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지배하는 심리 : 연가시 vs 불나방
612 북미 회담 이후 한 달여 주식시장은 순식간에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북미회담 직전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하였고 스몰캡 관련 지수들은 두 자릿수 하락률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속에는 공포 심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이렇게 하락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투매"하라는 환청(?)이 머리 속에서 맴돌기 시작합니다. 마치 연가시에 의해 지배받는 사마귀가 자신이 의도하지도 않게 물가로 달려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ㅇ 연가시에게 지배된 사마귀처럼 : 하락장에서 이성을 잃는 개인투자자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사자성어, 당랑거철(螳螂拒轍) 그리고 사마귀의 움직임을 보고 만든 당랑권.
사마귀는 이처럼 곤충 중에서 가장 힘 있는 당찬 존재로 묘사되곤 합니다. 실제 풀숲에서 사마귀가 빳빳하게 기세를 올려 사람을 겁주는 광경을 보면 살짝 겁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사마귀도 연가시에게 지배를 당하면 그 당당한 몸은 그저 허물에 불과한 존재가 되고 말지요. 점점 기력을 잃다가 연가시의 명령에 따라 물가로 가서 죽고 맙니다. 그리고 연가시는 유유히 물로 헤엄쳐 들어가지요. 그 모습을 담은 사진, 영상을 보면 소름 돋을 정도여서 따로 참고 사진은 준비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 연가시에 감염된 사마귀처럼, 개인투자자도 비슷한 모습이 하락장에서 나타납니다.
하락장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어느 순간 투자심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떨어지면 연가시에 감염되듯 투자심리는 "공포와 공황"에 감염되어 버립니다.
공포와 공황에 감염된 투자자는 마치 연가시에 지배받는 사마귀처럼 투자 판단과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머리 속에 까맣듯 아무 생각이 들지도 않고 귀속에서는 "하락장이 깊어지니 매도하라"는 환청이 들리는 듯 하지요. 공포와 공황 심리를 이겨보겠다고 술을 마시는 투자자분들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공포와 공황심리를 더 크게 만들 뿐입니다.
주가지수가 2200p부근에서 바닥이라고 본인이 생각하고 있었다 한들 공포와 공황 심리에 지배받게 되면 1층이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 5층까지 있더라는 다른 투자자들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올 뿐입니다. 그리고 연가시에 지배된 사마귀처럼 투자자를 물처럼 푸른 [매도] 버튼으로 유도하여 무의식 중에 투매하게 만듭니다.
[공포와 공황 심리에 지배되면 투매를 하고 싶어 지는 욕구가 커지고]
그렇게 매도를 하고 나면, 연가시가 사마귀 몸에서 나와 물속으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공포와 공황심리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하락장에서 모든 주식을 투매하고 나면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고 눈앞에 환하게 밝아지는 기분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 해 집니다.
하지만 연가시가 빠져나간 후의 사마귀처럼 공허함이 뒤이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미 자신의 투자 원칙과 투자 전략들은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습니다. 이미 연가시 같은 "공포와 공황 심리"가 만든 세뇌로 인하여 다시 그 전략을 사용하고 싶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즈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음을 증권 관련 게시판이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비슷한 시점에 거의 똑같이 투매에 동참하고 자신의 투자 전략을 포기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 아이러니하게도 주식시장은 다시 살아납니다. 자신이 용도 폐기한 투자전략도 다시 수익률을 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미 "공포와 공황"심리에 세뇌되었기에 주식시장에 대한 공포는 계속 유지되면서 언제 다시 들어가야 할지 생각조차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미 연가시와 같은 "공포와 공황심리"에 의해 자신이 그렇게 고심하여 만든 투자전략도 없어지고 마음속에는 냉정한 투자심리도 모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시간이 흐른 후, 상승장이 깊어진 후에는 불나방이 투자심리를 지배한다.
투자원칙과 주식을 모두 버리고 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투자심리는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심리적 안정을 찾은 후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투매했을 때보다도 제법 높게 상승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내가 팔면 바닥인지..."라는 후회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미 올랐으니 조정이 오면 사야지라고 생각하지만 투자 전략을 쓰레기처럼 버린 후기에 어떠한 투자 원칙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저 조정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정다운 조정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계속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투매하던 때에는 세계 공황이 찾아오고, 한국은 제2의 IMF사태가 찾올 것이며, 한국은 제2의 한국전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위기와 달리 시장은 제법 강하게 상승합니다.
그래도, 매달 새로운 악재들이 생기고 있으니, 조정이 다시 찾아오길 기다립니다. 하지만 조정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투자심리는 애간장이 타기 시작하면서 "불나방"이라는 투자심리가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빨리 빨간색 [매수] 버튼을 클릭하고 옆에 미수/신용 몰빵 체크 버튼도 사용하라며 "불나방"투자심리는 내 자신에게 명령 내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장이 상승할수록 불나방 심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매수"하라며 예전 어떤 홈쇼핑 광고처럼 계속 투자심리를 자극합니다. 하루 이틀 늦추었더니 시장은 장작불처럼 더 뜨겁게 달궈지고 점점 더 밝고 뜨겁게 달구어진 증시를 보자 불나방 투자심리는 투자자를 더욱 재촉합니다.
투자자는 결국 불나방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되고, 마치 불나방이 불속으로 뛰어들듯 미수/신용 몰빵 체크 버튼과 함께 장작불처럼 붉은 [매수] 버튼을 강하게 누릅니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이 맑아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그런데 불나방 투자심리는 내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붉은 매수 버튼과 함께 불처럼 뜨거운 증시로 불나방은 사라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시장이 가장 뜨거운 상투를 만들고 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참고 참다가 그 시점에서야 불나방처럼 다 함께 증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화려한 불꽃을 태우면서 증시의 마지막을 밝히게 됩니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보다 보면 약세장에서는 마치 연가시와 같은 "공포와 공황"심리에 의해 투자자들이 지배받고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불나방과 같은 심리에 지배를 받는 투자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6월 중순 이후 약세장 속에 투자자들은 공포와 공황 심리가 극단에 이르러 분노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바닥일 수도 있고 혹은 추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절대 연가시와 같은 공포와 공황 심리에 지배받지는 마시라는 것입니다. [매도]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잠깐 산책하고 들어오신 후 한번 더 냉정하게 생각하시면서 자신의 투자 전략/ 기준들을 다시금 생각하신다면 최소한 연가시 같은 공포와 공황심리에 지배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2018년 7월 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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