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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시장에 눌려져 있는 증시 에너지, 경상수지

by lovefund이성수 2016. 8. 1.

시장에 눌려져 있는 증시 에너지, 경상수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499억8천만$라는 소식을 한국은행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월단위로는 5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 이어졌습니다만, 불황형 흑자란 점에서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잠재적으로 한국증시에 큰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재료입니다.

 

 

ㅇ 52개월 연속 흑자, 그리고 99년 이후 18년째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경제지표로서의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연속으로 기록한 시점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습니다. 70,80년대에는 간헐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였지만, 본격적인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한 시점은 IMF이후인 1999년 이후 부터입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늘었다 줄었다 하기는 하였지만, 흑자는 이어졌고 2010년 이후에는 불황형 흑자이기는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폭은 매년 사상최대치를 경신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올해 6월 기준, 5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와 18년째 연속 흑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ㅇ 80년대 : 후반에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했을 때 증시 폭등

 

괄목할 만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은, 1980년대 중후반입니다.

85년에 플라자 합의 후, 일본 엔화가 강세기조로 들어가면서 한국 기업들은 엔고수혜에 따른 수출증대가 이어지면서 여기에 3저시대 호황과 함께,  80년대 후반 경상수지는 그 이전 연속 적자를 모두 잊을 정도로 강렬하였습니다.

 

[80년대 경상수지와 종합주가지수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그 시기 종합주가지수는 100p에서 80년대 초반부터 제자리 걸음을 걷다가 86년부터 괄목할만한 폭등세가 나타나더니, 88년과 89년 초반에 사상최고치 1000p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89년부터 경상수지 기조가 꺽이면서 종합주가지수도 그 맥이 꺽이기 시작합니다.

 

 

ㅇ 90년 초중반 무리했던 시장, 그리고 후휴증

 

90년대들어 경상수지 적자가 초반에 연속되면서 그 시기 증시도 크게 밀렸습니다. (깡통계좌 정리사태가 벌어졌던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러다 93년에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그 기세가 94년까지 이어졌지만, 오히려 94년부터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95년과 96년에는 당시로서는 사상최대급의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 후 97년에 IMF사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시기 증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지요.

 

[90년대 증시와 경상수지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그러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한 98년 이후부터 해서야 증시는 살아나기 시작하였고 그 추이는 99년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ㅇ 2000년대 경상수지 흑자 기조이어지는데

 

2000년대 들어 경상수지 흑자는 매년 이어지게 됩니다. 대신 증시의 반응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따라 반응하는 모습이 관찰되기 시작합니다. 2000년 경상수지 흑자폭이 2001년까지 줄어드는 과정에 증시는 IT버블붕괴와 엮여 크게 하락하지만 2003년~2004년 경상수지 흑자가 가속화되면서 증시는 크게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2005~2007년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는 가운데 오히려 증시가 크게 올라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증시가 과하게 상승한 오버슈팅으로 지금은 해석되어지고 있지요(마치 1994년 경상수지가 꺾였음에도 증시가 상승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 후 2008년 금융위기를 맞게 되고 경상수지 급감과 함께 증시도 크게 하락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2009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는 연속으로 계속 이어져 사상최고치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2012년 이후에는 매년 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습니다. 2000p에서 딱붙은듯 말입니다.

 

[2000년대 경상수지와 종합주가지수 추이, 자료 : 한국은행]

 

ㅇ 2010년대 증시 너무 억눌려 있다.

 

주식시장과 경상수지가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닐지라도 증시가 경상수지 대비 움직임이 과하다거나 눌렸다거나하는 부분을 어림짐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94년이나 2000년대 중반의 경우는 경상수지 추이 대비 주가지수가 과하게 상승한 오버슈팅 장세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반대로 2002년~2004년까지는 주식시장이 경상수지 흑자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후에 억눌린 에너지가 2005~07년의 오버슈팅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2010년 대 현재 매년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와 증시를 보면 증시가 크게 억눌려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비록 불황형 흑자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경제/금융 체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불황형 흑자 속에서 국부가 한쪽에서는 늘고 있음을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불황형 흑자다보니 사회전반적으로 퍼지지 못하다보니 일반인의 체감상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부동자금 증가로 볼 수도 있겠지요)

 

이런 억눌린 에너지들 증시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단 점은 어느 순간 작은 단초로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으로 에너지가 쏠리면서 예상 외에 큰 에너지가 발생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는 계속 누를 수는 없기에 이제는 그 힘을 더 이상 숨기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8월 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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