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5년은 가능할까? 2017년과 2004년 증시가 유사하긴 하지만
지난 11월 9일 자 필자의 글 "주식시장2004년 그리고 2017년 겹쳐보이는 듯한 증시"에서 여러가지 공통점을 언급드린바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한국증시는 제 값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밸류에이션 레벨이기에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 있습니다. 그러한 기대처럼 2017년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충분히 상승하였습니다. 마치 2004년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2017년 이후 증시는 2004년 이후에 나타났던 것처럼 강력한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을까요? 시장 기대는 2005년을 기대하고 있긴 합니다만...
ㅇ 2004년과 유사한 2017년 증시 내외 상황
2004년 당시와 여러가지 정황은 너무도 유사합니다. 지난 11월 9일자 필자의 글에서 언급드린 몇가지 공통점을 다시 정리 해 보자면,
첫번째로, 2000년대 초반 지속된 차별화 장세로 인하여 당시 스몰캡은 2~3년간 가격이 눌려왔었고, 2017년 최근까지도 스몰캡은 2015년 이후 실질적인 차별화 장세를 경험하여왔습니다.
두번째로, BDI건화물 운임지수가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으며,
세번째로, 미국경제 회복과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 2004년 후반처럼 미국은 금리인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네번째로,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 속에 국내 투자자인 개인과 투신은 매도세로 일관하던 가운데, 2004년 후반처럼 펀드쪽으로의 자금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유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11월 9일 글에서 언급드렸던 내용이었지요.
이 외에도 다섯번째 유사점으로 국민연금의 운용전략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2004년 당시에는 단계적으로 국내주식투자 비중 확대 국면 그리고 최근에는 대형주 중심에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쪽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섯번째로는 2000년대 초반 참여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강화로 당시 잠시나마 부동산시장이 주춤하였고 부동산 자금에 있었던 스마트머니 중 일부가 증시에 들어와 에너지를 불어 넣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 현재는 8.2부동산 대책 후 신DTI적용 예정 등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비록 2000년 초반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과열지역은 계속 상승하지만... 여타 지역에서는 브레이크가 잡히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듯, 비슷한듯한 2004년과 2017년의 증시 내외 상황만 보면 마치 2005년 증시가 재현될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2005년 연초 당시는 아무 종목만 사도 그 해 연말 100%이상 수익 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지요.
ㅇ Again 2005년? 기대와 다를 수도...
잠시 2005년 직전 2004년 당시 증시 상황을 떠올려보겠습니다.
2004년 연말이 다가올 즈음 3년여 억눌린 차별화 장세로 인하여 대형주를 제외한 스몰캡의 전반적인 시장 밸류에이션은 크게 낮아져 있었습니다.
시장 전체 PBR레벨은 2004년 당시나 최근 2017년이나 1.16배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여줄 정도의 시장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대형주 아래에 있는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은 오랜 차별화 장세로 인하여 전혀 다른 극단적인 저평가 상황이었고 그러다보니 저평가 된 종목으로 선정된 정목들의 밸류에이션은 지금과 큰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필자의 경험상으로도 2004년 연말 즈음, 대충 종목을 조사하여보아도 배당수익률이 10%를 넘어가는 종목이 수두룩하였으며 PER레벨이 2배가 안되는 종목들도 엄청난 수가 투자자들을 기다리며 오랜기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각 가치기준별 저평가된 종목군으로 선정된 종목들의 평균 밸류에이션 수치]
[자료 : lovefund 54차 오프세미나]
위의 자료는 2004년 말 당시 기준과 2017년 연말 추정 기준으로 뽑아본 각 가치 기준별 저평가 종목군들의 평균 밸류에이션 수치입니다. (선정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위의 기준을 보게되면 2004년 당시 저평가 종목으로 선정된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2017년에 비하여 훨씬 매력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BR레벨과 PER레벨은 2017년에 비하여 절반 수준으로 밸류 부담이 낮았고, 배당수익률 기준으로 뽑은 저평가된 종목들은 최근 배당수익률보다도 거의 4배가까이 높았습니다.
이렇게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이었으니 2005년에 저평가 종목들은 화려한 날개를 펼쳤고, 그 수익률은 한풀이하듯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이후에는 과연 어떠할까요?
여러가지 공통점으로볼 때, 2004년 이후처럼 시장 전반에 걸친 고른 상승세는 있겠습니다만, 2005년 당시의 화려한 상승세만큼은 아닐 가능성을 밸류에이션 수준을 통해 미루어 짐작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2017년 이후 장세를 "2005년 처럼, 묻지마 폭등 장세"를 기대하시기 보다는 적당히 높은 성과가 만들어지겠다고 눈높이를 낮추실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ㅇ 그리고, 2000년대 중반 강세장에서 나타난 오버슈팅이 없을 수도... 혹은 오래 갈수도...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추이, 원데이타 : FRED]
2000년대 중반 강세장은 실질적으로 2003년 3월 이라크전 이후 2007년 연말까지 지속된 5년여의 강세장이었습니다. 이 상승장에서 2007년은 오버슈팅된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2006년 초에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불안한 시그널을 내밀었고, 2007년 여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불씨가 번져가기 시작하였습니다만, 당시 글로벌 경기 활황은 매우 뜨거웠고 BRICs국가들로 확대된 열기 속에 전 세계가 끝없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지다보니 2007년은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오버슈팅된 한해였습니다. (영화 빅쇼트에서도 주인공들이 2006년부터 숏포지션을 가졌다가 2007년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을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2017년 이후 강세장에서는 생각보다 오버슈팅이 작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긴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일단, 오버슈팅이 없다는 것은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 전환 후 1년 이내에 약세장으로의 진입을 의미합니다.(역전시기 대략 2018년 말~19년 초 예상)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고 아마도 몇몇 잠재적인 부실을 안고 있는 국가들에서 폭탄이 하나씩 터지기 시작하겠지요. 순식간에 부실은 터지기 시작하고 미국증시 버블론은 현실화되며 붕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2017년 이후 글로벌 경기가 갑자기 타오르면서 금융시장과 모든 곳에 버블을 일시에 키운다면 짧고 굵은 오버슈팅을 만들고 2009년부터의 강세장을 폭락과 함께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긴 오버슈팅은 금융시장이나 글로벌 경기 회복이 매우 천천히 진행되는 시나리오입니다. 급격하게 달구어지지 않다보니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어느 정도 통제되고 간간히 몇몇 국가들에서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완화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흐름이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일 경우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시기까지 시간이 2018년 말~19년 초가 아닌 1~2년 더 늦어지고 그로 인하여 오버슈팅도 천천히 더 오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필자가 생각하는 이 두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이 나타날지, 현재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시기가 되었을 때, 그 과정에서의 군중심리 그리고 글로벌 경제 주체들의 반응들을 통해 예상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되도록 두번째 시나리오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대한 길게 그리고 오래 상승장을 더 향유하고 염려되는 약세장을 한 참 뒤에 보게되기 때문입니다.
"Again 2005년"이 나타난다면 화끈해서 좋을 수는 있습니다만, 잠깐의 춘몽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오래 천천히 상승하는 편이 모든 투자자에게 득이 될 것입니다.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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