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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삼성경영승계, 엘리엇에게 아킬레스건을 물리다.

by lovefund이성수 2015. 6. 4.

삼성경영승계, 엘리엇에게 아킬레스건을 물리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 분위기 속에, 시장을 다시한번 뒤흔드는 재료가 오늘 아침 삼성물산에서 나왔습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어쏘시어츠 엘.피(금감원 전자공시 기준)가 삼성물산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여 7.12%보유하였다는 공시를 내면서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밝혔습니다.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하여 불합리하다라는 말이 많았는데, 여기에 해지펀드 엘리엇이 삼성그룹 경영승계 과정에 발목을 물고 말았습니다.

 

 

ㅇ 갑자기 등장한, 엘리엇(Elliott)이 물어버린 삼성 경영승계 약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부회장으로 지분승계를 넘기는 중요한 키 역할을 하는 과정입니다. 제일모직 지분 23%를 보유한 이재용부회장이 피흡수합병하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4.1%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쪽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매우 컸습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0.35'은 매우 불평등한 비율이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합병 기준가 기준으로한 시가총액 비율로는 합병비율이 얼추 비슷하지만 다른 펀더멘털 기준으로보면, 주가 수준이 너무도 불합리하다고 소액주주들은 보았기 때문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매우 갭이 크다]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에 0.35의 비율로 합병하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펀더멘털 기준으로 보면 갭이 크다는 것을 너무도 쉽게 확인 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먼저 자기자본(순자산가치)의 비율로 보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 보다 3배 큽니다.

두번째로 올해 1분기 매출액의 비율로 보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보다 5배 큽니다.

세번째로 올해 1분기 순이익의 비율로 보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보다 9배 큽니다.

 

삼성물산 주주들 입장에서는 합병비율이 수십배 불합리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오랜기간 그렇게 유지되어왔기에 시가총액 비율로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분명 펀더멘털측면에서의 차이는 합병과정에서 더 크게는 경영승계 과정에서 드러난 약점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약점이라고는 하지만, 워낙덩치가 크고 강력한 삼성"Samsung"이기에 그 누구도 이의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드러나 있는 약점을 본 해지펀드 엘리엇 어쏘시어츠 엘피(Elliot Associates. L.P)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확하기 약점중에서도 가장 핵심인 '삼성물산'을 공격하였습니다.

 

 

ㅇ 명분을 공표하는 엘리엇 "주주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그런데...

 

[삼성물산 지분 7%를 확보하며 약점을 공격한 Elliot, 사진참조 : pixabay]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확보를 공시하면서 이렇게 공표를 합니다.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라고 공시후 자료를 배포합니다.

 

마치,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하고자~~'라며 명분을 내세웠던 영웅담을 보는 듯하지만 엘리엇의 경영권 참여 공시는 과거 해지펀드들의 전례를 볼 때, 무조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외국계 자금에 의해 약점을 물리고 경영권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03년에 소버린 사태는 'SK경영진 교체와 지배구조개선'을 외치며 홍길동처럼 나타났지만 결국 1조원대 주가 차익을 남기면서 유유히 떠났습니다.

2006년 KT&G의 경우 칼아이칸이 다른 펀드들과 연합 해 KT&G지분 6.59%를 매입하며 경영시도를 하였습니다만, 간식히 국민연금의 도움으로 경영권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칼아이칸은 1500억원의 차익을 거두었지요.

 

10년전인 2004년 삼성물산이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에 지분 공격을 받았습니다.

삼성물산을 M&A하겠다고 하면서 반대로 주식을 팔아 3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떠났습니다.

 

그러하기에, 엘리엇 어쏘시어츠의 삼성물산에 대한 경영권 참여 공시는 무조건 반갑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하겠다'던 영웅들이 오히려 악당으로 변한 것처럼 말입니다.

 

 

ㅇ 삼성그룹, 한동안 밸류에이션 키 맞추기 전개될 수 있어

 

우연이든 필연이든, 삼성물산에 대한 엘리엇의 공시 직전인, 어제 오후늦게 갑자기 시장에서 제기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삼성SDS와의 합병을 전면 부인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하고 삼성SDS의 주가는 폭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 시나리오였던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실제로 진행되었다면 그 또한 합병비율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삼성전자가 삼성SDS에 비하여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진행과정과 한 맥락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에 엘리엣이 경영권 간섭이라는 지분경쟁의 칼날을 던졌습니다.

 

 

[회사가치보다 낮은 주가는 경영권 공격을 받기 쉽다, 사진참조 : pixabay]

 

경영권을 방어해야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지분력이 있을 때에는 회사의 주가가 올라가서 지분 견제 세력들이 감히 지분율을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호재성재료를 계속 뿌리고, 자사주매입 등이 이어지기도 하지요. 그리고 대주주들도 지분을 매수하면서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밸류에이션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주식들인 경우 다수의 견제세력들이 뛰어들어 올 수 있기에 합리적인 주가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되기를 기존 대주주들은 원합니다. 그래야 다른 2대,3대 견제 주주들이 지분을 모으더라도 지분율을 크게 높일 수 없기 때문이지요.

 

경영승계 과정에서 10여년 만에 약점을 공격받은 삼성그룹.

그 안에서 어떤 경영승계 시나리오가 변화되고 전개될지는 100%예측할 수는 없습니다만, 엘리엇의 공격으로 한동안 삼성그룹주 중 과도하게 저평가된 종목들은 제값을 찾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과도하게 고평가된 삼성그룹주들은 상대적으로 short 공격을 받으며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시기를 한동안....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15년 6월 4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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