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분식' 결론 : 증시 미칠 나비효과
2년여의 분식회계 공방 끝에 어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에 대하여 고의분식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정지에 들어갔고 한국 거래소는 상장폐지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회계 전문가 사이에서도 왈가왈부 의견이 엇갈렸지만 세부적인 자료들을 파들어갈 수록 고의 분식의 흔적이 너무도 많이 보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무도 복잡한 회계 이슈이고 이해관계도 매우 복잡하며 민감한 문제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이슈는 이제 증시에 나비효과를 만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부터 시장 전체에...
ㅇ 삼성바이오로직스 : 상장 유지라 하더라도 회계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
"2015년 고의 분식..." 이 분식회계는 매우 민감한 사항입니다. 만약 미국에서 분식회계가 발각되었다면 경영진과 관련자는 매우 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할 문제입니다. (과거 미국 엔론 분식회계 사건으로 엔론 CEO는 24년형이 선고되었었습니다.)
이에 따른 법적인 문제는 별개이고 이제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가 될 것인지가 중요한 관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수관련 ETF나 인덱스 펀드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정지로 인해 트래킹 에러가 발생하고 있고 헬스케어를 많이 담은 액티브 펀드의 경우 상장폐지 심사 결과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릴 것이며, 8만여의 소액주주들은 상폐 심사 결정 전까지 노심초사 불안감에 잠겨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장폐지까지는 안갈 것이라고들 분석이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결과는 열어봐야지만 아는 문제이기에 상폐여부는 확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다만,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장부에 대한 신뢰도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짜피 그 전부터 신뢰에 금이 가긴 하였습니다만 증선위 최종 심사 전에 속속 등장한 결정적인 분식회계 증거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에 결정타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회계장부에 신뢰에 금이가게 되면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가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삼성바이오에스피 지분을 관계회사에서 종속회사 어느 쪽으로 맞추는지에 따라 회계장부는 극단적인 숫자 놀음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과거 상장폐지된 한국 증시 상장 중국기업들의 회계장부처럼 장부를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 과정을 보며 떠오르더군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흐름...]
ㅇ 나비효과 1 : 순망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식시장의) 라이벌로 인식하는 몇몇 제약/헬스케어 종목들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잘못이 드러나게 되면, 그 몇몇 제약/헬스케어 종목이 완벽한 대장이 될 것이라면서 말입니다. (너무도 민감한 종목이기에 종목명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옛말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입술이 무너지면 이빨이 시려진다는 사자성어로 잘 알려져 있지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분식회계 결론이 난 것은 제약/헬스케어 내에 다른 종목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약/헬스케어 종목에서 계속 제기되어오던 회계분식 또는 회계의혹이 수면위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고 말것입니다.
벌써 몇몇 제약/헬스케어 종목의 최근 회계 보고서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재고자산 문제부터 과거 매출을 올해 매출로 떼어와 장부를 수정하는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고 분석하고 있는 분들도 계실 정도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는 순간 관련 종목군들과 업종의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 합니다.
ㅇ 나비효과 2 : 삼바가 속했던 업종 신뢰도 하락 → 판세 변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속했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의 주가는 이미 올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였고, 이번 분식회계 결론으로 인해 신뢰하락은 관련 업종 투자심리에 큰 쐬기를 박고 말았습니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의 해소'라 해석하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드린바처럼 도미노처럼 해당 업종 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주가가 반등한다하더라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예전처럼 대장주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점점 늘어나게 되겠지요. 이는 결국 최근 수년간 버블을 형성하면서 만들었던 대장주로서 제약/헬스케어/바이오 업종군의 지위가 시장내에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즉, 이전과 달리 새로운 판세가 만들어질 개연성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영원한 대장주는 없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만들 나비효과들을 생각 해 보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나비효과 3 : 장기적으로 한국증시 디스카운트 해소.
단기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분식 이슈가 해당 업종과 증시에 부담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은근히 깔려있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한국증시는 주요 대기업들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계열사간의 합병, 분할 등이 반복되었고 이로 인하여 대주주는 그룹 지배권이 높아졌지만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자주 만들어져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투자자들은 눈에 보이는 손해보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대주주 편에 섰고 심지어 국민연금도 불미스러운 상황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눈뜨고 코베이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 얘네들 쌩뚱맞게 왜? 합병하고 몇달 후에 갑자기 분할하면서 내 지분가치를 깍아먹어?"
당연히 한국증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영승계 디스카운트 요인이 만들어져 있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얼핏봐도 목적성이 뻔히 보이기도 하였으니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는 한국증시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회계장부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처람 말입니다.
만약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를 계기로 회계 투명성이 강화되고 기업들의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안착되어 간다면 오히려 한국증시는 장기적으로 경영승계라는 디스카운트 요소가 하나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즉, 단/중기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가 시장을 흔들거리게 하더라도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한국증시와 금융시스템이 성숙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터이니 말입니다.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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