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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작은 계기가 만드는 큰 투자심리의 변화

by lovefund이성수 2016. 2. 18.
작은 계기가 만드는 큰 투자심리의 변화

지난주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몰락할 듯 공포감이 만연했던 시장 심리가 이번주들어 전혀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정상이 만났다는 소식을 기점으로 유가,금융시장,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심리를 비관론에서 긍정론으로 바꾸어주고 있습니다.

작은 계기가 만드는 투자심리의 큰 변화, 시장을 읽을 때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 줍니다.

 

 

ㅇ 극단적 임계치에서는 작은 충격이 변화를 만든다.

 

과학 실험 중에는 "과냉각"이라는 실험이 있습니다.

맑은 물을 냉동실에서 냉각시켜가다보면, 분명 얼어야할 온도임에도 액체인 물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를 과냉각상태라 합니다. 이 때 손톱으로 물을 퉁~ 치기만 하여도 순식간에 물이 얼음으로 변해 버립니다.

극단적인 임계치에서 작은 충격이 극적인 변화를 만드는 대표적인 현상이지요.

 

이처럼, 심리도 어떤 임계치까지 가게되면 작은 이슈나 계기를 만나게 되면 순식간에 돌아서게 됩니다

 

 

ㅇ 베를린 장벽 붕괴, 작은 오보가 만든 동서냉전 종식의 계기

 

동서냉전이 심각했던 1980년대, 이 동서냉전의 종식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는 베를린장벽의 붕괴였지요.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1년 만에 동독과 서독이 다시 통일을 이룰 정도로 당시 베를린 장벽 붕괴는 동서냉전체제 붕괴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베를린 장벽 붕괴의 후일담을 보면 이탈리아의 언론사에서 동독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를 제한적으로 완화한다는 발언을 과잉해석하여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라는 제목으로 오보를 내었고, 이 작은 실수가 동서 냉전을 종식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작은 계기가 심리를 돌리면서 큰 변화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베를린장벽은 작은 계기로 무너졌고, 사진 : pixabay]

 

 

 

ㅇ 러시아/사우디 산유량 동결 : 연쇄적인 심리 전환을 만들다.

 

올해 글로벌증시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유가 급락"이었습니다.

유가가 급락하면 산유국들의 국가 재정이 악화되어 위기가 고조되게 되고 이로인하여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주식시장을 억눌렀습니다.

실제, 유가 급락으로 인하여 한국증시에서 중동 산유국(사우디 등)의 주식매도는 크게 늘어났고, 주식시장 수급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지요.

그래서 유가가 급락하는 날은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한국증시도 우울한 분위기가 가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시로 시장에서는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베네주엘라 위기, 사우디 붕괴 등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졌고, 이로 인하여 유럽 주요 은행들의 원유관련 투자 수익 악화로 "도이치방크"가 디폴트에 이를 것이라는 상상해도 끔찍한 비관론이 지난주에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심리가 임계치에 이른 상황에서...

 

러시아와 사우디 정상이 만나 산유량을 감산도 아닌 "동결"하자고만 했을 뿐인데 시장심리는 화답하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처럼 바로 유가가 치고 올라가더나, 세계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아오고 유럽 주요 은행 및 도이치방크 위기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때마침 연준에서 금리 인상 연기설도 이어지는 등 우연이든 필연이든 호재성 재료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번 러시아/사우디의 산유량 동결은 투자심리 임계치에서 작은 계기가 투자심리를 돌린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유가 안정을 계기로 투자심리도 안정되다. 자료 : marketwatch]

 

 

ㅇ 아직은 심리 전환이 미흡한 부분은 많지만...

 

그렇다고해서, 시장심리가 과열될 정도로 드라마틱한 전환은 아닙니다. 중국 쪽 불안감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아직도 살아있고 헤지펀드들의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Short공격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유가 안정이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전환시킨 상황은 아닙니다. 언제든지 시장이 출렁 거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의 유가 관련 작은 계기가 시장심리를 한 겨울같은 비관론에서 해빙모드로 돌렸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시장심리가 한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으면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크게 휘청거릴 수도 있고,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장중 급락이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한겨울같은 투자심리가 서서히 따뜻해지는 날씨처럼 풀려가고 있습니다.

투자심리에 온기가 돌기시작하면 악재가 나온다하더라도, 큰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는 아닌 단발적인 악재로 만들게 됩니다.

 

마치, 요즘 봄이 찾아오듯 날이 풀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꽃샘추위도 찾아올 수 있지만... 변화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투자심리안정 #비관론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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