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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투자는 과연 자신의 팔자소관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7. 11. 8.

주식투자는 과연 자신의 팔자소관일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사람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듯 합니다. 어제 이번에 출판된 저의 책을 위해 고생하신 출판사분들과 식사를 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연히 이런 주제가 대화에 등장하였습니다. "주식투자는 자신의 운명/팔자다"라는 의견이 나왔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고보니 타고난 천성에 따라 주식투자 결과도 달라지니 일정부분 일리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과연 주식투자가 자신의 팔자소관일 뿐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ㅇ 나이가 들 수록 실감하는 타고난 천성. 이를 운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필자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흰머리가 늘어난 수많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의 삶을 접하였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도 그러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수많은 이들 중에는 희한하게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인생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몇년에 한번씩 사기 사건을 당하여 힘들게 모은 돈을 모두 날리는 분들, 몇년에 한번씩 욱하는 성격에 큰 사건을 반복적으로 만드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한결같은 성격, 꼼꼼한 성격이 인생 내내 이어지면서 재산이 저절로 쌓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사주팔자에 의해 결정된 운명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를 주식투자로 연장하여 생각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는 주식투자를 할 팔자가 아니다."

"나는 주식투자를 할 때 한방에 승부를 봐야하는 팔자다."

등등등

 

그리고, 자신의 투자 결과에 대하여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생각하며 손실이 발생하면 팔자 탓, 수익이 나면 나의 운명!이라고 미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ㅇ 첫째 : 주식투자는 자신의 운명이 아니라 주식시장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

 

만약 자신의 운명이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를 가정 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이 분은 지금까지의 주식투자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운에 대한 점을 보러가면 십중팔구 "당신은 주식투자할 운명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주가지수 인덱스 펀드 혹은 주가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고 계속 보유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그 분의 운명처럼 주식시장은 손실을 그에게 안겨줄까요?

아니지요. 주식시장은 그저 자기 갈길을 가게 됩니다. 경제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 주식시장은 상승세와 호황을 만들 것이고 반대로 경제가 나빠지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 주식시장은 하락장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즉, 주식투자 결과는 그 사람 본인의 운이 아니라 어쩌면 글로벌 경제 혹은 나라 경제 그리고 기업들의 가치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장기 보유할 경우 자신의 사주팔자가 어떻다 한 들 플러스 수익률을 만들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여도, 사람들은 그저 주식투자를 자신의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팔자로 인해 만들어진 성격이 결국 매매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도 과연 자신의 운명에 따르는 것일까? 사진참조 : pixabay]

 

 

ㅇ 둘째 : 자신의 주식투자 결과는 운이라기보다는 결국 자신의 노력!

 

가끔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혹시 내가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이어온 이 과정들이 내 운이었을까라는 생각 말이죠. 얼핏 생각하면 참으로 운이 좋은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2001년 911테러 직전에는 연구삼아 들어간 옵션 양매수가 엄청난 결과를 만들기도 하였고,

2005~7년에 경험한 제약/바이오 강세에 가치투자 관점에서 접근하여 높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2010년대 어느날 우연히 집안 우환이 있어 잠시 대규모로 현금화를 하였더니 그 해 있었던 가장 큰 폭락장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의 이야기를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하여주면 주식투자 운이 강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2000년 IT버블 붕괴 때 최악의 손실률을 기록하였고, 2003년 차별화 장세에 속앓이, 2008년 금융위기 때 겪은 가을 증시 쇼크, 2010년대 초 차화정 차별화 장세 때 상대적 아쉬움 그리고 올해 IT대형주 차별화 장세 등등 다른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운이 없어 보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필자는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꾸준히 쌓아갔습니다.

하지만 십수년의 시간 필자가 만나보았던 주변에 수많은 개인투자자 중 증시에서 생존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 합니다. 과연 이 모든 상황들이 그저 자신의 운이었을까요?

필자는 운명은 결국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필자가 젊었던 때에는 '무대 공포증'같은 것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말을 더듬거리기도 하여 말이 안나올 정도로 소심하였습니다. 대범하지 않은 성격에 도박(화투/트럼프)도 하지않다보니 주식투자와 맞지 않는 팔자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말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내 성격에 맞는 투자 방법을 찾고 그 투자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투자 결과도 따라와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투자 관에 맞게 성격도 조금씩 바뀌어 가려 노력하였습니다. 저의 책 '시간을 이기는 주식투자 불변에 법칙'에서도 언급드린 것처럼, 조급했던 성격을 차분하게 바꾸면서 과거에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깜빡 거리면 건너기 위하여 급하게 뛰어갔지만 어느 해부턴가는 다음에 건너면 되지 뭐... 라는 생각에 다음 신호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가치투자자에게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느긋함과 기다림 그리고 마음의 동요를 막기 위한 노력은 과거와 다른 저의 성격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성격은 어려움이 있는 중에도 투자원칙을 강하게 지킬 수 있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주식투자는 본인의 운명이나 팔자로 생각하시나요? 본인의 운명은 결국 성격에서 만들어져 간다고 필자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격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 생각보다 크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를 통해 큰 수익률을 거두신 분들 중에는 자신의 운이 하늘을 찌른다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익률은 자신의 운명이 아닌 주식시장이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는 겸손함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겸손함이 천성에 없으면 자신이 만든 수익률은 어느 순간 손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말 것입니다.

 

2017년 11월 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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