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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아트라스BX 자진 상장폐지에서 보는 투자의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6. 3. 7.

아트라스BX 자진 상장폐지에서 보는 투자의 단상

아침 특징주에 올라온 수많은 종목 중에, 아트라스BX가 눈에 띄었습니다. 상한가는 아니지만 2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후, 5만원 이하에서 껌딱지처럼 붙어버린 주가, 뉴스나 공시를 보지 않더라도 특정 가격대에 올라가 오랜시간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경우 공개매수 이슈가 발생되었을 경우입니다. 그런데, 아트라스BX의 경우 이번 공개매수의 목적이 자진 상장폐지 때문입니다. 일년에 몇번은 우연히 보게 되는 자진상폐, 그 안에는 많은 주식투자 개념이 녹아있습니다.

 

 

ㅇ 일단, 자진상폐는 문제가 있는게 아니다.

 

상장폐지라는 단어 자체만으로 많은 개인투자자분들은 두려워합니다. 상장폐지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었다는 뉴스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자주 접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상장폐지의 경우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하여 발생되었기에 재산상 큰 손실이 발생되지만, 자진 상장폐지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기업이 스스로, 상장폐지를 하는 것이다보니 회사에 문제가 있어 강제로 상장폐지되는 것도 아니고,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오히려 지금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권을 공개매수하여주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반가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상장을 해 놓고, 왜? 자진 상장폐지를 하는 것일까요?

 

[아트라스BX 자진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발표하다]

 

 

ㅇ 주식상장 : 효익도 있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

 

비상장 기업들 중 많은 수는 코스닥이나 코넥스에 상장하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여러가지 요건을 맞추기 위하여 실적도 늘려야하고, 유상증자도 해서 자본규모도 키우기도 해야하기도 하며, 미래 사업 비젼을 제시하기 위한 고민도 해야합니다.

어렵게 주식시장(유가증권시장,코스닥,코넥스 등)에 상장하게 되면 여러가지 효익이 발생됩니다.

시장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하고자하면 비상장회사일 때보다 유리한 금리로 발행할 수도 있으며, 유상증자를 할 때 공모를 쉽게 할 수 있기에 큰 자금을 쉽게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장을 통해서 주주들의 유동성이 높아져, 시장에서 팔고 사기만 하여도 현금을 확보하기도 또는 주식지분을 쉽게 늘릴 수도 있습니다. (비상장일 때에는 맨투맨 거래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지지요)

 

그외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들도 많이 있습니다.

상장기업이라는 타이틀은 직원들의 프라이드를 높이기도 하고, 상장되어있다보니 뉴스가 자연스럽게 많이 발생되어 홍보효과가 저절로 생기고 주주들의 회사 사랑 효과(기왕이면 투자한 회사 상품을 사려는 경향)로 마케팅 효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상장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상장 유지를 위한 여러가지 행정적 비용들 뿐만 아니라 상장기업의 투명성 때문에 생기는 업무상 불편성. 주주수의 증가에 따른 업무 증가 및 주식관련 담당 부서의 부담 가중. 주가 안정을 위한 IR활동 등 신경써야하고 비용이 지출되는 일이 은근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업력이 오래되고 우량한 기업의 경우 "우리 회사가 굳이 상장 유지해야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또는 사업이 정말 튼튼하고 우량한 기업의 경우 아예 상장 자체를 안하는 경우도 은근히 많습니다.

필자의 지인 중에 우량한 기업을 경영하고 계신분이 있습니다. 우연히 "이제 상장하셔도 되지 않으신가요?"라고 물어보았더니, 손사레를 치시면서 전혀 계획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상장에 따른 효익보다 상장에 따른 비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ㅇ 자진상폐 : 주주입장에서는 일단 긍정적 그리고 공개매수가격

 

자진상폐를 하게 될 때, 공개매수가 같이 진행됩니다.

(※ 간혹 비양심적인 기업의 경우 상장폐지를 하기 위하여 고의 부도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양심적인 기업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 상폐를 진행합니다. 이 때 공개매수가격은 시장가 대비 할증된 가격으로 기업이 주주들에게 제시하게 되기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공개매수가로 주식을 매수한다하더라도 기업가치대비 현격히 낮아 부담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달리보자면 고평가된 종목이 자진상폐를 할 가능성보다는 저평가된 종목이 자진상폐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이번에 아트라스BX의 경우도, 공개매수가 5만원은 BPS(주당순자산가치) 수준이며 최근 수년간의 EPS가 5천원대 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만원도 싼 가격이었던 것입니다.

 

[아트라스BX 공개매수가 바로 밑에서 시세가 고정되다]

 

ㅇ 공개매수가 그 이상 올라가기는 힘들고, 오히려 시장에서 매도하는게...

 

주가가 단숨에 공개 매수가격까지 올라갔으니 더 올라가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시는 분도 계십니다만 공개매수가 이상 올라가지도 않고, 공개매수가에서 떨어진다하더라도 그 폭은 매우 미미 합니다.

어쩌다 공개매수가격을 찍을수는 있지만 그 것은 순간의 찰라일 뿐입니다.

 

이론적으로 매매비용 감안하여 매입하고 공개매수가에 매도하였을 때 작은 이익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가격에서 시세가 공개매수 기간 형성됩니다.

오늘 아트라스BX의 경우도 49,600원즈음에서 가격이 딱 붙어있는 이유도 지금 가격에서 매수하면 공개매수가 5만원대비 수익률 0.8%정도에서 매매비용을 빼더라도 작은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대 때문입니다. 한달도 안되는 시간에 작은 이익을 내면 연환산하였을 때 시장 금리 이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전략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주주입장에서는 어찌해야하는가?

공개매수 기간 주가는 높아져봐야 공개매수가 5만원입니다. 그 이상되기도 힘들고 만일 순간적으로 5만원을 넘었다하더라도 매도가 순간적으로 쏟아져 5만원 이하로 회귀하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공개매수 기간에 차익을 조금 더 높이려는 것보다는 기회비용을 감안하여 오히려 다른 투자 기회를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공개매수의 경우 장외거래에 따른 세금이 부과가 될 수 있기에 차익이 큰 경우에는 오히려 가격이 몇백원 낮다하더라도 상장되어있을 때 매도하는게 유리합니다.

 

 

기업의 자진상장폐지 그리고 그에 따른 공개매수 속에는 위에서 언급드린 투자 원리 외에도 기업운영 철학이 녹아있습니다. 왜 상장폐지를 자진해서 하는지를 고민하다보면, 우리가 왜? 우량한 저평가주에 투자를 해야하는지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2016년 3월 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공개매수 #투자원리가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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