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점점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져가는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 11일), 벌써 만 5년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5년, 그 당시에 폭풍처럼 일었던 일들을 되곱아보면 현재 시장을 보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ㅇ 동일본 대지진 직전 시장 분위기
2011년 3월 그 당시 글로벌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차 양적완화를 한번 거치고, 2차 양적완화가 2010년 11월부터 시작되어 이어지던 중이었습니다.
1,2차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미국증시 그리고 선진국증시는 양적완화의 힘으로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었고, 한국증시 또한 강세장이 2009년 초 이후 차화정 랠리와 함께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국증시가 금융위기 이후 회복속도가 빠른 국가 중 상위권에 속했을 정도로 당시 시장 강세는 뜨거웠습니다. 이에 반하여 일본,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분위기였습니다.
2011년 2월 들어 시장에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큰 폭은 아니지만 조정세가 나타나고 3월에 잠시 숨고르기 반등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월 11일 오후... 갑자기 장마감 직전 시장이 한국증시가 살짝 출렁이고 메신저로는 일본에 지진이 있었다는 소속이 쏟아졌습니다. 그 당시만 하여도 일본에 의례 있는 지진이려니 했습니다.
ㅇ 충격에 빠진 일본 그리고 금융시장의 위기가 시작되고..
당시 지진이 시작된 후, 일본 동북부 해안으로 검은 쓰나미가 몰려들었고 그 쓰나미는 일본 동북부 지역을 초토화 시켰습니다. 몇층 높이의 빌딩도 쓰나미에 잠겼고, 사람이 얼마나 사망했는지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는 컸었습니다. 급기야 후쿠시마 원전까지 폭파되며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태에 이르고 일본은 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일본증시는 순식간에 20%나 폭락할 정도로 패닉 상태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불안의 불씨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2011년 3월 일본증시는 폭락하였다]
ㅇ 엔케리트레이드 자금들 일본으로 회귀하고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후, 일시적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하였지만 오히려 4월 이후부터는 엔화가 강세국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대지진으로 말미암아 해외에 투자한 일본인들의 투자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회귀하였기 때문입니다.
일본 지진 복구 자금 뿐만 아니라, 일본에 개인들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외 자산을 매각하여 일본으로 다시 회수하였고 이 과정에서 엔케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며 엔화가치가 오히려 상승했던 것입니다. (달러가치하락)
[동일본 대지진 후 엔화 가치는 오히려 상승하였다. 엔화대비 달러가치 하락]
지금은 듣기 힘든 용어가 되었습니다만, 당시에는 "와타나베 부인 자금"이란 말이 종종 언급되곤 하였습니다. 일본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자금을 와타나베 부인 자금이라고 표현하곤 하였지요. 엔케리트레이딩을 주도하며 엔화로 해외 위험자산에 투자하던 이 자금들이 안전자산 성향으로 바뀌면서 일본으로 자금을 회수하였고 그 결과 엔화가치가 급격히 높아졌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2011년 8월에 터질 유럽 위기의 불씨가 지펴지게 됩니다.
물론 그 전에도 유럽위기 가능성이 있었지만,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정도였을 뿐이고 유럽 위기가 수면으로 급부상하고 유럽 전역으로 번지게 된 계기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이 회수되면서 부터입니다.
[유럽위기로 검색한 뉴스의 수, 참고자료 : 다음뉴스]
위에 [유럽위기] 키워드로 검색한 뉴스 수를 보더라도 2011년 3월 이전에는 드믄드믄 있는 수준이었지만 동일본대지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에 결정타를 날리는 이슈가 6월에 등장하게 됩니다.
ㅇ 2011년 6월 2차 양적완화가 중단되고 터진 유럽위기
그리고 2011년 6월 미국 연준은 2차 양적완화를 중단하게 됩니다. 미국 경제가 양호해 지고 있으니 양적완화를 지속할 명분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것이 유럽위기를 폭발시키는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치 수류탄에 안전핀을 뽑은 것이 동일본 대지진이었다면, 수류탄을 투척한 것은 2차 양적완화 중단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유럽위기가 터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011년 8월부터 유럽위기가 터지면서 최근 5년내 가장 큰 폭락이 글로벌 증시에 쓰나미를 몰고 왔습니다.
ㅇ 2011년 8월 증시 붕괴후 횡보장은 이어지고
한국증시는 단 몇일 만에 20%가 넘는 폭락장이 나타났고 글로벌 증시도 비슷한 폭락이 나타났습니다.(이에 비한다면 올해 1,2월의 하락장은 귀염둥이 수준일 뿐입니다.)
자고깨면 폭락 자고깨면 폭락하던 장세가 한달넘게 지속되면서 차화정장세에 화려한 랠리에 흠뻑졌어있던 투자자들은 이후 차화정랠리의 붕괴와 함께 큰 낭패를 보기게 됩니다.
당시 차화정랠리는 2009년부터 자문형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진행되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에 여름까지 추가 랠리가 나타나면서 모두가 환희에 졌어있었을 때입니다.
심지어,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차화정 종목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임원들에게 질책을 듣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뒤늦게 차화정을 담게된 펀드들 또한 큰 낭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후 한국증시는 만 5년이 넘는 횡보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1800~2200p라는 좁은 횡보속에 시장은 지루하게 반복될 뿐이지요. 그 사이 일본증시는 아베노믹스 효과로 2011년 말 이후 2배 넘는 지수 상승률이 있었고, 중국중시도 최고 3배가까운 상승률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전만 하더라도 한국증시가 상승률 Top이었고 일본/중국 증시는 뒤쳐졌지만 5년 이라는 시간 한국증시는 일본/중국에 크게 뒤쳐졌습니다..
그리고 5년 동안 뒤쳐진 한국....
과연... 지난 5년 처럼 계속 뒤쳐질까요?
2016년 3월 1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5년증시 #한국증시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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