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주식 거래시간 연장, 투자문화에 미칠 영향은?

by lovefund이성수 2016. 5. 18.

주식 거래시간 연장, 투자문화에 미칠 영향은?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30분 연장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언제 시행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7월부터 주식 거래 마감시간이 30분 늦춰지면서 3시가 아닌 3시30분으로 바뀌는 것으로 거래소가 증권사들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식 거래 연장 시간 30분, 큰 시간은 아니지만 그 30분이 투자 문화에 던지는 의미는 은근히 큽니다.

 

 

ㅇ 2000년 5월 22일 점심시간 휴장 없어진 뒤, 16년만에 거래시간 변경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에 휴장되었었습니다. 당시 증권사 지점에 구경가보면, 사람들이 12시만 되면 객장에서 나와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다보니 점심시간에는 객장이 한산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 점심 시간 휴장이 2000년 5월 22일에  사라지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휴식없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그 이전 98년까지는 토요일도 주식시장이 열렸었다가 98년 12월부터 토요일 개장이 사라졌었지요)

 

이러한 거래시간 변경이 16년만에 진행되게 되었고, 올해(2016년) 7월 1일부로 마감시간이 30분 연장되어 3시 30분으로 변경되게 됩니다.

 

 

ㅇ 30분?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던지는 의미는 크다.

 

필자의 지인들이 필자에게 전화를 할 때, 무의식중에 3시 넘어서 전화를 주곤 합니다.

"주식시장이 3시에 끝나니까, 시간 맞춰서 전화했어"

 

3시 넘어서 전화하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필자 또한 증권사 직원분들 혹은 업계분들과 통화를할 때 3시를 넘겨 되도록 전화를 하려하는 것을 보면, 3시라는 의미는 주식투자자들에게 무의식에 각인된 시간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30분 더 연장되어 3시 30분이 된다하면, 주식투자자 그리고 증권업계에 있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매 시간이 30분 연장되니 증권사 직원이나 트레이딩을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30분 더 매매에 신경을 써야하기에, 실질적으로 하루 마감은 3시 30분 이후 시간외 거래가 모두 끝나는 4시 대로 바뀌게 되고, 이 이후에 이어질 서류처리, 잔무 처리 때문에 지금보다 퇴근시간이 30분 이상 길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죠. 상장기업들이 비겁하게 거래시간 끝나고 공시를 내놓을 때, 담당자는 3시가 아닌 30분을 더 기다린 3시 30분 이후에 공시를 내놓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아마도 퇴근시간 풍경도 바뀔 것입니다. 여의도 퇴근길은 6시부터 여의도역에 사람들이 퇴근을 위해 서있는 긴줄이 정말 길어 입이 떡벌어집니다. 이 퇴근 줄은 6시 30분에 피크를 이루는데, 이 퇴근 피크 시간이 7시로 늦춰진 풍경을 보겠지요.

 

전체적으로 30분 늦어지는 시간 개념 아마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거래시간 30분이 연장되면, 사진참조 : pixabay]

 

 

ㅇ 단기 트레이딩 관점 : 초단기 전략들 모두 폐기될 수 있다.

 

투자 전략을 세우고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원데이타(Raw Data)의 특징이 크게 반영되게 됩니다.

트레이딩 전략에 따라 틀리겠습니다만, 초단기 전략을 사용하는 시스템트레이더, HFT(고빈도거래), 그외 개인투자자가 경험적으로 만든 단기투자 전략들 중 다수가 이번 거래시간 30분 연장으로 폐기되어야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2000년 5월 점심시간 휴장 제도가 없어진 이후 지수데이타,선물,주가 데이타에는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점심시간 휴장 때에는 한시간 동안 긴 공백이 있었지만, 2000년 5월 이후에는 그 시간에 거래데이타가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전략에 따라서는 백테스팅 기간에 2000년 5월 이전 데이타를 무시하고 테스트를 해야하는 알고리즘 전략들도 많았습니다.

 

그 당시 필자가 느꼈던 전략 폐기와 변형 수준은 아니더라도 거래시간 30분 연장은 단기 트레이딩 전략의 전반적인 변형을 가져올 필요가 있고, 단기 투자전략을 가지신 분들은 이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특히, 30분 거래 연장으로 인하여 거래대금의 분산 그리고 주변 아시아국가들에 의한 시세 연동 등 복합적인 전략 모두를 고민 해야만 합니다.

 

예를들어 HFT(고빈도거래) 전략 중, 기관 프로그램 매매를 역이용하는 전략이 있다 본다면, 늘어난 거래시간에 의해 바뀌는 프로그램 매매의 매매 주기, 거래 패턴, 거래량 등을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고민하고 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꾸어야할 것입니다.

 

 

ㅇ 중국 증시와의 커플링 심화될 듯

 

중국증시의 거래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4시까지(중간 점심시간 존재)입니다. 홍콩증시는 오후 5시에 끝나지요.

지금까지는 중국증시와 한국증시가 중첩되는 시간이 180분(중국 점심시간 제외)입니다. 이 시간에 중국증시 변동이 한국증시에 영향력을 미치며 커플링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30분 늘어나게 되면 전체적으로 17%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증국증시와 연동되는 경향도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단기 투자전략들에 사용되는 중국시장 관련 변수의 비중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한국증시와 중국증시의 커플링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ㅇ 30분....

 

30분 이라는 거래시간 연장은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특히 오후 지쳐가는 시간에 30분은 더욱 더 그러하지요. 그리고, 그 늘어난 30분은 투자 문화와 투자 전략 그리고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늘어난 30분 만큼... 변화되는 것도 많고 잃는 것도 많고, 얻는 것도 많습니다.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