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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8월 중순 조정장에서 투자자들이 정작 두려워했던 것은 트라우마

by lovefund이성수 2017. 8. 17.
8월 중순 조정장에서 투자자들이 정작 두려워했던 것은 트라우마

대북리스크가 트럼프 발언과 북한 매체 발언에 이번주 들어 극단적인 국면에서 해소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고 의례적인 표현을 언급합니다만 지난주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글 주제를 생각하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장 참여자들이 정말 두려워했던 것은 대북 리스크였을까?라는 생각 말입니다.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투자자들이 정작 두려워한 것은 눈에 등장한 대북 리스크가 아닌 투자자 뇌리에 남아있는 폭락장이라는 트라우마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ㅇ 조정장의 핑계가 필요했던 시장

 

벌써 5년 전이로군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정말 많은 유행어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명대사들이 있습니다만 그 중 "명분이 없다 아입니까..."라는 짧지만 굵직한 대사가 필자의 뇌리에 깊이 남았습니다.

 

"명분..." 이를 조금 평가 절하시켜 표현하자면 "핑계"라는 단어로 묘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촉,오 삼국지에서도 다른 나라를 처들어가기 전에는 나름대로의 명분을 만들고 쳐들어가는데 생각 해 보면 어짜피 결정은 해 놓고 핑계거리를 찾아 이를 명분이라 담대한 것처럼 포장한 것 뿐이지요.

 

주식시장도 여러가지 악재들 호재들이 등장할 때 보면, 특정 재료가 시장 하락을 이끄는 명분으로 등장합니다.

이번 하락장은 대북리스크라는 핑계로 조정장이 찾아오기도 하였고 시장을 크게 억누르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떤 시기에는 대북리스크가 크게 발생해도 주식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을 생각 해 보면 악재가 약세장의 명분이 되기는 어렵고 단지 핑계일 뿐이란 것을 생각 해 볼 수 있겠습니다.

 

결정적으로 조정장이 깊이 만들어지는데에는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고, 악재들은 그저 명분이라는 포장에 덮힌 핑계일 뿐입니다.

 

[시장 조정은 명분이라는 핑계가 필요하고, 사진참조 : 영화 범죄와의 전쟁]

 

 

ㅇ 충분히 상승 했던 시장, 하락장이 시작되자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8개월 연속 양봉을 그리며 7월까지 상승하였었고, 미국 증시 또한 큰 조정없이 매끈한 상승이 지속되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자자 중에는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기 시작하였지요. 상승추세에서 매도하고는 싶지만 팔고난 후 더 오를지도 모르기에 공격적인 매도는 나오지 않고 잠재적인 매도물량으로 명분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북리스크가 발생하고 증시 추세가 단기적으로 무너지니 잠재 매도물량은 실제 매도세로 등장하고 시장에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낙폭이 커질 수록 시장은 명분(?) 때문에 하락한 것이 아니라 더 큰 악재가 있을 것이라는 공포감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아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시장 참여자의 뇌리에 크게 남아있는 공포이지요.

이번 악재를 빌미로 지금까지 상승했던 시장은 그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추락할 것이라는 공포.

 

그것은 바로, 증시 역사 여기저기에 남아있는 폭락장이라는 트라우마입니다.

 

 

ㅇ 버블이 붕괴되어 2008년 금융위기가 재발할 것이다?

 

일반인들이 주식투자/펀드투자를 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 그리고 현재 시장참여자들이 염려하는 것은 바로 간간히 있어왔던 폭락장입니다.

2011년 여름과 2013년 6월 수준의 조정이 아닌 2008년 금융위기처럼 주가지수가 반토막 나는 그러한 충격적인 시기 말입니다.

 

"어쩌면 이번 조정이 제2의 금융위기가 될 것이다"라는 트라우마는 약세장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피어오르곤 하였습니다.

약세장이 전개되면 단기 조정의 이슈도 퍼펙트스톰, 닥터둠, 외환위기, 버블붕괴 등의 극단적인 표현이 투자자들의 눈앞에 등장합니다. (뉴스,매스컴, 인터넷,SNS 등)

 

정말 그런 일들이 터지게 되면 큰 시장 하락률과 개별 종목 단위에서는 극단적인 하락률이 만들어지기에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트리게 되는 정말 공포스러운 상황이지요.

 

그런데 한꺼풀 벗겨서 살펴보면 무조건 두려워할 일은 아니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 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장기 상승장도 있었다, 사진참조 : Yahoo파이낸스]

 

예를들어 현재 미국시장이 2009년 초 이후 횟수로 9년여 상승세가 이어지다보니 버블 논란이 있습니다. (사실 가격 수준이 높긴 합니다.)

그런데 상승한 연도수만으로 시장 상투를 논하는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경우 80년 초 이후 90년말까지 20년간 장기 상승랠리를 기록한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87년 블랙먼데이와 같은 상황이 한번씩 출렁임은 있었습니다만 장기 상승장은 2000년 초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한국증시가 7월까지 8개월 연속 양봉을 만들며 상승한 것에 대해 상투 우려와 폭락론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8개월 연속 상승한 상승률이 20%수준입니다. 천천히 페이스 조절하면서 달린 수준인 것이지요. 정말 빨리 급하게 달렸린 99년 3월 한달만에 주가지수 19%상승, 그 해 4월 한달만에 21%상승, 2005년 4월 말~7월 말까지 3개월 만에 22%상승한 주식시장과 비교한다면 상승한 속도만으로 상투를 논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ㅇ 짧은 조정은 있더라도, 정작 두려워해야할 진정한 버블까지는 아직.

 

물론 미국이든 유럽이든 한국증시든 지속적인 상승이 있어왔기에 짧은 조정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번 대북리스크로 발생한 일주일 동안의 하락률보다도 더 크게 짧은 시간에 하락하는 플래시 크래쉬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이 우리가 증시를 떠나야하는 정말 두려워할 그 버블 시기는 아니란 점입니다.

 

오히려 이번 짧은 조정으로 인해 과열 분위기로 접어들 뻔 했던 한국증시는 흥분이 가라앉혀졌으며, 필자 주변의 휴먼인덱스는 주식투자를 할 수 없는 곳으로 돈을 아예 묶어버린 경우도 생겼습니다.

시장에 대하여 투자자들이 우려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계감으로 인해 심각한 버블은 발생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한국증시가 저평가된 상황이란 점은 자주 강조드렸기에 살짝 토시만 남겨놓겠습니다.

 

우리가 뇌리속에 가지고 있는 폭락장이라는 트라우마. 아직은 그 트라우마를 상기해야할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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