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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어닝시즌, 낮아진 눈높이가 만드는 서프라이즈

by lovefund이성수 2019. 10. 8.
어닝시즌, 낮아진 눈높이가 만드는 서프라이즈

주요기업들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요즘입니다. 어제는 LG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에 깜짝놀라고 오늘은 삼성전자의 3Q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왠지 모를 상쾌함이 느껴집니다. 생각 해 보면 일본의 경제보복/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3분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현재 상황에서 속속 발표되는 주요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는 많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마치... 옛날 프로야구 한화팀이 만년 꼴찌에서 벗어났을 때처럼 말이죠.)

 

 

ㅇ 눈높이가 낮아지면, 작은 변화에도 크게 기뻐한다.

 

20대 초반 군대에 가던 시절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군대들어가기 전에는 맛있는 음식만 먹다가 훈련소에 딱들어가 첫 끼니를 먹는 순간 음식맛이 이렇게 형편없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그야말로 "쇼크"에 빠지게 되지요. 마치 기업실적이 나빠지는 어닝쇼크 시기처럼 머리속이 멍 해집니다.

 

그렇게 그 쇼크를 받은 상태로 몇주를 지내다보면 그 형편없는 밥맛에 익숙해진 어느 순간 쵸코파이가 간식으로 배급됩니다. 쵸코파이... 사회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쵸코파이

하지만 맛의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쵸코파이를 한입 물게되면 머리 속에서 불꽃놀이가 펑펑터지며 엄청난 기쁨에 빠지게 되지요. 으아... 그 기분 그야말로 써프라이즈 그 자체입니다.

 

눈높이가 낮아지고 낮아진 눈높이가 익숙해진 후에는 이처럼 작은 호소식에도 엄청난 기쁨을 받게 됩니다. (올레!!)

[사진참조 : pixabay]

 

 

ㅇ 3분기 기대도 안했다 : 미중 무역갈등, 일본경제보복 등등에 의한 증시하락.

 

사실 생각 해보면, 3분기인 7월~9월은 암울 그 자체였지요.

미중 무역갈등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에 일본의 경제보복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던졌고 극단주의자들은 이때다 싶은지 한국이 망할 것이라며 군중심리를 극단적으로 몰고갔습니다. 여기에 홍콩 민주화운동에 브렉시트까지 조용한 날이 없었던 3분기였고 이 기간 한국증시도 7~8월에는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습니다.

 

주가지수는 증시에 선행하는 특징이 있기에 악재가 쌓이고 시장 컨센서스 전망치가 나쁘게 나오게 되고 주가지수는 선행하여 하락합니다. 마치 군대 훈련소에 막 들어간 신병들처럼 쇼크에 빠지면서 흉흉한 증시 상황이 만들어지지요.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들의 눈높이는 주가지수와 시장컨센서스를 따라 낮아져갑니다.

특히나 군중심리가 패닉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그야말로 눈높이는 땅바닥까지 떨어지게 되지요.

바로 이렇게 눈높이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군대 훈련소에서 접하는 쵸코파이처럼 실제 3분기 실적이 호소식이 나오게 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하늘을 날 듯 "서프라이즈~~~"한 기쁨에 빠지게 됩니다.

 

[지난 여름 시장 눈높이는 바닥까지 낮아졌다]

 

 

ㅇ LG전자, 삼성전자의 호소식 : 일단 서프라이즈한 기쁨을 던지다.

 

3분기가 마감되고 10월이 시작되면서 착착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잠정치가 발표되는 요즘입니다. 3분기 내내 지속된 악재들로 인해 기대치가 크게 낮아져 있다보니 전년 동기비까지도 필요없고 전분기대비 실적이 조금만 양호해도 시장은 환호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속속 발표되는 주요기업들의 실적은 작지만 큰 울림을 증시에 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1일에 발표된 한진의 3Q 영업이익은 시장컨센서스 대비 3%상회한 243억원을 기록하였고,

넷마블의 3분기 영업이익 또한 시장컨센서스보다 9.6%높은 860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일단 스타트가 좋은 가운데 어제 발표된 LG전자의 분기실적은 진짜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앞선 한진과 넷마블의 시장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군대에서 건빵 나온 수준이라면 어제 LG전자의 실적은 쵸코파이처럼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하였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1.8%증가, 영업이익은 4.3%증가하였고 3분기 매출액은 역대 최고 기록으로 평가받을 정도입니다.

 

이어서 오늘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은 쵸코파이에 콜라까지 등장한 격이라고나 할까요?

3분기영업이익 7조7천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6.7%증가 시장컨센서스 대비 해서는 7~8%초과된 잠정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시장 전체적으로 나라가 망할 듯 3분기에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처럼 냉각된 시장분위기와 다르게 주요기업들이 발표하는 3분기 실적은 서프라이즈라 평가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ㅇ 다만, 온기가 확퍼지는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주요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눈높이보다 높게 나온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극단주의자들과 호사가들이 말하던 "나라망할 것 같던" 상황과는 전혀 거리가 먼 양호한 실적이니 말입니다. 이러한 온기는 일단 시총상위 종목에는 긍정적인 온기를 만들며 주가지수를 견인하는 재료가 될 것입니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소형주의 부진이 눈에 띄다]

 

 

다만, 그 온기가 중소형주로 퍼지기 위해서는 조금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기에 글로벌한 연결실적 효과가 있겠지만, 중소형주의 경우는 국내에만 계열사를 두고 있거나 단일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소형주의 경우는 3Q실적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 중소형주의 상대적 부진이 이러한 낮아진 눈높이를 반영하고 있다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 또한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겠지요? 그 의미는 11월 중순 중소형주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연이어질 때 예상 외의 호실적을 낸 중소형주들은 어닝서프라이즈 속에 더 크게 튈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미 주가는 눈높이가 낮아져 "3분기 실적은 최악일 것이야"라며 기대도 안하는데 호실적이 나온다면? 대형주보다도 더 큰 써프라이즈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나쁜 실적이 나와도 이미 주가엔 선반영되었다고도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0월 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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