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종목들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를 구하기 정말 쉽습니다. 해당 증권사 홈페이지에 가면 따끈따끈한 리포트를 구할 수 있고, 친절하게도 이러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통계치를 서비스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료들을 살펴보다보면 전 종목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0여개의 상장 주식 중 많아야 30%수준정도 뿐입니다. 심지어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도 분석 리포트가 아예 없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런 종목 분석 자료가 적으면 적을 수록 기업의 주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ㅇ 과거에 비하여 더욱 많아지고 찾기 쉬워진 증권사 리포트...
글 주제를 잡고 곰곰히 생각하다, 과거 2000년 첫 직장에서 열정을 바쳐가며 기획했던 컨텐츠가 떠오르더군요. 옛 자료가 있나 뒤적거리다보니, 그 당시 기획했고 사이트에 론칭했던 여러가지 컨텐츠 중에 "기관예측자료"가 있었습니다.
[2000년 당시 필자가 기획하고 만들었던 기관예측자료 로데이타]
위의 표가 바로 그 자료 중 일부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조흥은행도 표에서 보이는군요, 자료를 살펴보니 2000년 여름부터 1년여간 증권사가 커버하는 종목들의 증권사 리포트는 3000건이 넘었습니다. 이 자료를 그 시절 수작업으로 수집하고 가공하여 웹서비스를 하였었지요.
(당시 서비스를 이어가려하였지만... 당시 그 벤처회사의 운명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즘은 여러 업체들이 이러한 증권사 분석 자료들을 인공지능화된 머신들이 수집하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을 통계화하여 HTS 혹은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 종목 메뉴에서 쉽게 조회하고 투자 참고자료로서 활용하기 쉽게 시대가 발전하여 바뀌었습니다.
ㅇ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의 10월~11월22일까지 리포트 수를 세어보다.
글 주제를 구상을 이어가다 갑자기 "요즘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는 리포트들이 얼만큼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그 리포트 수는 어마어마하겠지만 말입니다. 과거 필자가 자료를 수집하던 2000년 당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라 하더라도 한 종목에 대한 1년간의 리포트수는 10개가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10종목을 선정하고 증권사 리포트 정리 자료를 수집하는 사이트(공개자료)를 통해 종목별 10월~11월 22일까지의 리포트 수를 조사하였습니다.
이 리포트 수는 종목 개별 리포트 뿐만 아니라 산업리포트안에서 언급되는 해당 종목 자료수까지 포함하기에 실제보다 조금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거래소와 코스닥 시총 상위 10종목들의 10월~11월22일까지 분석 리포트 수]
[원데이타 참조 : 씽크풀 TP리포트분석]
자료를 조사하여보니 유가증권시장(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의 리포트수는 평균 31종목이었습니다. 종목마다의 심한 편차 없이 두 자리수의 리포트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대략 2달여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이 거래소 보다 작아서일까요? 종목당 평균 11개의 리포트가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1,2위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리포트 수가 19개와 14개인 것은 코스닥 시총 상위이기에 당연한 것입니다만, 신라젠,바이로메드,코미팜은 리포트 수가 아예 없고, 티슈진도 1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왠지 석연치 않습니다.
이 중 헬스케어/제약만 떼어 보면 종목 당 평균 리포트 수는 6.8개로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ㅇ 분석 자료를 내지 않은 종목 : 비합리적인 주가 수준에 있게 된다.
종목 분석 리포트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눈을 꼭 감고 있다가 느낌이 나온데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애널리스트가 발로 뛰며 회계분석과 산업 분석 등 다각적인 분석을 한 후에 나오는 귀한 자료들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 중에는 이런 자료가 의미없다 하거나 작전세력과 결탁되었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합리적인 분석 속 끝에 자료를 내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귀한 자료들은 결국 합리적인 기업가치 수준으로 주가가 움직이게 합니다. 그래서 증권사 분석 리포트가 많은 대형주의 경우는 스몰캡들에 비하여 주가 수준이 합리적인 수준 혹은 정보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효율적인 주가 수준에 근접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분석 리포트가 커버하지 않는 대다수의 스몰캡들의 경우는 합리적인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큰 괴리를 그리며 주가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평가된 종목들은 소외되어있다보니 제값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반대로 고평가되었다한들 이를 경고하는 리포트들이 없으니 주가가 말도안되는 높은 가격에 있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증시 문화에서는 부정적인 [매도]리포트를 보기가 매우 힘듭니다.
이에 대하여 애널리스트가 잘못되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게 아니라 투자 문화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매수 리포트에 대해서는 별말없이 속으로 호호 웃다가도, 매도 리포트가 나오게되면 광분하며 해당 애널리스트에게 압박을 가하게 되니 매도리포트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는 개인의 압박 뿐만 아니라 자산 운용 기관들의 압박도 동시에 가해지다보니 매도리포트를 쓴다는 것은 회사를 그만두어야할 정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올해 5월 EBN에서 나온 "투자의견 비율공시 2년... 증권사 리포트 '매입'만 있고'매도'는 없다"라는 기사를 보게 되면, 그 실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국내증권사의 매도리포트 비율은 소수점을 제외하면 0%입니다.
과열을 보고 과열이라 말할 수 없어서일까요?
몇몇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분석 리포트가 최근 두달 아예 없다는 것은 중립리포트 보다도 더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7년 11월 23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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