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토크에서 한국인에게 숨겨져왔던 "세계1위"의 투기심리가 되살아났음을 이야기드렸습니다. 가상화폐 시장 버블 그리고 그 버블이 생기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의 숨겨왔던 세계 1위의 투기심리는 살아났습니다. 지난 주 증시토크를 쓰고 난 후,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세계 1위의 투기 심리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ㅇ 숨겨왔던 본능, 세계 1위의 공격적 투기 심리
2011년 이후 횟수로 7년에 걸친 횡보장을 거치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세계 1위급의 투기 본능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분명 2009~2010년사이에 차화정 랠리를 만들며 "자동차,화학,정유 가즈아!"를 외쳤었고, 2007년에는 증권사 지점 건물을 휘감을 정도로 줄을 길게 늘어서면서 차이나펀드와 BRICs펀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였던 한국 투자자, 2000년대 초반에는 하이닉스 종목 하나로 수억주의 거래량을 만들기도 하였고 코스닥 시장에 뜨거운 매매로 거래지연 사태를 속출시키기도 하였지요. 2005년에는 코스닥 지수 상승률 세계 1위를 만들었으며, 99년 IT버블 때에는 새롬기술 및 여타 기술주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주가를 100배씩 끌어올렸던 한국투자자의 모습은 오랜기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이제는 암호화폐라 칭하기도 그렇습니다.) 버블에 몰린 한국투자자들의 모습은 그 숨겨왔던 본능을 그대로 꺼내어 놓았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즈아"를 외치고, 시세조작이 없다는 그 곳에서 엄연히 작전인 "펌핑"을 당연시하며 그 세력들을 찬동하는 분위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논리적 근거가 되고 다른 논리적 근거가 취약한 그 곳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또 다시 세계 1위의 가상화폐 국가 프리미엄(김치 프리미엄)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제도적으로 압박이 가해지고 전 세계 정부들도 서서히 가상화폐 시장에 압박을 가하면서 이전처럼 100배씩 상승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투기적 자금들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나와 다른 투자처로 그 흥분된 투자심리를 확산시킬 것입니다. 세계 1위의 투기 심리가 살아났기에....
ㅇ 투기심리의 부활 : 기세가 강한 종목에 몰리고..
투기적 거래는 기본적으로 기세가 강한 투자처를 매매하는 투자 방식임을 어제자 필자의 증시토크 "투자, 투기, 도박 : 당신은 투자를 하시나요? 도박을 하시나요?"에서 설명드렸습니다.투기심리는 이 투기적 거래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투기심리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소위 이야기하는 "모멘텀"이 강한 종목, 혹은 현재 대세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종목,업종,테마에 자금을 집중시키게 됩니다. 주가가 고평가,저평가 되었다는 기준은 이 투기심리로 만들어진 모멘텀에서는 무시되고 그저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그 가격이 논리가 되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우리가 보았던 현상들이 그대로 만들어 집니다.
이 과정에서 투기심리는 빨리 수익률을 키워야한다는 강박관념을 투자자에게 만들기에 레버리지 투자를 당연하게 병행합니다.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급증하는 신용융자 규모는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위의 도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녹색선)은 불과 3개월여만에 2조원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내내 코스닥시장 헬스케어 종목들의 급등 속에 연말 코스닥 150종목이 급등하며 신용융자를 더 부채질 했던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차후 한국 증시에 반복적으로 관찰되어질 것입니다. 기세가 강한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종목 전반에 걸친 묻지마 상승세를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모멘텀이 없는 종목들은 최근 나타나는 현상처럼 소외 국면이 조금 더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ㅇ 투기심리 : 모멘텀이 사라지면 가차없이 매도, 투매
투기적 심리는 가격이 가격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못하거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게 되면 혹은 모멘텀에 대한 스토리가 약해지게 되면 점점 매도세가 강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매도세가 급하게 출회되면서 가격 급락이 발생하기도 하고 여기에 레버리지투자금(신용융자, 주식관련 대출 등)들이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강제 청산으로 인한 매도로 인해 가격 하락이 가속화 될 것이빈다.
가격 상승만이 가격 상승의 명분이었던 주가에 갑자기 "명분"이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인식하게 되고 주가 하락이 반복되면 스스로 투매에 동참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주식의 순환매가 생각보다 거칠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결과 주가가 급등하던 종목도 순식간에 급락하는 "급등락 장세"가 세계 1위의 투기 심리가 살아난 한국증시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어질 것입니다. 당연히 주가지수 전체도 이전과 달리 변동성이 높아지게 되고 2011년 이후 박스권 장세에서 보았던 고요한 변동성은 이제 추억이 될 것입니다.
ㅇ 투기적 광풍이 휘젓고 돌아다니면 : 시장엔 비합리적인 주가가 형성되기에...
이러한 투기적 광풍이 증시를 휘젓고 돌아다니게 되면, 어느 순간 증시는 전체적으로 비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평가 된 종목들은 말도 안되는 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을 것이고, 비싼 고평가된 종목들은 측정불가능한 버블의 꼭대기에서 가격 상승이 반복되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비합리적인 주가, 작년부터 지속된 차별화 장세 그리고 2017년 연말 이후의 코스닥 헬스케어 종목들의 독주 속에 시장 전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종목을 서칭하다보면 마치 2003~4년을 보는 듯 하더군요.
자산가치에 50%에도 미치지도 않고, PER레벨이 5배도 안되는 기본적인 가치지표에서도 저평가된 종목들을 큰 수고 없이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과거 03년~04년에 그러하였지요.
여기에 성장성이 있는 종목들임에도 주가 모멘텀이라는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버려진 종목들...
지금은 흙바닥에 버려져 있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제 값을 찾아가기 시작하면 이를 모멘텀으로 해석하고 세계1위의 투기적 매수세가 뛰어들고 있겠지요.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오늘 글이 조금 늦어진점 독자님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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