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로 넘어오는 자정, 달과 지구가 가까워지는 슈퍼문이 떴다는 뉴스가 연이어 나오는 오늘 아침입니다.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졌기에 어제 보름달은 크기도 커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사람이 느끼기에 슈퍼문이 뜬 날이라하더라도 체감적으로 가장 커보이는 시점은 하늘 높이 달이 떠있던 자정이 아닌 달이 수평선 부근에 있을 때입니다. 사람에게는 수평선 부근에 있는 것을 크게 보이게하는 착시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주식시장도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착시 현상이 왕왕 발생되곤 합니다.
ㅇ 슈퍼문은 수평선 부근에 있을 때가 가장 크다.
[사진참조 : pixabay]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큰 보름달이 떠오를 때의 시간은 자정즈음이 아닌 달이 수평선에 떠오른 그 시간입니다. 그 때 보이는 달은 얼마나 큰지 "쟁반같이 둥근달"이라고 동요에도 있을 정도로 하늘을 가득 채운듯 커보이지요. 그런데 막상 핸드폰 사진기로 찍어보면 보름달이어서 조금 커보일 뿐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체망원경이나 하늘의 각도를 재어보는 도구로 측정하여보면 달은 그저 30분각(팔을 쭉뻗었을 때 새끼손톱 크기)정도입니다. 이는 수평선에 있을 때나 하늘 위 천정에 있을 때마 비슷합니다. 슈퍼문이었더나는 오늘 자정은 이보다는 대략 10%정도 더 컸겠지만 그래도 슈퍼문이 체감상 가장 커보이는 것은 바로 수평선에 막 떠올랐을 때입니다.
수평선에 있을 때 달만 커보이는 것이 아니지요. 일출도 막 떠오른 때가 가장 커보입니다. 이글거리면서 떠오르는 것이 마치 하늘을 꽉 채운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본능과 감각이 만드는 착시입니다.
ㅇ 주식시장에서의 착시 1. 일반차트 vs 로그차트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좋아하는 주가 패턴 중에는 "하락 후 장기 보합"이 있습니다.
급락했던 종목이 오랜 기간 횡보하는데 이 종목이 상승하여 제자리에 주가가 돌아오면 마치 장기적으로 U자형패턴을 만들면서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차트가 만드는 착시를 로그차트에서는 참 모습이 보인다]
위의 차트는 장기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K모 종목의 주가차트입니다. Y축을 자 눈금처럼 균등하게 표시한 일반차트로 본 좌측 차트에서는 이 종목은 장기 하락 후 보합을 거치면서 상승 시기를 저울질 하는 듯 보입니다. 마치 먼 수평선을 보듯 말입니다. 하지만 이를 로그차트를 통해 등락률을 감안하여 보게 되면 꾸준히 저점이 낮아져왔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착시는 종종 투자자들을 망해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여 계속 하락 하는 주가 속에서도 매도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일반차트로 보면 계속 하락 후 횡보하는 듯 보일터이니 말입니다.
ㅇ 주식시장에서의 착시 2. 기저효과
기업의 실적이든 경제 지표이든 계절 효과를 피하기 위하여 전년 동기를 비교하여 분석하곤 합니다.
작년 이 맘 때 실적이 어떠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혹은 나빠졌는지 혹은 작년 이 맘 때즈음 경제지표와 비교하였을 때 현재는 어느 정도인지 분석하여 성장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분기단위로 달리 나타나는 계절성을 배재할 수 있는 좋은 분석 방법입니다만, 전년도에 이상현상이 발생할 경우 분석에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기업이 작년 이맘 때 일시적인 공장가동 중단으로 매출이 급감했다고 가정 해 보겠습니다. 다시 공장 가동이 재개된 다음달부터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었을 때 부족분을 메울 것입니다. 1년 이 지난 현시점에서 매출을 비교하여보면 작년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급감했던 시기와 비교하게 되기에 갑자기 매출성장률이 크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당시 전후 사정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을 경우, 매출이 급신장하였다면서 주가가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왕왕 이런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한달 뒤에는 예년수준으로 매출 성장률이 축소되면서 실망스러운 주가흐름이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저효과는 왕왕 주가와 경제 지표에 착시 효과를 주기에 갑자기 피크를 만드는 전년비 수치가 나올 경우 전후 사정을 분석하여 판단하거나 정량적 분석에서는 아예 5년 평균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저효과를 생각 해 본다면, 2018년 10월에 많은 기업들이 혹은 경제지표가 전년비 높은 성과를 만드는 기저효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2017년 10월 초에 추석 연휴로 열흘간 쉬었기에 말입니다.
(※이런 기저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로는 빅배스 효과가 있겠습니다. CEO가 바뀐 후 전임 CEO의 잠재적 부실을 모두 털어내어 취임 첫해에는 실적을 크게 악화시키고 취임 2년차부터는 정상 실적으로만 돌려놓아도 전년비 성과 성장률은 어마어마하지요)
ㅇ 주식시장에서의 착시 3. 짧은 기간의 성과를 장기 성과로 확장하는 착시
가끔 투자수익률을 계산할 때 한달 동안 발생한 수익률을 연환산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이번달에 10%수익을 냈다하여 12개월, 1년으로 환산한 120%가 자신의 수익률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100% 안전자산의 수익률이라며너 수익률이 직선처럼 이어지겠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투자자산은 수익률은 변동하기에 이런 수익률 계산 방식은 착시만 만들 뿐입니다.
이보다는 긴 시간 개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1년 정도는 긴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투자 기간에서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닙니다. 최근 1년간 어떤 업종 또는 섹터가 크게 상승했다하여 그 업종이나 섹터가 계속 그 성과를 만든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 수익률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인간의 관념에는 1년은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가지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 있어서는 오히려 이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비싸져 가격 부담이 있는 투자처에는 큰 자금을 투입시키고, 가격이 안올랐다하여 저평가된 종목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1년 뒤 상황이 역전되면 또 다시 투자자들은 많이 오른 종목에 자금을 집중하고, 뒤쳐진 종목에서 자금을 빼면서 "고가매수, 저가매도"하는 역설적인 매매 상황이 만들어지고 맙니다.
2017년 12월 4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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