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융통성없이 투자원칙을 고집하고 강조하는가?
횟수로 21년, 주식시장에서 생존해 온 기간동안 제 자신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융통성 없다"입니다. 시장에 유사이래 최악의 악재가 쏟아져도, 투자 원칙을 고집하니 가족, 지인, 투자철학을 공유하는 분들 등 다양한 이들에게서 융통성 없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증시토크 칼럼을 통해서도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강하게 있다면 그 원칙을 지켜가시라고 자주 강조드려왔습니다.
왜 저는 융통성없이 자꾸 투자원칙을 지키라 강조하는 것일까요?
독자님들도 궁금해 하셨으리라 혹은 답답해 하셨으리라 생각되어 오늘 글을 적어봅니다.
ㅇ 유사이래 최악(?)의 악재들이 쏟아져도 원칙을 지켜라? 어???
미중무역전쟁, 일본의 경제보복, 장단기금리차역전이라는 굴직한 악재 외에도 ISM제조업지수/ ISM서비스업 지수 추락, 미국의 유럽에 대한 관세전쟁 선포 등 수많은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는 불확실성이 극에 이르고, 경제가 어쩌구저쩌구.... 이런 때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라는 것은 저의 글을 보시고 의아하게 느끼신 독자분들 많으시리라 짐작됩니다.
"유사이래 이런 악재가 없는데도 융통성 참 없다" 라는 말을 20년이 넘는 투자기간 참으로 많이 들어왔습니다.
시장에 쏟아지는 악재들은 모두 "유사이래 역사"가 없는 악재들이라 단순명료하게 설명드려도 그 악재가 만든 마음 속 울림은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어 놓아있기에 그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볼 때는 답답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21년여년 동안 수많은 개인투자자를 보아왔고, 그 시간 인간으로서의 투자자는 하나도 변한게 없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의 답을 저는 잘 압니다.
요즘처럼 증시가 요동치고 악재가 가득할 때 "시장도 안좋으니 원칙이고 뭐고 당장 팔고, 나중에 시장 좋아지면 들어가야죠" 바로 이말을 개인투자자는 원합니다.
ㅇ 악재에 반응하여, 나가고나면 언제 다시 들어올 것인가? 재진입 규칙은 없다.
증시를 뒤돌아보면 한달에도 몇개씩 악재들이 등장하고 소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가지수를 단숨에 10%이상 누르면서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는 굵직한 악재들도 존재합니다. 주식시장에 단기간에 크게 밀리거나 혹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심리는 "일단 융통성을 발휘하여 현금화 했다가 다시 들어온다"는 직관적인 전략이 작동합니다.
직관적인... 전략 말이죠.
개인투자자가 이렇게 직관적인 융통성을 발휘하여 시장을 나간 후에는 막연히 "그 어느날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리"라는 식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그 때 재진입한다고 계획을 세웁니다.
그 재진입 또한 매우 직관적이고 막연합니다. 재진입을 위한 원칙이나 기준 조차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뉴스를 보고 시장이 좋아지면 바로 그 순간 뉴스가 내 전두엽을 강타할 때"
예를들어,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어 세계 대공황이 온다는 뉴스가 많으니 모두 현금화 하겠다는 투자자의 상황을 가정 해 보지요.
만약 그 분이 장단기금리차 역전 뉴스를 보고 매도하였다면, 2019년 8월.. 주식을 모두 매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번에 증시에 재진입을 위한 기준을 세워두었을까요? 막연히 "나중에 시장이 좋아지면"이라는 직관적인 계획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그 분이 2000년대 중반으로 돌아갔다 가정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포지션을 뉴스에서 "美장단기 금리차 역전"되어 위험하다는 뉴스를 보고 매도하였다면 그 분은 2005년 12월에 매도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막연히 "나중에 시장 좋아지면 매수해야지"라고 생각하고 현금을 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후 증시는 2007년까지 다이렉트로 상승하였지요. 과연 그 분은 "나중에 시장이 좋아지면 매수해야지"라는 막연한 계획을 가지고 매수할 수 있었을까요?
못했을 것입니다. 오르면 다시 떨어질터이니 기다린다면서 계속 시기만 저울질 할것입니다.
결국 2007년 여름 그 뜨거운 여름 증시 속에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정준하가 주식투자 대박을 내고 금의환향하는 장면을 본 뒤에야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을 것입니다.
실제 그 당시 수많은 개인투자자분들이 2005년 상승장에서 매도 후 뒤늦게 2007년에야 달려들었습니다.
결국, 아무런 규칙이 없기에 만들어진 현상입니다.
ㅇ 궁극적인 투자 결과는 투자원칙과 규칙 : 요동치는 증시를 이길 수 있다.
경제 뉴스나 시장 상황을 보고 직관적인 심리에 의해 매도한다하더라도, 언제 다시 어떤기준에 의해 재진입할지 기준을 세우기만하여도 요동치는 증시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앞서 언급드렸던 미국 장단기금리차 역전 후 상황에 대해 간단히 재진입룰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대폭락장이 다가오니 크게 하락하면 재매수하는 방법을 고려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요? 그래서 재진입기준을 주가지수가 -30%이상 하락하고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지 않았을 때로 잡아보겠습니다.
(※ 물론 이 개념은 제대로 검증이 안된 개인투자자의 심리대로 만들어본 재진입 방식입니다.)
그리고 1990년 말부터 최근까지의 성과를 추적하여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장단기금리차 역전 후 주가지수 -30%이상 하락시 재매수 전략과 종합주가지수]
음...특정시기에는 왠지 맞는 듯 하지만 99년과 같은 강세장을 놓히거나 2005~2007년 강세장을 놓치기도 합니다. 그나마 2008년 금융위기의 최고 피크를 보낸 후 재진입하니 마음 편하게 진입할 수 있겠군요. 그나마 아무런 계획없이 막연히 직관과 감정에 의해 매매하는 것보다는 심리적 요동없이 대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에 미치지 못하는군요.
(※ 아마 재진입조건과 2차 매도 조건을 추가하면 수익률을 나아질 것입니다. 다만 그렇게 계속 조건이 붙고붙다보면 끝없는 "융통성"이 수없이 달려있게 될 것입니다. 마치 엘리오트 파동이론이 수많은 예외적 케이스가 덕지덕지 붙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다양한 국가들의 증시, 오랜 시간 검증되고 논리가 강한 가치투자 전략의 장기적인 성과를 여기서 한번 비교 해 보겠습니다.
시장이 풍파가 심하다보니, 최근 가치투자 전략들이 찬밥처럼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이 가치투자 방식은 복잡하지도않고 융통성도 없으며 조건이 덕지덕지 붙어있지도 않습니다.
간단히, 저평가 기준에 맞추어 1년에 한번씩 종목을 바꾼다는 룰일 뿐입니다.
[순수가치 투자 방식을 이용한 매우 단순한 룰에 의한 성과흐름 비교]
90년 말부터 2019년 최근까지 30여년의 누적 성과는 1800%에 이르는 높은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92%상승, 장단기금리차 역전되어 뉴스에 쏟아지는 두려움에 매도한 후 증시가 충분히 하락하면 재매수하는 방식이 82%성과를 만든 것에 비한다면 매우 압도적인 성과입니다.
글이 괜히 길어진 듯 하군요.
시장이 불안불안할 수록, 여러분의 투자 원칙을 점검하고 강하게 지켜가십시요.
그 투자 원칙은 전술/전략적 자산배분일 수도 있고, 가치투자 방식을 수도 있으며, 검증이 된 기술적 매매 시스템트레이딩일 수도 있고, 검증이 된 논리적인 수급분석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어려운 시장일 수록 검증된 여러분만의 그 전략 강하게 지키십시요
괜히... 이번에는 "예외적 케이스"라면서 융통성을 덕지덕지 붙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Simple is Smart 라고 쓰여져있던 학창시절 노트 겉표지가 문득 떠오르는군요)
2019년 10월 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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