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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달궈지는 주식시장, 혈기넘치는 젊은 펀드매니저가 급증하고 있다.

by lovefund이성수 2017. 5. 23.

달궈지는 주식시장, 혈기넘치는 젊은 펀드매니저가 급증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2300p시대, 종가기준 신고점을 뚫은 어제 분위기가 오늘 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점점 뜨거워지는 날씨처럼 주식시장도 달구워지는 요즘입니다. "열기!"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젊은"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습니다. 역동성을 높여주는 젊은이 열정 때문일 것입니다.

그 열정을 발산할 젊은 혈기가 주식시장에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펀드매니저가 말입니다.

 

 

ㅇ 펀드매니저의 세대 교체 생각보다 빨리 진행 중

 

작년 12월 말, 필자의 글 "공포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펀드매니저가 늘고 있다."와 2013년 9월 5일에 작성한 필자의 글 "펀드매니저 젊은 매니저가 늘어나면 증시는 뜨거워진다"를 통해서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운용역의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언급드렸었습니다.

작년 12월 말 이 주제로 글을 쓴 이후 5개월이 흐른 지금, 그 세대 교체는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금융투자 협회의 전자공시 서비스를 조회하여보면,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경력 등의 자료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종합하여 살펴보다보면, 최근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았던 젊은 매니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운용역이 늘어나게 되면, 점점 운용인력들의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투자가 증가하게 됩니다.

금융위기를 겪은 매니저들은 위험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위험한 투자를 피하지만, 금융위기를 책으로만 배운 운용역들에게는 그저 "옛날 옛적"이야기이다보니 주식투자에서 진정한 위기가 무엇인지 실감할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잠재적으로 운용인력들의 평균경력이 금융위기 이후로 넘어가게 될 경우 시장은 소위 "겁"없는 펀드매니저가 시장을 지배하게 됩니다. 

 

[평균 경력 기간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자산운용사 수, 원데이타 : 금융투자협회, 분석: lovefund]

 

 

일단, 운용사별로 펀드매니저들의 평균경력 기간이 2008년 금융위기인 운용사 수를 세어보았습니다.

2013년 가을만 하더라도 7개에 불과했던 그 수가 2016년에는 21개사 그리고 2017년 5월에는 27개사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58개 자산운용사 중 48%이 이르는 제법 높은 수치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606명의 운용역 중 경력기간을 보았을 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경력을 쌓은 매니저의 비율을 조사하여보았습니다. 2017년 5월 현재 기준 606명 중 342명인 56%에 이릅니다.

이는 2013년 9월에 37%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이고 작년 연말에 조사했던 52%보다도 4%p증가한 수치입니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에 경력을 쌓은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자산 비중을 보면, 2013년에는 13%정도에 불과하였습니다만, 2016년 연말에는 37% 그리고 2017년 5월 현재는 38%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경력을 쌓은 운용매니저의 힘이 커지고 있다.원데이타 : 금융투자협회, 분석: lovefund]

 

 

금융위기 이후에 경력을 쌓은 매니저들의 평균연령은 1980년 생입니다. 대략 37~38세의 나이이고 평균경력은 4.7년입니다. 37살, 한참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을 때이고 의욕도 남다른 나이입니다. 특히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 해 보지 않았으니 주가지가 반토막 나는 50%폭락이라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당시 경험은 직접 그 시기를 보낸 분들 아니면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악성 매물로 투자 수익률은 악화되고, 윗선의 압박과 투자자들의 질책 그리고 TV에서는 폭락장에 대비를 못하였다고 금융회사를 비판하는 방송들이 매일 이어질 뿐만 아니라, 지수는 50%하락하였지만 보유 종목들은 더 심각하게 하락하는 상황 속에 만들어지는 고뇌 그리고 자책감 등과 같은 심리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들릴 뿐입니다.

(마치, 허리 아프다는 분들의 고통을 제3자가 보면 엄살피우는 것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한 경험이 없는 젊은 혈기가 주식시장에 증가하게되면 좋게 표현하면 증시에 모멘텀을 만들어 줍니다.

특정 업종이나 섹터에 대한 자신감, 자신의 투자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하면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주식시장에 차별화 장세를 만들기도 하고,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금융위기와 같은 고비를 겪은 선배 매니저들의 경우는 이 과정에서 자만심이 생기고 결국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긴다는 것을 알기에 자제를 당부하지만 주식시장이 상승세가 이어지고 젊은 매니저의 투자방식이 시장에 먹히면서 위험은 점점 간과되어 갑니다.

 

대표적인 상황이 최근에는 2015년 헬스케어/제약 랠리 때 있었습니다.

혈기 왕성한 젊은 매니저들은 헬스케어/제약주는 끝없는 성장세에 있다는 자신감에 드라이브 걸었고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선배 매니저들(임원 또는 팀장급)은 경고의 메시지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투자를 제한하기도 하였습니다.(이러한 상황이 뉴스로 흘러나오기도 하였습니다.)

 

 

ㅇ 더욱 높아질, 젊은 매니저의 비율 : 모멘텀 vs 만용

 

주가지수가 2300p을 넘어 신기록을 만들어가는 지금...

2015년에 제약업종에서만 나타났던 젊은 매니저의 혈기는 2017년 이후 한국 증시 전반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과거 위기를 경험했던 운용역들은 퇴사하거나 운용실무에서 점점 발을 떼어갈 것이기에 겁없는 매니저의 비중은 급격히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운용역들의 연령별 비율.원데이타 : 금융투자협회, 분석: lovefund]

 

 

아직까지는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매니저들이 현직에 많이 남아있고 높은 직책에 있기에 운용역들의 과열심리를 통제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들이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현업에서 손을 떼게 되면 점점 공격적인 운용역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새로운 성격을 만들고 있을 것입니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시장에 모멘텀을 만들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용기를 넘어 만용의 선을 넘어간 펀드매니저들도 다수 등장할 것입니다.

자신의 수익률을 과신하여 마치 자신이 투자의 신인 것처럼 느끼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는 어느날 시장은 서서히 그 끝에 이를 것입니다.

 

다만, 아직은 가야할 시간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매니저들이 만드는 증시 모습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어야하겠습니다.

 

2017년 5월 2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젊은_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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