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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이 매일 상승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by lovefund이성수 2017. 11. 6.

주식시장이 매일 상승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강하게 그리고 꾸준히 상승하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상승을 하기도 하지만 하락하는 날도 발생하지요. 혹은 높은 변동성으로 인하여 주식시장은 전형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주식시장이 등락이 거의 없이 지속적으로 상승만 하게 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요? 오늘 글 주제를 잡으며 고민하던 중 이런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ㅇ 주식시장이 매일 0.1% 씩 상승해도 1년이면 27%

 

하루 0.1%의 상승률은 크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루 상하한가가 30%인데 0.1%는 도토리처럼 작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 0.1%씩 꾸준히 주식시장이 상승하게 되면 1년이면 복리의 효과와 함께 27%라는 상승률을 만들게 됩니다.

매일 0.1%씩 1년 내내 상승하는 상황은 결코 만들어지지는 않지요. 급등 급락 속에 연 27%씩 상승하는 일은 왕왕있지만 연일 조금씩이라도 상승하는 증시 상승은 비현실적인 가상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오늘 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 해 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가상의 상황처럼 연일 상승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상승하는 증시에서는 이와 비슷한 상황과 현상들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ㅇ 매일 0.1%씩 상승하면 서서히 사람들은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다.

 

매일 0.1%씩의 수익률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만, 한달이면 거의 2%수준에 이르는 제법 큰 수익률입니다. 불규칙하게 움직이던 증시가 갑자기 매일 이런식으로 상승하게 되면 첫 한달은 투자자들은 의하하면서도 상승률에 만족하는 심리상태가 발생해 있을 것입니다.

 

"어? 조금조금씩 올라 이번달에 2% 올랐네?"라고 한달 정도의 한정된 시간 상승률에 만족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승률이 한달이 아닌 3개월, 6개월 점점 길어지게되면 투자자들은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승률이 당연시 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1년 정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은 매일 0.1%씩 1년 27%씩 상승해야한다고 기정사실화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앞으로도 그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처럼 말입니다. (끝없이 상승할 투자처 부동산 이라는 고정관념처럼 말입니다.)

 

점점 투자자들은 매일 0.1%씩 매년 27%의 수익률을 만드는 주식시장을 당연시하기 시작하고 그 수익을 거둔 자기자신을 스스로 우상화 하는 현상도 관찰될 것입니다.

"거 봐라! 내가 이렇게 될거라 말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투자자들은 자신감과 함께 미래에도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여기저기서 빚을 내어 레버리지 투자를 키워갈 것입니다.

 

 

ㅇ 이런 흐름이 2,3년이 흘러가면 아예 주식시장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 다는 신념이 생기고

 

이렇게 주식시장이 2~3년 정도 흐르게되면, 주식시장은 더 이상 위험자산으로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게 됩니다.

심지어 빚을 내어 주식투자를 한 이들이 1년에 50%! 100%의 수익률을 거두었다는 말에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주식시장에 급하게 뛰어드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매일 상승하는 증시가 2~3년 지속되면, 주식관련 대출 산업은 아예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고, 투자금에 10배, 20배씩, 심지어는 100배씩 엄청난 돈을 빌려주고 있을 것입니다. 왜? 주식시장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이라는 고정관념이 신념으로 다져졌기 때문입니다.

 

퀀트를 연구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백테스팅을 해 볼 때, 매수 후 보유 그리고 레버리지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결과들이 쏟아질 것이고, 증권사 객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가 당연시 되면서 신용융자는 기본 기타 주식관련 대출이 크게 늘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 이런 모습은 한국증시에서 나타났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 4년도 안된 시간에 종합주가지수가 100p대에서 1000p까지 올라가던 그 때 한국증시에서 실제 나타났었습니다. 그 당시 빚내어 혹은 신용융자를 내어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바보로 취급받기도 하였습니다.

 

 

ㅇ 추가로 1~2년 지속되면 경제의 모든 돈은 주식시장으로 쏠리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기 시작...

 

매일 주가가 0.1%상승하여 1년에 27%씩 상승하는 흐름이 2~3년을 넘어 4~5년에 이르게 되면 전국민은 거의 생업을 모두 접고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투자만 하여도 재산이 불어나고 빚을 내어 레버리지 투자를 하면 더욱 빨리 부가 늘어나니 일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반대로 투자를 하지 않았던 이들은 빈부격차를 크게 느끼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까지도 발생하고 있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이 끝없이 상승하고 레버리지 투자 증가로 통화량이 폭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발생하면서 이상하게도 주식으로 돈을 벌었는데도 삶은 생각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어느 순간 상승하는 주식시장도 좋지만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을 인지한 정부는 증시 과열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내놓겠지요. 물량을 늘려 시장을 잠재우기 위한 국민주 공모라던가, 엄청난 규모의 IPO를 승인하면서 공급을 늘려 주가를 안정시키려 할 것입니다.

당연히, 국민연금은 자연스럽게 늘어난 주식비중 때문에 연일 매도를 하면서 시장에 압박 요인을 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ㅇ 그리고 어느날, 0.1%라도 하락하는 날이 찾아오면...

 

지금까지 0.1%씩 매일 상승하던 것이 5년간 지속되어왔기에 당연시 되었던 주식시장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어느날 0.1%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어!!!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경제TV에서는 시장이 폭!락!했다면서 흥분섞인 뉴스를 쏟아내고 있을 것입니다.

(매일 0.1%씩 5년을 상승한 것이 관성화 되었기에, 0.1%하락은 5년내 최대 하락인 것이지요)

 

그리고 100배씩 레베리지 투자를 한 이들도 많았기에, 0.1%하락은 10%의 투자손실을 의미합니다. 충격과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머리를 쥐어짜며 괴로워하는 뉴스들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은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한명 두면 매도세가 발생하는데 증시는 어느 날은 0.1%하락이 아니라 1%하락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100배씩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자는 마진콜과 파산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일이 발생한 다음날은.... 모든 투자자들이 탈출하기 시작하면서 단 몇일 내내 주식시장은 하한가를 연일 만들고 있을 것이고, 마진콜이 늘다보니 매도되지 못한 물량은 깡통계좌가 되어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1990년~92년 당시 깡통계좌 정리 사태가 이러하였지요)

 

 

ㅇ 아직은 멀었지만, 그 어느날 신용융자는 폭증 해 있을 터...

 

미국증시를 보다보면, 매일 상승하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당연히 상승하는 증시라는 고정관념은 신용융자를 크게 늘리게 되지요. 올해 미국 뉴욕증권 거래소의 Margin Debt(미국 신용융자)가 600조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증시 상승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시장 상승기마다 신용융자는 크게 늘어나는데..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한국증시도 비슷합니다. 위의 표는 신용융자 금액의 전체 그리고 각 시장별 통계자료입니다.

시장 상승기마다 신용융자는 크게 늘고, 특정시장이 활황 일 때는 그 시장에 특히 신용융자가 급증하는 특징이 나타납니다. 앞에서 언급드린바처럼 꾸준히 상승하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2010년~2011년 차화정 랠리 때에는 유가증권 시장의 신용융자가 폭증하였고, 2015년 스몰캡 랠릴 때에는 코스닥 신용융자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대형주 중심 장세에서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닐지라도, 이는 차후 증시에 체질을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되어줄 것입니다.

승승장구하는 증시, 저도 원하고 꾸준한 상승을 기대합니다만 그 안에는 자칫 신용융자와 같은 레버리지 투자가 너무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당연시 되는 투자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생각보다 빨리 D-day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는 증시가 조금만 하락해도 급격히 즐어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간간히 발생되는 증시 조정은 레버리지 규모를 간간히 줄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볼 수 있겠습니다.

마치 눈사태가 조금씩 자주 일어나야 큰 눈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작은 조정은 장기적인 상승에 꼭 필요합니다.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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