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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사태, 몇가지 투자지표를 다시 보다.

by lovefund이성수 2015. 12. 16.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사태, 몇가지 투자지표를 다시 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채용한지 얼마되지 않은 20대 사원까지도 희망퇴직 대상에 올린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의 결정 논란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현재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뉴스를 접하고 필자는 과연 두산인프라코어의 상황이 어떠한지 몇가지 투자지표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ㅇ 단, 4년만에 위기에 빠지 두산인프라코어

 

지난 2010년,2011년만 하더라도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평가는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 건설 중장비 성수기 수혜"

"중국 시장에서의 역량!"

"두신인프라코어 중국 굴삭기 최고 호황기 매수!!!"

 

불과, 4~5년전에 있었던 뉴스들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업 생존의 위기 속에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올렸을 정도로 구조조정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4번째 구조조정 속에 이번에는 사무직 직원 중 40%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마찰이 커진 상황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4년전 찬양일색이었지만 이젠 구조조정 뉴스로 가득하다]

 

 

 

ㅇ 투자지표 1 : 이자비용도 아슬아슬한 영업이익

 

재무비율,투자지표 중에는 이자보상배율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회사가 만드는 영업이익에 이자비용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로 법인 대출심사 때 자주 사용되는 기준입니다. 영업이익에서 순이익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을 차감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도 크다면 이는 기타 영업외 비용을 감안할 때 대규모 적자를 암시하게 됩니다.

(참고 :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 ÷ 이자비용)

 

 

 

[주요 기업들의 이자 보상배율, 2015년 3Q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간신히 1배를 넘어가는 아슬아슬한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2010년,2011년 업황 호조일 때 2배 수준을 보이기는 하였습니다만, 2012년부터 1배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올해 3분기까지도 1.0배를 기록할 정도로 간신히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충당하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기업들은 이자보상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량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각가 36배, 25배로 두자리수의 배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자비용을 영업이익이 커버하는 수준을 넘어 덥고도 남는 수준입니다. 조금 불안하다는 POSCO가 3.3배 수준이니,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잘 나가던 2011년에도 이자보상배율이 턱걸이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ㅇ 투자지표 2 : 직원 수 및 연간급여 추이

 

어쩌면,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에 가장 민감한 항목일 수 있는 직원 수 및 연간급여는 사업보고서 내 "임원 및 직원의 현황" 가장 아래 "직원 현황"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2010년부터 최근까지 추이를 도표화하여 살펴보다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무언가 무리했던 행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추이와 직원수(적색선) 증가세]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10년과 2011년 공격적인 사업 확장 속에 직원수가 2011년에 400명이나 폭증하였고, 그 이후에도 매년 200여명씩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2012년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그 이전과 같지 않는 상황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직원수를 늘려간 것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업확장을 위해 직원이 늘어나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그 증가 속도가 회사 실적에 비하여 과했던 면이 있었던 것입니다.

 

사업이 잘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을 엄청나게 뽑았는데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걷게 되면서 직원들을 내보다는 상황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나타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ㅇ 투자지표 3 : 영업이익이 약해지니, 이자비용/외화손실이 부담이 되다.

 

해외 수주가 많다보니, 두산인프라코어는 외환차익과 차손이 외환시장 흐름에 따라 엇갈리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연결기준) 외환손실이 외환수익보다 크게 발생하면서 1년에 1천억원대의 영업외 적자 요인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2010년과 2011년처럼 장사가 잘되어 영업이익이 클 때는 "환차손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영업이익이 취약해 지면서 환차손 또한 순이익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매년 2000~3000억원씩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아슬아슬한 영업이익을 모두 갉아먹고 순이익을 적자로 전환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ㅇ 두산인프라코어, 위기 극복 전환점은 구조조정이 아닌 업황 회복

 

보통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진행하는 구조조정의 경우는 기업 실적 개선에 중요한 전환포인트가 되곤 합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긴장감이 만들어지고, 조직이 가벼워지면서 턴어라운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는 구조조정으로는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직원 급여 감소와 그 외 기타 인건비 감소 효과가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그 감소 폭은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2010년 3000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급여가 2014년 4천억원으로 1천억원 증가하였지만,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한 실적 개선은 절반의 성공일 수 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직원임금 부담을 빌미로 구조조정은 반복될 수 밖에 없고 결국에는 뛰어다녀야하는 하위급 직원은 없고 임원들만 바글바글한 기형적인 조직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조직이 무거워질 우려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해고되는 직원층은 사원~과장급 실무진들이지요)

 

사면초가 상황 속에 두산인프라코어, 투자지표 속에서 여러가지 기업 분석에 필요한 상황들을 생각케 하는 오늘입니다.

 

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올림

 #희망퇴직 #투자지표 #전환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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