되고 자금을 모두 빼면서 투자를 포기하는 상황이 똑같이 나타나고 맙니다.
하지만 섀넌의 도깨비 현상을 실제 투자 수익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자산 배분전략을 지켜갈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배분전략은 간단하게는 50v50과 같은 비율 전략부터 시장 상황에 따라 액티브하게 비율을 조절하는 동적자산배분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만, 어떤 자산배분 전략이든 중요한 포인트는 "리밸런싱" 과정 입니다.
ㅇ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변경도 마찬가지.
이러한 섀넌의 도깨비 개념은 자산배분전략 뿐만 아니라 주식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내가 보유한 포트폴리오들도 하락하게 되는데 이 때 크게 하락한 종목이 있기도 하고 조금 덜 하락한 종목들도 있는 등 각양각색입니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곤 합니다.
"아 몰라! 다 팔아... 손해 싫어"
"나는 손해보고 절대 못 판다!!! 더 살 돈도 없으니 플러스 될때까지 홀딩!"
이는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두 방법 모두 "포기"하고 손놓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이 섀넌의 도깨비 활용 방안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산배분전략에서 리밸런싱했던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한 방안은 2가지를 이야기드릴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기존 포트폴리오 종목들 내에서 비율을 다시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동일한 비율로 투자를 하였다면 전체 포트폴리오를 쭈루룩 같은 금액으로 맞추어 줍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종목을 일부 매도하고 크게 하락한 종목을 더 싼 가격에 일부 매수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폭등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겠지요?)
두번째로는 하락한 시장에서 아예 새로운 판을 짜는 것입니다. "손해보고 못판다!!!"라고 하시는 분이 대부분이겠습니다만, 극단적으로 설명드리자면 IMF 때, 2000년 IT버블 붕괴 후, 2008년 금융위기 후 큰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들도 초토화된 시장에서 그 시기에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짰습니다.
이를 규칙을 정하여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감정을 배재하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 필자의 경우 3개월~12개월에 한번 종목 변경을 권장드리고 있습니다.)
하락장... 참으로 사람마음을 힘들게하는 시장입니다. 인내심의 바닥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투자 전략 그리고 자산배분전략들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결국 시장은 하락장 후에 새로운 판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리밸런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내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2018년 11월 1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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