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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가하는 인덱스펀드 비중, 증시 체질을 바꾸는데...

by lovefund이성수 2016. 5. 16.

증가하는 인덱스펀드 비중, 주식시장에 체질을 바꾸는데...

인덱스 펀드, ETF 등은 대표적인 패시브전략을 취하는 자금원입니다. 정해진 주가지수에 최대한 근접시키며 운용되는 패시브전략은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액티브 전략과 종종 비교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패시브 성격의 인덱스펀드의 비중이 시간이 갈수록 증가세에 있습니다. 이러한 패시브 자금의 증가는 주식시장의 체질을 바꾸게 되고 결정적인 틈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ㅇ 패시브전략 vs 액티브 전략.

 

과거 투자자들은, 다이나믹한 운용을 선호하였고 멋지게 트레이딩룸에서 소리질러가며 펀드 자금을 굴리는 매니저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하기도 하였습니다. 투자 정보를 구하기 위하여 기업탐방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기업 연구, 산업 연구, 애널리스트의 리포트 분석은 액티브 전략의 전형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이러한 액티브 전략은 높은 초과 수익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에 인력의 전문성 뿐만 아니라 사람의 공도 많이 들어가고 자원(컴퓨터,서버,DB 등등)도 많이 들어가게 되지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운용에 필요한 수수료도 높게 책정이 됩니다.

 

이에 반하여 패시브 전략은 정해진 인덱스를 추종하기만 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KODEX200과 같은 ETF라면 KOSPI200지수만 추적하면 됩니다. 이러한 패시브 전략은 지수만 추적하면 되기에 운용방법이나 들어가는 자원이 액티브 전략에 비해서는 쉬운편이고 운용수수료도 싼편입니다.

단순히,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통계적 분석을 통하여 지수를 가장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꾸릴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물이나 옵션등을 활용하여 지수를 복제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발품을 덜 들이고 펀드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지수가 다양해 지면, 자연스럽게 그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나 ETF,ETN 등이 늘어나게 되는데 최근 몇년 사이 KRX(한국거래소), FN가이드, 매경 등에서 다양한 지수를 만들면서 패시브 전략을 취하는 펀드들이 늘기 시작하였고,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시대에 접어들면서 패시브 전략의 비중 확대는 당연시 되어지고 있습니다.

 

 

ㅇ 급증하는 패시브전략 비중

 

[국내주식형펀드 자금 중 패시브자금의 비중]

[원자료 : 머니투데이, KG제로인]

 

 

조사되는 통계치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자료에서 2010년대 들어 패시브 운용 자금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10%도 안되던 인덱스펀드 등의 패시브 자금이 최근 들어 35%수준까지 증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본적으로 패시브전략은 현대투자론을 기본 축으로 잡고 있습니다.

시장은 효율적이기에 모든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어있고, 이 뿐만 아니라 정보가 랜덤하게 발생하면서 주가 또한 랜덤하게 움직이기에 투자자들은 주가지수(인덱스)를 초과하여 수익을 낼수 없다는 개념이 패시브전략에 들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연구자료에서 인덱스 추종 전략이 패시브전략보다 성과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결과가 이어지면서 인덱스펀드에 대한 인기는 높아졌고, 1970년대 처음 탄생한 인덱스 펀드는 이제는 전 세계 자금운용 시장에 큰 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덱스 중심의 자금 운용이 금융시장에 특이한 성격을 만들었습니다.

 

 

ㅇ 지수 구성 종목을 바꾸는 시기 : 희비가 엇갈리고

 

작년 MSCI 신흥지수에 중국A증시가 편입된다는 이슈가 나왔을 때, 한국증시가 동요되기도 하였습니다.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낮아지게 되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나 ETF들이 한국 주식의 비중을 낮추기 때문에 한국증시에 악재로 해석되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2013년 상반기 뱅가드 인덱스 교체 때에는 9조원대 매물 부담이 한국증시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글로벌지수 뿐만 아니라 한국증시 내에서도 코스피200지수가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게 될 때마다 편입종목들의 강세, 제외 종목들의 상대적 약세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덱스 펀드의 비중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지수 구성 종목을 교체하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관련 섹터나 종목, 국가지수는 크게 요동치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의 자금력이 막강해 지면서 그 자금들의 비중 조절이라는 자금 흐름에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현대투자론에서 가정하는 다양한 합리적인 투자자들이 만드는 효율적 가격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패시브자금 자체가 가격을 만드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중요한 틈을 주식시장에 만들게 됩니다.

 

[한국거래소에서는 다양한 지수를 만들고, 패시브 펀드도 늘고 있다]

 

 

 

ㅇ 패시브 펀드의 활성화 : 오히려 비합리적 시장을 만들 것

 

투자자금이 작을 때에는 내가 원하는 가격으로 사고 파는게 쉽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금 규모가 커지게 될 경우에는 시장을 움직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시장은 비효율적인 모습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인덱스 펀드나 ETF 등의 대부분 패시브펀드들이 효율적 시장을 가정하고 인덱스를 추종하지만 이 인덱스 자체가 패시브 자금이 커지면 커질 수록 왜곡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패시브 자금이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되면 나타날 현상을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차별화 장세(지수 상위 종목만)

주가지수 종목들만 매매하는 패시브 전략이 커지면 커질 수록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에만 매수세가 유입되고 그 외에 종목들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 비합리적인 주식이 시총이 높아서 계속 편입되는 상황

최근 코스닥에 코데즈컴바인이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 계속 자리를 하게 된 이유가 바로 FTSE스몰캡 지수에 편입되었기 때문입니다. 비합리적인 주식이 시가총액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자리를 유지하게 되는 비합리적인 모습이 나타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셋째, 시총이 작으면 지수에서 소외되고 극단적인 저평가 수준까지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참 알차고 좋은 종목인데 회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소외되고 계속 기업이 성정하더라도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걷다가 철저하게 소외된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건강식품 광고처럼 "참 좋은데 뭐라 말할 수도 없는데" 투자자들은 외면하게 되고 극단적인 저평가 수준에 이르게 되면서 비합리적인 주식시장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ㅇ 가치투자자 관점 : 패시브펀드 늘어나면 오히려 고마울 수 있다.

 

다양한 패시브 전략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조건을 갖추지 않은 종목들은 계속 외면받을 밖에 없을 것이고 반대로 시가총액이 높다는 이유로 고평가되고 비합리적인 종목이 계속 시총 상위를 지키고 있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수면 아래에 패시브 자금들이 버려둔 종목들이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참 좋은데, 뭐라 말할 수 없는 종목이지만 버려진 종목들은 가치투자자 관점에서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런 종목들이 시가총액이 높아져 지수 편입이 될 경우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어 큰 상승이 만들어 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형성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패시브펀드의 증가는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기회를 많이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단, 그 값을 제가치를 받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지수 종목 교체 주기인 수개월은 기본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몇년만에 주가가 제값을 찾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간의 인내를 이겨낼 수 있다면 패시브전략의 증가는 꾸준한 수익률을 계속 만들어 가 줄 것입니다.

 

2016년 5월 16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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