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상승장 속 여의도 증권가, 달밤에 느껴지는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7. 5. 12.

상승장 속 여의도 증권가, 달밤에 느껴지는 단상

연휴가 끝난 이번주, 필자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버려야할 습관인 야근이긴 합니다만, 연휴로 인해 일이 밀려있다보니 부득이하게 밤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다 퇴근하였습니다. 퇴근길 여의도 밤거리를 보다보니 오랜만에 느껴지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불과 3년 전과는 전혀 다른 북적북적한 밤 풍경을 보다보니 앞으로의 주식시장이 만들 여의도 밤풍경이 상상되었습니다.

 

 

ㅇ 불과 3년전, 2014년 겨울 밤 여의도 밤거리에는 통곡 소리만 울렸었지요.

 

수년간 지속된 박스권 장세 속에서 증권사들의 실적은 흔들리고 있었고 그 여파로 인력 구조조정이 전 증권사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적 악화 속에 지점통폐함은 진행되었고 자연스럽게 증권사 인력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그 피크 시기가 2013년~2014년 말까지였지요.

 

그 해 겨울, 야근을 하고 퇴근하는 길에 여의도 밤풍경을 보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술에 취한 이들의 얼굴에는 괴로움만 가득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가로수 옆에 주저 앉아 펑펑 울기도하고 어떤 이들은 밤하늘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울분에 쌓인 고함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침체장이 지속되었던 그 시기 여의도 증권가 풍경은 그러했습니다.

몹시도 추웠던 겨울 날씨처럼 말입니다.

 

[불과 3년전 증권가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었고]

[임직원수 자료 : 금융투자협회, 사진참조 : pixabay]

 

 

ㅇ 2017년,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에 있는 증시 분위기에서는 환호가 울리기 시작하고.

 

요즘 야근하고 돌아가는 퇴근길의 풍경은 3년 전 침체장의 분위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아졌습니다. 거리에 술취한 이들은 기분 좋게 취하여 웃음 가득하여있고, 호프집에는 사람들이 환호하면서 건배를 밤늦게까지 외치는 모습을 퇴근길에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퇴근길에 보름달도 떠서 밝은 하늘과 활기찬 밤 풍경을 함께 보니 사뭇 달라진 여의도 분위기를 한층 더 짙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2007년 활황장처럼 술집마다 인산인해에 시끄러울 정도는 아닙니다.

단지, 예전에 비하여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져 있는 것을 느낄 정도이지요.

 

 

ㅇ 그 어느날, 술집 주변에 외제차가 가득차고 유흥주점이 다시 성황을 이루면...

 

아직까지는 여의도가 예전 좋았던 시절처럼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약세장이 오래되다보니 증권사들이 여의도에서 이탈하고, 인력들이 크게 줄다보니 망한 식당들도 많고 유흥주점 중에도 견디다 못해 폐업한 곳도 여러곳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증권업계 직원들 중 2015년 봄 스몰캡 랠리 때처럼 혹은 2007년 처럼 화려한 수익률을 낸 이들이 많지 않다보니 젊은 증권맨들이 외제차를 폼나게 몰고다니는 풍경은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날 다시 주식시장이 지금보다 더 뜨거워지게 된다면, 엄청난 PS성과급을 받은 증권업계 직원들도 크게 늘것이고 자연스럽게 씀씀이가 커진 그들은 최고급 외제차를 몰고 여의도 밤거리를 누비고 있겠지요.

그리고 폐업한 술집 자리에도 다시 고급술집들이 자리하면서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럴 정도의 조짐은 아닙니다만, 점점 시장이 달구어지면 후행적으로 이런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여의도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모습과 밤풍경을 유심히 살펴보며 하나의 휴먼인덱스로 삼을 계획입니다.

 

인간의 본능은 결국 엄청난 성과급이라는 목돈을 쥐게 되면, 진하게 쓰게 되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화려한 어느날이 오면 필자는 오히려 증시를... 우려섞인 눈으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2017년 5월 12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여의도증권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