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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증시에서 대북리스크의 리스크프리미엄은 어느정도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8. 3. 12.
한국증시에서 대북리스크의 리스크프리미엄은 어느정도일까?

올해 초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화낌에 한국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만 지난 주를 계기로 대북리스크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올해 봄을 지나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주 남북관계에 따뜻한 소식이 연이어지는 가운데 필자의 머리 속에는 "과연 대북 리스크가 증시에 어느 정도 수준일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정확한 수치로는 계산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분명 한국증시에 장기적인 리스크프리미엄으로 존재한 대북리스크, 오늘은 두리뭉실하지만 이 부분에 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ㅇ 생필품과 라면을 싹쓸이했던 대북리스크 : 1994년

 

1950년 전쟁의 상흔이 있기에, 전쟁에 대한 공포는 사람들 사이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쟁 리스크가 커지게 되면 생필품을 사재기한다는 뉴스가 20여년 전에는 왕왕 등장하곤 하였습니다. 20여년전 필자의 할머니께서도 전쟁이 터질 경우 식구들을 어떻게 보호해야하는지 생존 수칙을 알려주셨을 정도였으니 전쟁 리스크는 한국인 무의식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1994년 6월이 생각 나는군요. 그 해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 미국 대통령인 클린턴이 북폭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였고 북폭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외신에서는 한반도 전쟁 재개된 것인냥 뉴스를 쏟아내면서 해외에 나갔던 분들은 해외에 있는 친지분들이 귀국하지 못하게 말렸다 하지요. (마치 작년 2017년 여름에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전쟁 분위기의 하이라이트는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나타났습니다. 라면과 생필품을 사재기하면서 슈퍼마켓에는 라면과 휴지 기타 생필품이 동이 난 풍경이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였습니다.

그러했던 94년의 전쟁 분위기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클린턴과 전화로 담판을 지으면서 위기를 넘기고 오히려 그 해 6월 말에는 김일성과의 남북정상 회담이 7월에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전쟁 분위기는 쏙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다 7월,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또 다시 불안감이 커졌었지요)

 

그해, 종합주가지수는 전쟁위기가 사라지면서 1000p를 넘어 1145p라는 그 당시 사상 최고치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ㅇ 전쟁 리스크 : 98~2007년 그리고 2008년~2016년 두 시기를 비교 해 보다.

 

94년처럼 일촉즉발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되었을 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심리가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 기업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싶어도 언제 전쟁이 발생하여 휴지조각이 될지도 모르니 리스크 프리미엄을 일정 수준 두고 생각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들어 생각 해 보겠습니다. 한국사람이 중동의 화약고인 이스라엘에 투자하는 상황을 가정 해 보겠습니다. 중동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생각 해 보겠지만, 언제 전쟁의 불똥이 튈지 모른다면 투자를 주저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화해 무드가 만들어 질 때는 대북 리스크가 줄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반대로 한반도에 대북리스크가 갑자기 커질 경우에는 대북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는 소극적으로 바뀌며 한국증시를 억누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대북리스크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로 보아야할 것인가?

이 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콕 찝은 답을 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정치사에서 최근 20년은 극명하게 남북관계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확연히 달랐던 점에서 하나의 힌트를 얻어볼 수 있겠습니다.

(※ 글을 이어가기 전에 독자님들께 이해부탁드립니다 : 오늘 글은 절대 정치적 관점에서 쓴글이 아니오니 주식시장 관점에서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 글 주제로 생각 했다가 주저했던 이유가 자칫 독자분들께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실지 모른다는 노파심 때문입니다.)

 

1998년~2007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기 그리고

2008년~2016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시기.

이 두시기는 누가보더라도 남북관계에 있어서 온탕과 냉탕으로 엇갈렸던 시기입니다.

 

물론, 두 시기 모두 북한의 무력도발과 핵리스크가 계속 있었었지만

1998~2007년은 남북 정상 회담과 더불어 금강산 관광 개시 그리고 개성공단이라는 그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남북 관계 개선이 있었고

2008년~2016년은 반대로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폐쇄 그리고 남북간에 첨예한 대립이 발생했던 시기입니다.

 

 

ㅇ 두 시기 : 종합주가지수와 세계주가지수의 연간CAGR를 비교하여 보니

 

남북 관계가 화해를 도모 했던 98년~2007년 시기 그리고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2008년~2016년 두 시기의 한국주가지수 연간 등락률(CAGR)와 세계 증시 전체의 주가지수(MSCI 월드 참고)의 CAGR를 비교하여 막연할 수 있지만 대략적인 한국증시의 대북 리스크 프리미엄을 추정하여 보겠습니다.

 

필자가 대략적이라고 언지드리는 이유는, 두 시기의 한국 증시 등락률 차이가 대북 관계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증권사 애널리스트께서 저의 글을 보신다면 더 많은 데이타와 근거를 토대로 분석 리포트를 내어주시면 감사합니다.)

 

 

[남북화해 시기였던 98년에서 2007년 사이 한국증시와 세계지수 추이]

 

일단, 1998년~2007년까지 MSCI월드지수와 종합주가지수의 누적 등락률을 살펴보았습니다. 당시 2000년 IT버블 붕괴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2007년까지는 상승장이었지요. 이 시기 MSCI월드 지수는 105.1%상승하면서 10년간 연환산수익률(CAGR)는 7.5%를 기록합니다. (MSCI world 수익률 : 위키피디아 MSCI world 내 연수익률 참고)

그리고 같은 시기 한국증시는 404.1%상승하여 CAGR 17.6%를 기록하였습니다.

 

즉 98년~2007년 이 시기는 한국 종합주가지수의 연수익률은 17.6%로 MSCI월드지수 7.5%보다 10.1%p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들어갔던 2008년에서 2016년 9년간의 두 시기는 그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남북 관계가 냉각기였던 08년에서 2016년 사이 한국증시와 MSCI세계지수]

 

 

2008년에서 2016년 남북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시기 2009년과 2010년에는 MSCI월드지수보다 한국증시가 차화정 장세 속에 상대적으로 강했습니다만, 이후에는 급격히 그 추이가 역전되면서 2008년~2016년 MSCI월드지수가 40.6%(연간 3.9%)상승할 때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6.8%(연간 0.7%)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물론 남북 관계만이 증시 변수는 아니겠습니다만, 남북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었던 시기, 한국 증시는 세계지수에 비하여 연 3.2%p뒤쳐지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ㅇ 남북 화해 국면 : 장기적인 호재인 것은 분명

 

남북 화해 국면 시기에는 한국증시가 세계 증시에 비하여 10%p높은 상승률을 보여주었고, 반대로 남북 관계가 냉각기였던 시기에는 한국증시가 세계 증시에 비하여 -3.2%p뒤쳐지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다시 강조드립니다만, 물론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만, 제법 큰 수준으로 엇갈린 두 수치는 한번 정도는 생각 해보아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년간 대북 리스크로 세계 증시에 비하여 매년 3%p가까이 뒤쳐져왔다면 대북 리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면 이제는 적어도 세계증시 상승률 만큼은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남북 간에 화해무드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년간 이어지면서 증시에 반영되었던 대북 리스크프리미엄은 해소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못 미쳤던 상승률 만큼은 따라가야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지난 2008년에서 2016년 남북 냉각기였던 9년간 MSCI월드지수에 비하여 한국증시가 34%p가까이 뒤쳐졌다는 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2018년 3월 1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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