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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레버리지 투자, 개인투자자에게는 치명적인 독(毒)

by lovefund이성수 2018. 5. 9.
레버리지 투자, 개인투자자에게는 치명적인 독(毒)

어제 코스닥 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던 이유 중에는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관련한 재료도 있었습니다. 자기 원래 투자금보다도 더 크게 그리고 쉽게 베팅(!)할 수 있게하여주는 신용융자 등의 레버리지 투자. 특히 작년 말 제약/헬스케어의 급등 속에 크게 증가한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등의 레버리지 투자자금은 자칫 개인 투자자에게 큰 투자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ㅇ 레버리지 투자가 당연하다? 주식투자 패가망신의 역사는 레버리지에서 나왔다.

 

투자 수익률을 빨리 그리고 크게 높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보니, 주식 관련 레버리지 투자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마치 직장인이 "마이너스 통장은 필수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러한 빚을 내어 투자하는 것으로 인해 "주식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고정관념이 한국인들 뇌리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깡통계좌"라는 용어는 주식시장에서 흔히 듣는 단어입니다만,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계기는 대략 30여년 전인 1990년 신용융자 강제 청산 때였습니다. 80년대 중후반 화려한 증시 랠리 속에 신용융자로 투자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었고, 사람들은 자신의 투자 원금 뿐만 아니라 그에 몇배를 더 베팅(!)할 수 있는 신용융자를 당연히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약세장이 찾아와도 요즘 유행어대로 "존버"하면 바로 수익으로 돌아서니 증권사에서도 증거금이 미달되어도 관행처럼 강제청산하지 않고 봐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80년대 말 종합주가지수가 1000p를 돌파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신용융자와 함께 주식시장에 묻지마 투자는 정점에 이르렀지요.

 

하지만, 90년 들어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증권 계좌 중에는 주식을 모두 팔아도 신용융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깡통계좌"들이 속출하였고 이를 간과할 수 없었던 당시 금융당국은 90년 10월, 악성계좌(깡통계좌)에 대한 반대매매를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깡통계좌 정리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당시 서울에서는 한 동네에 몇집은 깡통계좌 정리로 인하여 집을 날리거나 파산하는 가정이 발생하였었고, 이 이후 "주식투자는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사람들 뇌리에 깊이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21세기에도 이어집니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미수 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당연시 하였습니다.

초기 투자금이 없던 이들은 카드 빚을 내어 주식투자를 했고 그 자금으로 미수 거래에 사용하면서 마치 짤짤이 하듯 주식투자를 하였지요. 그 당시는 2~3일안에 승부를 보면 된다면서 이런 미수를 이용한 투자를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사용하였습니다. (그 시기 그렇게 미수를 이용한 초단기 투자가 하이닉스에 집중되었고 그 시기 하이닉스 거래량은 하루에 수억주에 이르는 엄청난 거래량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수를 이용한 투자는 2~3일 안에 수익이 나야하다보니 마음에 쫓기고 주가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결국 손실만 누적된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였습니다. 특히나 2000년대 초 신용카드로 돈을 끌어와 주식투자를 했던 이들은 미수거래로 모두 돈을 날리면서 신용카드 대란에 큰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ㅇ 2017년, 제약/헬스케어에 몰린 레버리지 : 상승할 때는 좋지만 꺼지기 시작하면...

 

2015년 코스닥 스몰캡 랠리 속에 레버리지 자금을 대표하는 신용융자 자금 규모는 크게 폭증하였습니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스몰캡 랠리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신용융자는 축소되었고, 2017년까지는 완만한 증가세 내지는 제자리 걸음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2017년 종합주가지수의 상승 그리고 코스닥의 제약/헬스케어 종목군의 급등 속에 신용융자는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2017년 급등한 신용융자 규모,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그 속도는 매우 가팔라서 2015년 연말 6조5천억원 수준의 신용융자 잔고가 2017년 초 6조8천억원으로 3천억원 증가한 것에 비하여, 2017년 한해에만 3조원으로 10배가까이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작년 가을 이후 코스닥의 경우는 1조원 넘게 급증하였는데, 제약/헬스케어를 중심으로한 코스닥 시장 상승이 더 강하게 레버리지 자금을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투자자에게 안겨줍니다. 하지만 사람의 본능은 수익이 나면 확신을 가지면서 더 큰 베팅을 하게 되지요. 결국 가장 화려한 주가 상승기에 가장 큰 투자금과 가장 큰 규모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상황에 이르고 맙니다.

 

문제는 적당한 시기에 빠져나온 투자자라면 다행입니다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최고점에서 자신이 감내하기 어려운 최대 레버리지를 사용하면서 주가 하락 과정에서 강제 청산이 발생하는 등 투자 손실은 레버리지 만큼 커지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가 과하게 사용된 제약,헬스케어 종목군은 주주들의 희망과 달리 이유없는 악성매물이 쏟아지고 이로인한 주가 하락이 커지면서 마진콜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지속될 개연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ㅇ 아무리 훌륭한 투자 방법도,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그저 복불복

 

필자의 경우 주식투자를 할 떄는 100%자기 돈으로만 투자하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돈으로만 투자할 때에는 본인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레버리지를 사용한 순간부터는 자신의 심리가 감내할 수 없게 됩니다.

 

투자심리에 대하여 자주 언급드립니다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20%정도의 투자 손실에서 패닉 상황이 발생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0~40%에서는 포기 상태, 50%이상 손실에서는 다시 손실을 자각하면서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지요.

그런데 빚을 끌어와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게 되면, 더 작은 손실률에도 더 큰 심리적 패닉 상태와 공황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예를들어 자기자본과 레버리지 투자자금을 사용하여 자기돈의 2배로 투자를 할 경우 10%하락시 자기 계좌의 실제 손실은 2배인 20%에 이르게 되면서 패닉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아무리 좋은 투자 방법을 사용한다하더라도 레버리지 투자를 사용하게 되면 그 정도 하락에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고 말지요. 25%정도 하락하였다면 실제 손실률은 50%에 이르니 심리적 공황은 분노에 치닫게 되면서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면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투자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즉, 레버리지 투자를 시작하는 순간 투자가 아닌 복불복 도박 단계로 접어들고 마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투자 전략이 체계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는 더욱 더 큰 낭패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근래 특정 업종과 테마에 급증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이제는 심각하게 생각 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8년 5월 9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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