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결국 사람이 있기에...
주식거래 거의 대부분의 과정이 HTS와 같은 IT환경 하에서 거래되고 있고,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신문물도 보급되려하는 수준에 이르다보니, 주식투자는 마치 디지탈화된 비인격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디지탈화된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주식시장을 흔들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ㅇ 결국 사람 마음이 조정하다?!
그제 밤, 필자는 지방에 급하게 내려갈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먼 곳은 아니지만 제법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보니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되는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켜고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익히 아는 길과 달리 네비게이션에서는 30km나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가면 네비게이션이 안내 해주는 빠르지만 멀리돌아가는 길, 오른쪽으로 빠지면 익숙하지만 오래 걸리는 길이었지요.
빨리 가야하는 상황이다보니 필자는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30km를 돌아가더라도 빨리 갈 것인가, 익숙한 길로 그냥 갈 것인가....
[사진참고 : pixabay]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그 때, 오른쪽으로 빠지는 익숙한 길로 차들이 슝슝 달려가더군요. 오히려 30km돌아가는 길은 차들이 밀리고 밀려 정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필자는 그 순간 오른쪽 익숙한 길로 차를 돌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과 다르게 달렸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1분... 심각한 정체가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네비게이션은 "왜 내 말을 안듣고 이쪽으로 왔냐?!"는 듯 예상 도착시간을 1시간 가까이 늘려 안내해주고 있었습니다.
교통상황이 반영된 최적화된 길로 갔다면 제 시간에 도착하였겠지만, 결국 늦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ㅇ 투자에서의 사람의 개입, 투자자 개인에서 시작되는데...
위의 필자의 운전 상황처럼, 중요하게 투자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냉정보다는 순각적인 직감에 의해 판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곤 하지요.
투자안을 결정해야하는 상황에서 A투자안과 B투자안 중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A투자안이 뛰어다다하더라도, 그 순간 B안 쪽에 더 멋져보이고 화려해 보일 경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개인,기관,외국인 모두!) B안을 선택하게 됩니다. 마치 필자가 네비게이션을 무시했던 상황처럼 말이죠.
그 뿐만 아니죠.
은근히 이런 분들도 생활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지요. 운전하던 중 분명히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고 네비게이션에서 계속 틀렸다고 알려준다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길이 맞다면서 옹고집처럼 계속 길을 나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길이 틀렸다고 옆자리에 있는 사람이 얘기하면 자존심 상해 하면서 귀를 꽉 막고 역정을 내기도 합니다.
주식투자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투자를 하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그 상황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평가 종목을 매입했다가 추세가 꺽여 하락추세로 접어들었음에도 작은 반등이라도 나오면 "거봐라!!! 내말이 맞지 않은가!"라며 자존심만 내세우는 투자자를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아 반등이 나와 회복세를 탈 수 있지만, 십중팔구 끝없는 주가 하락이 차후에 나타나면서 큰 투자 손실을 경험하게 되고 심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투자판단에 사람의 존재가 있다보니 투자자 개개인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거시적인 투자판단이나 금융시장에도 사람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ㅇ 사람의 존재, 거시적 투자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다.
[아무리 증시가 고도화 되어도, 결국 사람이 개입된다, 사진참조 : pixabay]
작은 개인투자자의 단위 뿐만 아니라, 큰 자금의 운용부터 금융환경, 경제 환경에 사람이 크게 관여됩니다.
체계화된 투자 운용 전략을 가진 펀드나 운용기금이라하더라도 윗선의 개입이 투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주주 총회에서 A안과 B안 중 A안이 펀드나 기금에 플러스 이익을 가져다준다하더라도 외압이나 윗선의 입김으로 B안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현명한 투자자가 아닌 인간사이의 이해관계가 개입된 비이성적인 투자 판단일 뿐이지요.
이러한 투자 판단을 내려야하는 상황 뿐만 아닙니다.
기업이나 국가단위에서 보면, 새로운 경영진이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기존 경영진과 대통령이 쌓은 치적을 모두 파기하거나 평가절하 혹은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면서 일시적 위기 상황을 만듭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활약으로 기업이나 국가가 살아났다면서 생색을 냅니다. (최근 트럼프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든 정책들을 매일 같이 파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빅배스 효과이지요.
이런 현상도 결국 사람이 개입되어 발생되는 일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결국 경제가 흔들거리고 기업의 운명이 엇갈리면서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기며 비이성적인 주식시장을 만들게 됩니다.
ㅇ 시장은 비이성적일 수 밖에 없다.
아마 주식시장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욱 고도화되고 발전 해 갈 것입니다.
과거 10년전과 지금을 비교 해 보더라도 과거보다 더 다양해진 파생금융상품들 더 빨라지고 성능이 좋아진 HTS, 인공지능 투자 시대 등등 10년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발전된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미시적이든 거시적이든 사람이 여기저기 계속 개입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것은 비이성적인 시장을 만들고 주식시장에 주가 틈을 만들어 줍니다. 이 틈을 알파 수익률로 만들어 투자자 본인의 수익률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차가운 투자 판단 능력이 필요합니다.
2017년 1월 25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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