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투기, 도박 : 당신은 투자를 하시나요? 도박을 하시나요?
투자와 투기, 투기와 도박 그리고 투자와 도박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종이한장 차이로 같은 듯 느껴지는 용어입니다. 일반적인 단어로 사용될 때는 분명 명확한 구분을 가지고 사용한다 생각하지만, 정작 이를 구분하려 하면 단어들이 서로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 가지 단어가 모두 같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투자=도박] 이라 폄하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와 투기 그리고 도박은 어떤 개념상 구분이 있을까요? 그리고 투자, 투기, 도박 중에 독자분들은 어느 쪽에 있으신가요? 그리고 만약 각 상황에서 수익률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가 필요할까요?
ㅇ 투자, 투기, 도박 : 확률과 시간의 관점으로 경계를 구분할 수 있다.
투자와 투기 그리고 도박.
이 세 단어는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듯 하지만 사람들은 서로 같은 의미로 해석하곤 합니다.
예를들어 주식투자에 대하여 관점에 따라서는 주식투기로 볼 수도 있고, 한국 사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도박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모호한 개념일 수 있지만 이 세 단어를 구분하는 데에는 확률과 시간의 관점으로 두리뭉실하지만 그래도 경계를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투자의 경우는 중장기적인 긴 시간 동안 자금을 투입하여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예상하고 높은 확률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게 됩니다. 투자라고 하는 것은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시설 투자 등에도 "투자"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투자에 사용되는 자금들은 대부분 긴 시간을 두고 확률이 높은 곳에 투입되게 됩니다. 물론 확률이 높다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일정부분 리스크는 존재합니다만 도박에 비해서는 확실히 확률과 수익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투기라는 단어의 경우, 한국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많이 사용되었다보니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단어입니다만, 그저 투기(speculation)는 수익률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형태입니다. 사전적으로는 시세 변동을 예상하여 차익을 얻기 위하여 하는 매매 거래라고 정의 되어있기도 합니다. 또는 투자론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는 헷지거래와 반대되는 쪽에 투기적 거래(speculation)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투기는 투자에 비하여 시간의 관점이 짧은 편입니다. 투자가 수년간의 긴 시간을 바라본다면 투기는 수개월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 안에 기세가 붙은 대상에 자금을 투입하게 됩니다. 확률은 투자와 비슷할 수도 있고 그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투기와 투자가 매우 비슷할 수 있습니다. 투기적 거래 방식을 높은 승률(확률)로 장기간 운용한다면 투자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참조 : pixabay]
도박은 투자/투기와 확연히 갈라집니다. 시간의 경계가 극히 짧을 수도 있는 등 시간의 관점은 매우 짧은 편이며 수익을 낼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위험을 감안한 기대 수익률이 거의 없거나 장기적으로는 자금 투입이 반복될 수록 손실만 누적되는 상황에도 "한 방"을 노리며 그 낮은 확률에 베팅하게 됩니다. 러시안 룰렛처럼 전쟁터 도박장에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 기대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명확한 복권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 카지노에서 49%의 확률로 장기 손실이 발생하는 베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모두 도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ㅇ 투자, 투기, 도박 : 비슷한 듯 다른 듯한 전략 활용
투자와 투기 그리고 도박은 시간의 관점과 확률이 틀리기에 수익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구분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도박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을 투자와 투기에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도박의 경우는 그 자체가 확률이 극히 낮고 낮은 상황에서 큰 수익을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단 한번의 거래로 승부를 보려한다면 이 도박적인 행위에서는 수익을 만들 확률은 더욱 낮아지게 되지요. 그래서 도박이론에는 낮은 확률에서 수익을 만들려는 확률적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마팅게일 전략과, 역마팅게일 전략입니다. 마팅게일 전략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개념이긴 합니다.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베팅 금액을 2배로 키우는 전략으로 계속 도박에서 지다가도 단 한번에 승부로 역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자금이 무제한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잘되면 다행이지만 잘못될 경우에는 가산을 탕진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파산한 사례입니다.)
역마팅게일 전략은 반대로 손실이 발생하면 금액을 낮추면서 리스크를 줄여가고 반대로 수익이 발생하면 기세를 타고가면서 수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입니다. (적어도 파산을 면하게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도박적인 상황에서는 워낙 확률이 낮기 때문에 마팅게일, 역마팅게일 전략 모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번째로 투기적인 상황에서는 짧은 기간에 그 기세를 타고 수익을 내고자 하기에 기민함이 필요합니다.
주식시장이라면 모멘텀이 붙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 부동산이라면 갭투자자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곳 등 짧은 기간에 그 기세를 이용하여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곳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투기입니다.
그러다보니 투기적 거래를 하게 될 경우에는 그 기세가 꺽이게 되면 바로 탈출해야만 합니다. 투기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수익을 내겠다고 자금을 투입했다가 손실이 발생하고 장기투자자라며 변신하는 개인투자자분들이 많으신데, 이는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매매일 뿐입니다.
이 투기적 거래에 앞서 도박 상황에서 설명드린 마팅게일 전략과 역마팅게일 전략이 체계화된 방법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모멘텀이 붙은 종목을 매수하여 수익이 날 수록 불타기를 하였다가 수익 최고치 대비 모멘텀이 떨어질 경우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은 역마팅게일 전략을 응용한 방법일 것이며,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였을 때 단계적으로 비중을 높였다가 가격이 상승할 때 단계적으로 비중을 낮추는 것은 투기적 거래자들이 활용하는 마팅게일 변형전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참조 : pixabay]
마지막으로 투자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분석을 통해 확률이 높은 투자처나 투자방식에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다림이 있어야만 합니다. 투기적 거래처럼 투자처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혹은 투자 방식이 손실을 일시적으로 만들었다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투자 방식을 수시로 바꾼다면 이는 투기적인 거래로 변질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확률 자체도 낮아지면서 결국 도박적인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자금 투입 전에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자금이 투입된 후에는 차분히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에서도 도박이론을 적용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산배분전략과 주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간접적인 마팅게일 전략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익이 난 종목은 일부매도하고 손실이 난 종목을 일부 추가 매수하면서 변형된 마팅게일 전략을 활용하여 변동성 속에서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역마팅게일 전략을 사용하여 가격 상승하는 쪽에 비중을 높이거나할 경우 투기적인 성격이 늘리면서 수익률 변동성 확대 속에 기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도박이든 투기든 투자이든 그 속성에 따라 운용방식은 비슷한 듯 조금씩 틀립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전략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투자의 상황이 도박적인 상황으로 변질되게 되고 투기적 거래 또한 확률이 낮아지면서 도박적인 행위로 몰락하게 됩니다. 반대로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도박적인 상황에서도 전략의 체계적인 상황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게 되지요.
투자, 투기, 도박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독자님들께서는 투자, 투기, 도박 중 어떤 쪽에 있으신지요?
혹시 투자를 지향하면서 안절부절하며 도박적인 거래를 하고 계시지 않으신지요?
혹은 투기적인 거래를 지향하면서 손실 발생했다고 장기투자자로 변하여 자식에게 주식을 물려준다고 하지는 않으신지요?
혹은 아예 확률도 낮고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확실한 곳에 감정적으로 베팅하고 계신지요?
2018년 1월 15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주식시장별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블의 마지막 : 삼봉, 쌍봉 그리고 넥라인. (4) | 2018.01.17 |
---|---|
한국투자자의 세계1위 투기심리의 부활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2) | 2018.01.16 |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물량, 외국인이 그대로 가져가다. (2) | 2018.01.12 |
한국증시:숨겨왔던 본능 "세계 1위 투기 본능"의 봉인이 풀렸다. (8) | 2018.01.11 |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관찰되는 엇갈린 시장 밸류에이션 (3) | 2018.01.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