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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수세, 하지만 국내 투자자는 어디에?

by lovefund이성수 2016. 8. 2.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수세, 하지만 국내 투자자는 어디에?

당장에 브렉시트 이슈 이후, 외국인들은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4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기관 등 국내 투자자의 매수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런데 1년 단위로보자면 외국인들은 매수/매도를 반복한듯 보이지만 길게보면 은근히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매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속에서 2000년대 초중반에 나타난 수급주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됩니다.

 

 

ㅇ 은근슬쩍, 한국 주식을 쓸어담은 외국인

 

2016년 올해에만 8조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인 외국인, 비록 연초에 잠시 매도세를 보이기는 하였지만 시장이 조금이라도 살아나려하면 매수강도는 강해졌고, 6월 브렉시트 이슈 이후에는 단숨에 4조원이 넘는 매수세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매수는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18거래일 연속 순매수라는 기록을 만들어 갈 정도입니다.

 

[외국인 매수행진 속에 국내투자자들은 자취를 감추다]

 

 

그런데 국내 투자자는 올해 그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심지어 작년까지 매수세를 이어오던 연기금까지도 그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외국인들은 무주공산에서 한국 주식을 주워담다 싶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매수세 최근 몇년간의 장세에서 보면 일정기간은 샀다가 어떤 시기에는 매도하다보니 년간으로 외국인 매매 추이를 직관적으로 생각 해 보면 "이번에도 사다가 말겠지"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외국인들은 이 과정에서 은근히 그리고 오랫동안 한국 주식을 주워담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외국인 박스권 장세에서도 결국 순매수를 이어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뜨거웠던 시장이라한다면, 2009년부터 2011년 8월초까지의 랠리였을 것입니다. 이 기간, 외국인은 50조원의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뜨거운 열기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8월 이후 만 5년이 넘는 횡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5년 전 오늘 유럽위기로 8~9월의 폭락장이 발생하고 그 후 지루한 박스권장이 굳혀졌군요)

 

[2009년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 추이]

 

 

그 5년이 넘는 박스권 장세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1년 중에도 큰 매수세와 큰 매도세가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만 보자면 외국인들이 매수한 것을 그대로 다팔았구나라고 볼 수있지만, 긴 시각에서 보다보면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박스권 장세 속에서 외국인의 매수/매도가 반복되었지만 결국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세는 이어져 오히려 외국인이 한국주식을 꾸준히 매수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일정기간 꾸준히 매수를하였다지만 개인투자자와 투신권은 매도세로 일관하였습니다.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염증을 느끼면서 떠나갔고 일반인들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되는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투신권의 매도 또한 지속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외국인의 장기적인 매집 속에 국내투자자의 외면은 자칫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난 국내 투자자의 뒷설겆이 매수를 재현하는게 아닌가하는 우려감을 가지게 합니다.

 

 

ㅇ 주식시장을 외면한 국내투자자 결국 2006년 이후 뒷설겆이

 

[2000년대 강세장 후 뒷설겆이한 국내투자자의 수급흐름]

 

 

2000년 IT버블 붕괴, 2001년 911테러 등 굵직한 악재가 2000년대 초반 연이어 터진 이후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염증을 느끼고 떠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물량을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매집하였습니다. 그 시기 국내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모습에 이를 한탄하던 현인들도 많았습니다.

 

"결국 국부를 외국인들이 취하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외국인들은 2005년 이전에 매집을 끝냈고, 그 이후 강세장이 2007년까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은 유유히 수익을 확정하며 매도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상승장이 이어진 후에야 한국 투자자들은 뒤늦에 주식시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펀드붐이 뒤늦게 불면서 투신권에 돈이 몰려들었고 그리하여 2005년이 되어서야 투신권은 본격적인 매수세를 가동하였고, 상승장의 막바지인 2007년이 되었을 때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잔치는 끝나갔고 외국인들은 유유히 매도를 하는 과정에 국내투자자의 공격적인 매수가 있다보니 좋은 가격에 2000년대 초반에 매집한 물량을 차익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투자자들의 소극적인 모습에 한탄했던 현인들의 말이 그대로 현실화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잔치 끝나고 뒤늦게 와서 설겆이만 한 국내투자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집 그리고 국내 투자자들의 외면이 10여년전 그 때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때도 지금도 똑같은 말을 일반인들 그리고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말합니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무얼보고 투자해?"

"불안해서 투자를 못해요"

"경제가 않좋잖아.. 투자할 돈도 없어..."

 

10년전 그러했던 것처럼... 외국인들이 매집한 물량은 시장이 충분히 상승한 후에 매도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즈음 국내 투자자들은 "지금이 바로 인생역전의 시기야!"라면서 또 다시 흥분된 투자심리와 함께 외국인들의 물량을 뒷설겆이 해주러 뛰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2016년 8월 2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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