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TF신탁, 이제는 코스닥 및 헬스케어 발목 잡을라
작년 연말, 코스닥150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가운데 제약/헬스케어 종목들은 그 중심에서 뜨겁게 상승하였습니다. 그 즈음 증권가 메신저에서는 "은행 ETF 신탁"관련한 글들이 회자되었었지요. 은행에서 코스닥150 ETF신탁을 대규모로 팔았는데 그로 인하여 코스닥150 그리고 코스닥 제약,헬스케어 종목군이 크게 상승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작년에는 화려한 랠리를 만들었던 은행ETF신탁, 하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자칫 코스닥과 헬스케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재료로 커져 있습니다.
ㅇ 은행ETF신탁?
작년 헬스케어와 코스닥 제약 업종의 화려한 상승은 대단하였습니다. 그 상승 분위기 속에 은행권은 ETF신탁 마케팅을 작년 후반 강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코스닥150 관련 ETF가 있었고 코스닥 150 ETF 뿐만 아니라 코스닥150 레버리지ETF 신탁까지 상품 폭을 넓혔습니다.
그 결과 작년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중 신규 판매 기준 ETF편입 현황은 2017년에 비하여 4배 가까이 폭증하게 됩니다.
[은행 특정금전신탁 중 ETF편입현황_신규판매액 기준, 단위 : 억원]
[참조 : 금감원 보도자료 : 「고위험 ETF 은행신탁상품」 투자 관련 소비자경보 발령]
그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면서 금감원의 3월 말 보도자료에 따르면 1~2월 두달에만 신규 판매에 따른 전체ETF편입 금액 증가는 3조1881억원에 이릅니다. 연환산으로하면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은행ETF신탁에 관한 자료를 찾다보니 스팟펀드처럼 운용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3~5%수준의 목표수익률로 운용되었던 것입니다. (관련 참고 자료 : '꼭지'서 레버리지ETF 판 은행들, 위험은 고객 몫, 머니투데이)
작년 코스닥 시장이 폭등하는 시기 은행권은 코스닥150관련 ETF신탁 판매를 늘려갔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도 한달도 안되는 짧은 시간 내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니 기분 좋게 재연장하거나 투자금을 늘려갔을 것입니다. 그 결과 신규로 유입된 자금으로 인해 코스닥 시장은 불처럼 뜨겁게 달구어지고 상승한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KODEX코스닥150 레버리지 가격추이와 은행권 누적 순매수 금액 추이]
[적색선 : KODEX 코스닥150 ETF, 청색선 : 은행누적 순매수 금액, 단위 : 백만원]
위의 자료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의 가격 추이와 은행권의 누적 순매수 금액 추이 도표입니다.
작년 중순만 하더라도 고요하였던 은행권의 매매 동향은 작년 늦가을부터 급격히 유입되었고 그 과정에서 코스닥150지수는 수급 논리에 의해 가열차게 상승하여 불꽃을 뿜었습닌다. 그 기세는 2월 중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ETF신탁 운용이 짧은 수익률 목표를 두고 있는 스팟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는데 있어서 투자자들의 인내의 시간이 짧을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는 코스닥 150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제약/헬스케어 종목군에 영향 미쳐 코스닥 시장 전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ㅇ 99~2000년 IT버블 당시 스팟 펀드 : 상승시에는 효자, 하락시에는 폭락의 주범
스팟 펀드는 시장이 폭등하는 시기에 꼭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짧은 시간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며 제법 쏠쏠한 수익률을 안겨주니 투자자들에게는 이상적인 투자처로 보여지기 때문이지요.
스팟펀드가 각광을 받던 때는 1999년 IT버블 당시였습니다. 단 몇일 만에 목표수익률 10%~20%를 쉽게 넘어서니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99년 당시 스팟펀드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버블의 중심에 있던 IT종목들을 주력으로 담았습니다.
주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좋았지요. 목표수익률에 빨리 도달하니 자금은 계속 유입되고 그 자금은 또 다시 주식시장을 달구면서 목표수익률을 계속 달성해 가는 선순환이 발생하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 IT버블이 꺽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스팟펀드들이 수익률은 커녕 손실이 누적되면서 투자자들은 환매하기 시작하였고 그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스팟펀드들은 시장에서 급하게 매도하기 시작합니다. 매도가 늘어나니 주가는 빠지고 주가가 빠지게 되니 수익률이 악화된 스팟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환매는 계속 이어져 당시 IT버블 붕괴를 가속화 시킨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IT버블의 중심에 있던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의리"를 지키면서 매도하지 않겠다는 의협심을 발휘하였지만 무너지는 주가 속에 스팟펀드들의 환매와 청산은 계속 이어지고 버블 붕괴 후 개인투자자들은 큰 투자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ㅇ 은행ETF신탁, 오히려 코스닥 발목을 잡을라...
[고점이 낮아지고 있는 코스닥150지수 추이]
근간에 제약/헬스케어 종목군들의 주가흐름 그리고 은행ETF신탁의 중심인 코스닥150 지수 흐름을 보면 작년 연말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조정이 오더라도 바닥을 다졌다가 금방 신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흐름이 반복되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반등하였다가도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조정받는 고점이 낮아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오히려 저점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코스닥150은 아예 그 추이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게 되면 과거 99년~2000년 IT버블 형성과 붕괴 과정처럼 은행ETF신탁에 투자된 자금들은 견디지 못하고 환매를 시작하면서 관련 ETF가격을 하락시키면서 결국 코스닥 시장에 매물을 늘리게 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개연성이 커집니다.
3~5%정도의 수익률을 한두달 만에 이룰 것이라 기대들을 하고 있을터인데 벌써 1월 말 이후 석달 넘게 손실만 쌓이기에 관련 상품 투자자들의 환매욕구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2000년 버블 붕괴 과정에서 스팟펀드 투자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은행권에서 판매된 자금이기에 마치 안전자산처럼 ETF신탁을 생각한 투자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위험에 대한 마음 각오가 없는 상황에서 손실이 두 자리수로 커지게 될 경우 견딜 수 있는 투자자는 극히 드믈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 투자자가 투자심리가 공황상태로 빠지는 시작점은 고점대비 20%입니다.
코스닥150이 1월 말 1719p였으니 대략 1400p를 무너트리게 될 경우 연쇄적인 은행ETF신탁의 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작년에 화려한 코스닥 랠리를 만들었던 은행ETF신탁은 코스닥 지수 급락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은행권의 코스닥150 관련 KODEXETF의 누적 순매수 금액을 보면 레버리지에서 1760억원 순매수로 코스닥 150지수 KODEX ETF 976억원에 거의 2배에 이른다는 것은 등뒤에 식은땀을 살짝 느끼게 합니다.
2018년 5월 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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