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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현대차그룹, 한전부지 낙찰에 대한 재해석

by lovefund이성수 2014. 9. 19.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어제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 5500억원에 낙찰받았다는 소식은 증시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알짜배기 노른자 땅이라지만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79,341제곱미터(2만4천평)을 감정가보다 3배 높은 가격에 입찰했다는 소식은 세간에 화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가총액 순위 2위인 현대차를 가진, 현대차 그룹 내에서도 말이 많은 한전부지 낙찰을 여러가지 관점에서 재해석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ㅇ 부정론 : 스스로 바가지 썼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한전부지를 1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값에 낙찰받았다는 소식은 절대 금액 문제보다도, 감정평가금액인 3조3천억원에 3배 이상에 높은 금액으로 낙찰 받았다는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입찰과정에서 라이벌 그룹사에 훼이크가 있어, 10조원으로 금액을 크게 높여부른 것이 아니냐는 설도 돌기도 하였지만, 그 그룹 한전입찰 담당자 입에서도 "우리도 놀랐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많이 줘야 5조원~6조원이었을 한전부지를 10조원에 무리하게 샀으니 욕심부려 과하게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를 풍자라도 하듯이, 근거는 약하지만 어제 증권가 찌라시에서는

"10조 5천억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는 내용의 글이 돌았습니다.

 

<<10조5천억원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이라는 제목의 증권가 찌라시>>

 

라이벌 자동차 업계를 인수할 수 있다, 범현대가 회사를 되찾아올 수 있다 등 10조 5천억원이라는 큰 돈이 투자가 아닌 부동산에 묶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풍자하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한전부지 입찰은 "바가지 썼다"고 평가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1평당 4억4천만원에 매입했군요, 서울에 가장 비싼 땅이 명동에 공시지가로 2억5410만원인데, 이를 훨씬 크게 뛰어 넘습니다.)

 

 

ㅇ 부정론 : 투자 비용 위축 우려, 라이벌 격차 더 벌어질라.

 

 

<<2013년 현대차 주요 3사의 연구개발비, 자료 : 전자공시>>

 

현대차그룹에서 입찰에 참여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즉 주요 3사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모두 합하여 3조5천억원 수준입니다. 이번에 한전부지를 낙찰받은 금액 10조5천억원(매입 금액만......)은 현대차 주요 3사의 작년 연구개발비를 합친 금액에 3배를 넘어가게 됩니다.

 

현대차가 예전에 비하여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유명 자동차메이커의 품질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품질 회의 여론이 만들어져 있기도 합니다.

2013년 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연구개발비를 보면, 왜! 현대차그룹이 소위 이야기하는 "외제차"에 벽을 넘지 못하는지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2013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연구개발비, 단위 : 조원>>

 

위의 연구개발비를 보더라도, BMW,폴크스바겐,르노-닛산,도요타와 같은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서 연구개발비가 턱없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한국전력부지에 바가지쓰고 낙찰받은 금액을 연구개발비에 사용한다면 그래도 최소한 르노-닛산 수준까지는 올릴 수 있지만, 너무도 연구개발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한 부동산 매입과 개발은 오히려 경쟁업체와의 품질 경쟁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ㅇ 부정론 :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다.

 

주주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무리한 한전 부지 낙찰은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처사로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그룹 주요 3사의 배당수익률은 1%수준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시장 평균 수준이지만, 주주들이 기대하는 배당수준에서는 크게 미흡한게 사실이지요.

특히 배당성향이 5~7%정도이다보니, 주주들의 배당증액 요구는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활용될 수 있는 현금자원이 한전부지 낙찰금으로 사용되게 되니, 그것도 예상금액보다도 갑절이상 높은 금액이 지급되게 되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다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ㅇ 긍정론 : 회계상에는 부담이 없다.

 

현대차 3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0조원수준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으며, 차입금을 제외한다면 25조원 내외 그리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합계 추정 영업이익이 10조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낙찰에 따른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10조원의 낙찰금액이 지급 된 이후에 포기하게 되는 이자수익이 총합 2500원수준으로 이는 현대차 컨소시엄 3사의 순이익 전체의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금성자산이 부동산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에서의 자기자본의 변화는 크지 않으며, 자기자본에 10% 수준의 10조원이기 때문에 재무구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어제의 주가 반응이 너무 민감한 것이 아닌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ㅇ 긍정론 : 100년을 위한 대계? 정의선 부상?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어, 제2의 현대글로비스처럼 지배구조에 필요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기대가 있습니다.

 

이번 삼성동 한전부지 낙찰 후 개발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으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면서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체제를 정의선부회장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하여 현대글로비스와 현대건설의 경우 어제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가낙찰로 인하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의 시가총액이 낮아지면서 지배구조 승계차원에서는 "어부지리"가 발생된 것도 흥미로운 현상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ㅇ 컨소시엄 3사, 최소한 단기적인 주가 부담은 불가피

 

 아무리 회계적인 부담이 적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유출되고 비유동자산이 되는 것은 다양한 투자를 위한 가용자금이 크게 줄어들어, 연구할 자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마케팅비용, 기업인수합병 등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성장성에 대한 훼손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죠.

 

하필이면, 경쟁사가 포진해 있는 일본의 엔화가치가 급락하는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을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엔저가 다시 불붙은 상황에서 현대차에 대한 부담은 커져>>

 

최근 엔달러환율은 108엔까지 급등하면서 엔저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불붙은 상황이다보니, 일본과 맞수에 있는 현대차 그룹에 단기적인 악재로 계속 작용하여 왔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견고했던 현대/기아차의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이 70%가 붕괴된 69.5%로 낮아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투자를 해야할 자금의 비유동자산화 그리고 견고했던 내수시장 점유율의 감소 여기에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엔저상황의 재개는 현대차 그룹 주가에 최소한 단기 또는 그 이상에 악재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10조원이라는 돈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면, 오히려 주식시장과 자동차 내수시장에서의 고객들은 긍정적으로 반응을 했을 것입니다.

 

2014년 9월 19일 금요일

외형이라는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내실이 중요한데 말이죠.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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