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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국민연금, 증시가 상승할 수록 속도 조절자의 역할로 바뀐다.

by lovefund이성수 2017. 5. 25.
국민연금, 증시가 상승할 수록 속도 조절자의 역할로 바뀐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은 꾸준히 기금운용 자산내 국내주식투자 비중을 꾸준히 높였고 여기에 지속적으로 국민연금 납부 등으로 운용자산이 증가하기에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여왔습니다.

주가지수가 신고점을 만드는 요즘 필자는 증시는 상승하되 천천히 상승하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을 종종 적어왔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은 이전과 달리 증시가 과열권으로 들어갈 수록 속도 조절자의 역할을 하여줄 것입니다.

 

 

ㅇ 지금까지는 꾸준히 사주었던 연기금.

 

과거에는 너무도 수익률보다는 원금보존을 중시하다보니 주식투자 비중이 현격히 낮았습니다만, 10여년 전부터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하여 주식투자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습니다. 2003년 이후 현재까지 거래소 시장에서의 누적순매수 금액은 64조원 수준에 이르고, 그 수익률 증가와 함께 국민연금의 경우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02조원에 이르렀습니다.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온 연기금 그리고 발맞추어 증가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원자료 : KRX /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에는 저가 매수를 하는 주요 매수세로 등장하면서 증시 하락을 방어하였고, 완만한 상승기에는 간헐적으로 모멘텀을 만들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기금이 기계적으로 운용되기에 돈이 들어올 수록 그리고 주식시장 등락에 따라 평가금액이 작아지게 되면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매수세가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한번 생각 해 보겠습니다.

만약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가정을 해보면 주식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주는 기능에서 증시 상승 속도 조절자로 바뀔 수 있음을 예상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ㅇ 가상의 시나리오 : 만약 주가지수가 2500, 3000을 올해 급하게 도달한다면?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목표는 18.5%수준입니다. 작년 연말 대략 이 정도 수준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민연금기금운용회의 회의 자료가 뉴스로 나왔습니다.

'2018년~2022년 국민연금 기금 중기 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하였는데 이 안에 따르면 국내주식투자 비중이 20%로 높아진다 합니다.

지금보다 비중이 높아지니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수 여력이 커지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는 있습니다.

급하지 않게 적절한 속도로 증시가 상승하면 국민연금의 매수세는 작더라도 꾸준히 들어올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증시가 지금 상승속도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국민연금의 매매는 매수보다는 매도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세워보았습니다. 만약 종합주가지수가 2500p에 연말에 도달할 경우 그리고 3000p에 도달했을 경우를 가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산의 편의를 위해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은 주가지수를 따라간다고 가정, 다른 자산들의 수익률은 없는 상황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주요 주가지수대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 시나리오]

[가정/추정 : lovefund이성수]

 

 

올해에만 15%상승한 종합주가지수이다보니 최근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의 평가금액이 크게 높아졌을 것이란 것은 쉽게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고 필자의 추정시에는 일단 기존 국내주식 보유 목표치인 18.5%수준은 이미 넘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하에서 종합주가지수가 2400p까지 상승(올해 약 20%상승)할 경우 국내주식투자 금액은 124조원대에 이르고 전체 기금운용자산에서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0%, 2018년~2022년 중기 자산배분안의 기준에 맞춘다하더라도 더 이상 무리하게 주식을 살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여기서 더 상승하여 주가지수가 2500p에 이르게 되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21%까지 높아집니다. 국내주식을 매도해야할 명분이 더 커지게 되는데 대략 5조원 내외의 매도세를 만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주식시장에 속도 조절자 역할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아마도 증시 관련 뉴스에서는 2500p를 넘어간 즈음부터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눈에 띄게 되기에 이런 제목을 가진 뉴스가 자주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시장에서 탈출하나?"

 

탈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그렇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자산배분전략에 따른 비중 조절일 뿐입니다만 증시에 미칠 영향은 커질 것입니다.

이 수준을 넘어 주식시장이 3000p까지 올해 안에 급상승할 경우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24%까지 높아집니다. 이 정도되면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 대규모 매도 공세를 국민연금이 해야만 합니다.

 

과거 약세장에서는 저가 매수하고 든든한 안전판이던 국민연금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2500~3000p지수대에서는 보이면서 오히려 매도 주체로 등장 해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수급은 주식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주는 속도 조절자 역할로 변신해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올해 그리고 차후 증시 수급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포인트입니다.)

 

 

번외 : 발칙한 상상 하나 : 만약, 군중심리가 국민연금 운용에 영향을 미친다면?

 

예전 국민연금 관련한 청문회를 보면 "왜 위험한 주식투자를 하냐!!"라면서 질책하는 분위기였고 그러다보니 주식비중 증가 속도가 느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연말 만약 주가지수 3000p를 찍고 있다면 국민연금 관련 청문회에는 어떤 모습이 나타날지 상상을 해봤습니다. (윗 꼭지에서 글을 마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청문회에서는 이런 질타가 쏟아지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거 아니냐!!!"

"주식시장 상승하는 때, 국민연금이 주식 매도하는게 말이 되느냐!!"

"국민의 돈으로 수익률을 높여야지, 주식비중! 더 높여라"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만약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투자전략 원칙을 깨고 파격적으로 바꾼다면 역시나 증시는 인간에 의해 지배되는 비효율적인 시장이란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 될 것입니다.

만약 그런일이 있다면 증시는 화려한 폭발 장세 후 화려한 폭락으로 마감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곤 그 폭락한 해 연말에는 청문회에서는 반대로 "주식비중 낮춰라~!"라고 하는 질책이 쏟아지고 있을 것입니다.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국민연금 #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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