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3분기 생각 해 보면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은 이제 망했다는 극단적 비관론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일본경제보복/미중 무역전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종목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3Q실적발표 다음날인 오늘 주식시장은 되려 1%넘게 오전장에 상승세를 만들며 지난 6월 말 고점대를 시원하게 넘어갔습니다. 왜 이렇게 주가가 튀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시장이 억울할 정도로 싸기 때문입니다.
ㅇ 3분기 주요상장사 실적 : 우려에 비해 양호
7월~9월, 지난 3분기 증시를 되돌아보면 시장 참여자들은 마치 나라가 망할 것처럼 공포심리에 빠졌었습니다. 7월 첫날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제보복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은 실마리가 보이지 않다보니 3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우려감 속에 증시는 속락하면서 7월 초 2147p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8월 초 1891p까지 10%넘는 지수 하락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들은 더 이상 참기 어렵다며 증시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괴로웠던 시기였던 3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어제 모두 발표되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의 염려처럼 3분기 실적은 초토화되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양호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악화되긴하였습니다만 상장사 전체가 초토화될 것 같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3분기 실적이었습니다.
[코스피 시총 20위 기업들의 3분기 전년대비 실적]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처럼, 코스피 시가총액 20위 기업들 중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비 감소한 기업수는 12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기업수는 10개였습니다. 영업이익 증감율 평균은 +2.5%로 나타납니다. 위의 표와 수치에서 무언가 느낌이 오지 않으신가요?
지난 여름, 투자자들이 공포에 떨면서 한국 상장사들이 모두 망할 것처럼 투매하던 분위기와 달리 그런데로 양호한 성과였습니다.
물론 일본 경제보복의 타겟이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무겁게 나타나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비 -55% 감소하고, SK하이닉스는 -92%감소하였긴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장중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는 1%넘게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려 하고 있습니다.
ㅇ 증시 강세 이유 : 기대보다 양호! 그리고 너무 싼 한국 증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시가 강세를 보인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군중들이, 고상하게는 시장참여자들이 지난 여름 생각 했던 최악의 상황과는 거리가 먼 실적이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매우 실망"스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양호했던 것입니다.
눈감고 지난 7,8월 떠올려보시면 그 상황이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어? 아무개가 대한민국 망한다던데? 베네쥬엘라된다던데? 등등등"
그러한 불안감이 이미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매우 양호했던 것입니다. 불안감이 주식시장에 선방영되었고 가뜩이나 한국증시가 저평가 영역에 들어왔는데 최근에는 극저평가 영역까지 들어와 있다는 점은 필자의 칼럼을 통해 수시로 강조드린바 있습니다.
이렇게 불안감이 선방영되며 극저평가된 상황에서 나쁜 실적이 나온다 한들 "이미 선방영"되었기에 주가는 하방경직을 넘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52주 신고가를 노릴 정도로 강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PBR기준 종합주가지수는 극단적 저평가 영역에 너무 오래 있었다, 자료 : lovefund이성수]
위의 종합주가지수와 역사적PBR밴드 하단/상단 밴드 차트를 보시더라도,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2018년 이후 극저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러한 극단적 저평가는 마치 눌리고 눌린 트렘펄린처럼 작은 호소식에도 민감하게 튀어오를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된 즈음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효율적 시장가설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에 선방영된다하지만 지금 한국 증시에서는 비효율적 시장인 듯 합니다.
지금 발밑을 한번 보시면 발에 채일 정도로 셀수없이 많은 버려진 흑진주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실감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흑진주를 주워가는 사람을 소수에 불과합니다.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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