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관점)주가의 비합리적인 틈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주가의 비이성적인 틈, 비합리적인 갭은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중요한 알파 요소입니다. 어제 글에서는 미시적인 시간에서 만들어지는 주가의 비이성적인 틈에 대하여 이야기드렸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중장기관점에서의 비합리적인 주가 틈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생각 해 보고 이 속에서 알파 수익률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특정 주제로 이틀간 시리즈로 특집 글을 준비하였습니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깊이 읽어주시는 애독자님들께 감사인사드리며, 글 이어가겠습니다.)
ㅇ 글에 앞서 : 중장기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주가 수준에 대한 답은 두리뭉실하다.
미시적관점 즉, 1시간, 1분, 1초 등의 짧은 시간의 투자에서는 합리적인 주가수준에 관한 기준은 명확한 편입니다. 선물가격이라면 선물 가격이론에 의한 가격이나 옵션가격이라면 블랙숄츠 공식으로 유도된 가격 혹은 ETF라면 NAV와 같은 가치기준이 명확히 있어 이를 활용하여 작은 수익을 취하는 전략/전술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처리하는 것이 바로 고빈도거래,HFT이지요)
이에 반하여,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주가 수준에 대한 정의는 두리뭉실한 편입니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라갈 때, 저 멀리 구름이 있는 것은 보이지만 어디부터가 구름이고 어디까지가 구름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가치투자에서 언급하는 적정주가 모델이 정답인 것처럼 생각하고 투자하는 투자자의 경우 자칫 실망감만 느낄 수 있습니다.
중장기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적정한 주가가 직선처럼 명확하게 그어지는게 아니라 두리뭉실한 구름처럼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는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적정주가와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의 적정 주가공식을 사용하여 밴드를 그리고 "적정 주가의 구름층"이라 표현하곤 합니다.
이 중장기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주가 수준 영역은 그 폭이 좁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각보다 넓은 영역을 차지하기도 하다보니, 미시적인 시계에서의 합리적인 주가처럼 명확하기 기준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ㅇ 긴 시간이 흐르기에 계속 변하지만, 대략적인 핵심이 있다.
[마치 구름과 같은 적정주가 밴드, 사진참조 : 필자의 저서"부족한연봉 주식으로 채워라"]
구름이라하더라도 순간의 찰라를 측정한다면, 구름층의 두께나 높이를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구름이 이동하고 구름이 뭉쳤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높이나 두께가 바뀌는 것처럼 중장기적 관점의합리적인 주가는 기업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계속 변화하면서 바뀌어 갑니다.
이는 제법 긴 시간이 적용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하여 적정한 주가 수준에 대한 의견은 갑론을박 정답을 더욱 논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대략적으로 합리적인 주가 수준에 대한 밴드는 계속 존재하고 그 속에는 대략적인 중심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투자자는 그 적정한 주가 수준 영역보다 높은 쪽에 쏠려있는 종목을 멀리하게되고 적정한 주가 영역보다 낮은 쪽에 있는 종목을 선호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투자자들은 이런 합리적인 측면을 버리고 능동적으로 혹은 피동적으로 비합리적인 주가에서 매매를 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비합리적인 주가 틈이 더욱 크게 벌어지게 됩니다.
ㅇ 원인 하나, 기계적 요소가 만드는 비합리적인 틈
주식을 매매하는데 있어, 사람이 매매에 관여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매매가 작동되면서 피동적으로 원치 않은 가격에서 매매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여 합리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사들여야하지만, 기계적 요소가 작동하여 오히려 이 시점에서 투매를 할 수 밖에 없는 피동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용융자 혹은 주식관련 대출의 증거금이 부족하여 발생되는 마진콜입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보면, 담보비율이 낮아지게 되고 이를 투자자가 메우지 못할 경우 RMS(리스크관리 시스템)가 작동하면서 하한가로 강제청산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2011년 8월 증시 급락기에 이런 마진콜 현상이 도미노처럼 나타나면서 좋은 종목들도 억울한 주가 상황까지 밀리기도 하였지요. 이는 기계적 요소가 만드는 비합리적인 틈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반대로 공매도 물량이 숏커버링 될 때도 기계적 요소가 작동하는 사례라 볼 수 있겠습니다.
공매도 또한 담보비율 문제가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하여 공매도했던 주식이 특정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게 될 경우 급하게 되사들여야만 하는데 이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매수가격이 발생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게 됩니다. 이는 상승장이 찾아왔을 때 대형주들이 개별주처럼 급등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ㅇ 원인 둘, 군중심리가 만드는 쏠림 현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비합리적인 현상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군중심리일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합리적인 판단을 주로 하겠지만 대부분 군중심리와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 외국인 모두에 해당합니다.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하기 때문에 상승한다는 논리가 주가를 지배하기에 이르고 하락하면 하락하기 때문에 하락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요.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에 맞춰 목표주가가 미세조정되는 것도 간접적으로 군중심리가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적정한 주가 영역대 상단을 넘어가 있더라도 끝없는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환상이 자기들만의 적정주가이론을 만들게 되고, 적정한 주가 영역대 하단 이하로 내려갈 때에는 "비록~튼튼하지만 업황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핑계 속에 낮은 주가를 합리화 하려 합니다.
결국 어느 순간 그 군중심리와 달리 움직이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군중심리는 180도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되지요. 비관적으로 생각하다 다 오른 후에 열광한다거나, 열광하고 있다가 내려올만큼 다 내려온 후에 비관적으로 바뀌는 것도 이런 군중심리로 인한 현상입니다.
결국 이 군중심리는 주가에 쏠림을 만들고 비합리적인 주가 틈을 만들게 됩니다.
[주가 왜곡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새가 지나가는 것처럼 일시적이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원인 셋, 자금줄의 흐름 변화가 일시적인 왜곡을 만들 수 있다.
작년 우리는 국민연금의 주식 운용전략이 패시브전략으로 바뀌면서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 스몰캡의 상대적 약세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특히 코스닥 특정 섹터에 집중투자하신 분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었지요.
이런 큰 자금줄의 흐름 변화는 일시적인 주가 왜곡을 만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주가 틈을 만들게 됩니다. 그 틈은 투자자에게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오히려 작년 연말에는 반대로 스몰캡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거대 자금은 연기금 자금 뿐만 아닙니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출로 인하여 발생되는 투신권의 매도세도 증시에 가격 왜곡을 만드는 원인입니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있다하더라도, 펀드자금이 빠져나가기에 원치 않은 가격에서 매도할 수 밖에 없을터이니 그 뛰어난 매니저가 골랐던 좋은 주식도 비합리적인 가격에서 매도되면서 주가는 합리적인 가격 수준에서 크게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이런 주요 세가지 원인들 왜에도 중장기관점에서의 비합리적인 주가 틈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틈이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그 틈 속에서 알파 수익률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투자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중장기 관점에서의 주가 틈을 알파 수익률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핵심일 수 있기에, 문단 제목에 중요표시(※)를 하였습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합리적인 주가 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이를 알파 수익률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대수의 법칙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경우의 수를 늘려야
가치투자의 적정주가 공식을 이용하여 투자하시는 분들 중에 보게 되면, 가장 적정주가와 괴리가 큰 1종목에 모든 자금을 투입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평가된 종목을 올인 해야한다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운이 좋아 큰 수익이 나면 다행이지만 이상하게도 오랜 시간이 걸려도 주가가 올라가지 않거나 되려 일시적으로 크게 주가가 하락하여 큰 손실을 확정지으며, "가치투자도 답이 아니구만!"이라며 역정을 내시곤 하지요.
이렇게 해서는 중장기관점에서의 주가틈을 알파수익률로 만들 수 없습니다.
다수의 적정한 주가 수준보다 낮은 종목을 분산투자하여 확률적으로 높은 비율로 알파 수익률이 추출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미시적인 시계에서는 한종목(선물 혹은 옵션)을 가지고 수천번, 수만번의 매매 케이스와 백테스팅이 있기에 대수의 법칙에 따른 확률적인 수익률을 추출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종목에 투자할 경우 이는 그저 1번의 케이스에 불과할 뿐이지요. 이는 그저 도박에 불과합니다.
둘째, 알파 수익률이 우려나오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필자의 할머니께서는 곰탕을 참으로 진하게 그리고 맛있게 끓이셨습니다. 지금도 그런 맛을 어느 식당에서도 맛보기 어렵더군요. 그 비법은 다름 아니라 오래 끓이는 것이었습니다. 이틀 넘게 소뼈를 우려내니 국물자체가 진국이었지요.
마찬가지로 중장기관점에서 비합리적 주가 틈에서 알파 수익률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추출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긴 시간과 대수의 법칙으로 우려내었을 때 중장기적 주가 틈 속에서 알파수익률을 추출 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 잔파도 혹은 시세 왜곡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시적인 시계에서는 일순간 누군가의 주가 조작으로 장난이 발생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는 그저 헤프닝일 뿐 오히려 알파 수익률을 만드는 비합리적인 틈이 될 뿐입니다.
2017년 52주 신고가를 넘어 1년 6개월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며 기대감을 만드는 주가지수를 보면서, 오늘 글과 어제 필자의 글이 독자님들 투자에 중요한 철학과 기준이 되시기 희망 해 봅니다.
독자님 모두, 올해는 꼭! 성투 이루셔야합니다.
2017년 1월 12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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