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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신외부감사법으로 깐깐해진 회계감사 : 증시에는 호재다!

by lovefund이성수 2019. 4. 19.

신외부감사법으로 깐깐해진 회계감사 : 증시에는 호재다!

작년 11월 신외감법이 시행되면서 올해 봄 회계대란이 발생하였습니다. 2018년 회계연도 기준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가 총37개에 이르며 전년 22개사에 비해 70%가까이 감사의견이 증가하였습니다. 분식 회계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기업과 회계법인/회계사에게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주가적 지정감세제 및 표준감사시간 지정 등 강화된 회계감사제도는 올해 당장은 투자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회계의 투명성 강화로 이어져, 기업가치를 궁극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주며 증시에 호재가 될 것입니다.

 

 

ㅇ 신외부감사법 강화 : 정말 깐깐 해졌다.

 

십수년 전만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회계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자주하였습니다. 마치 과거 악습인 "가라 행정처리"처럼 한국 상장기업들의 회계장부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소위 "가라 문서" 처럼 인식되었습니다. (※글의 뉘앙스를 위해 속어인 [가라]를 썼습니다)

오랜기간 회계사분들과 회계관련 단체들의 노력의 결과 점점 기업들의 회계악습은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터지는 큰 회사들의 분식회계 이슈는 회계장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습니다.

특히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4조원대 분식회계 논란은 결국 신외부감사법 제정으로 이어졌고, 작년 11월 이 법이 시행되면서 깐깐한 회계감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신외부감사법으로 한층 깐깐해진 한국 기업들의 회계, 사진참조 : pixabay]

 

 

그 결과 올해에만 37개 상장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는데 과거와 달리 재무부실 기업 뿐만 아니라 양호할 것으로 추정되었던 기업들까지 섞여있어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봄은 회계대란이라는 지뢰밭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이 국제회계의 갈라파고스가 될 것이라거나, 너무 깐깐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신외부감사법이 깐깐해진데에는 분식회계에 대한 징계가 무제한적으로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대들어 회계관련 법이 강화되었습니다만, 대부분 경징계로 처리되었지요. 그런데 강화된 이번 신외부감사법은 회계법인과 상장사를 모두를 긴장시켰습니다.

 

- 고의/중과실 위반 회사의 경우 위박금액에 20% 한도의 과징금

- 대표이사를 포함 회사 임원 6개월 이내 직무정지

- 공인회계사 1년 이내 직무 일부정지 

- 과징금의 경우 회사에게는 위반금액의 20%, 감사인에게는 감사보수의 5배(상한액 없음)

- 형사처벌 현행 5~7년에서 10년 이하로 수위높아졌으며

- 손해배상 시효도 최대 8년으로 연장

- 주기적지정감사제도 : 기업이 6년 감사를 자유선임하면 이후 3년은 증선위에서 감사 지정

 

그러다보니 최근 상장사들은 회계감사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충당금을 늘리는 등 보수적인 회계를 강화하였다며 볼멘소리를 늘어놓기도 합니다.

 

 

ㅇ 깐깐한 회계 : 한국 기업들의 재무제표의 신뢰 높이고 기업가치를 높인다.

 

한국증시에서는 차이나포비아 혹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한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종종 회계문제가 발생하다보니 투자 자체가 꺼려지고 회계장부에 대한 신뢰가 낮은게 현실이지요. 그러다보니 한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그러다보니 주가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어?! OOOO중국기업 PER가 2배 말도 안되는 것 아님?"

하지만 이는 회계불투명성이 만든 불신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기업들이 분식회계만 일삼는다면 기업가치평가는 어떻게 될까요? 과거처럼 재무제표에 따라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은 상황이 심화될 것입니다. 가끔씩 발생하는 대기업들의 분식회계 논란은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생각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긁어 부스럼 생긴거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면 잘못된 회계를 계속 끝없이 숨길까요?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게 더 쉬울 것입니다. 분식 회계로 재무제표를 이쁘게 만든다 한들, 계속 쌓이는 부실과 분식은 어느날 일시에 터져버리고 맙니다. 그 결과 기업 본인도 무너지고 은행, 정부, 가계 등 사회전체가 큰 고통을 겪게 되지요.

 

오히려 신외부감사법 도입으로 심할 정도로 깐깐하게 보수적인 재무제표가 만들어지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잠재적으로 부실화될 수 있는 요인은 그 때 그 때 손실로 확정 해 털어버리고, 자산가치가 없는 자산은 냉정하게 털어낸다면 재무제표는 오롯이 탄탄한 자산과 이익구조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하에서 분식회계나 갑작스러운 부실이 발생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들어 가상의 구멍가게 회사 A가 1억짜리 차량을 구입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말은 안되지만) 감가상각을 길게 잡아 100년 정액법으로 1년에 100만원씩 감가상각비로 잡았다 치지요. 이럴 경우 이 회사는 10년이 지나도 차량가치가 9천만원으로 장부에 기재될 것이고 감가상각비는 매년 100만원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는 분식회계에 해당하지요. 분식이 아니더라도 실제 자동차들은 2~3년만 지나도 감가상각률이 50%에 이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3년 뒤에 장부상으로는 9천7백만원이라하더라도 급하게 시장에서 매도하면 5천만원 밖에 받지 못하고 갑자기 4700만원 손실이 발생할터이니 말입니다.

 

반대로, 감가상각을 빨리 하여 (이해를 돕기 위해 과장해서) 2년만에 감가상각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년차에 5천만원이 감가상각되고 2년차가 되면 모두 감각상각하게되어 자동차의 장부상 자산가치는 0원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자동차는 감가상각없이 굴릴 수 있다보니 3년차부터는 감가상각비 없이 이익이 그대로 회사 이익에 기록됩니다. 그리고 3년 뒤에 5천만원에 매각한다면 장부상에는 0원인 자동차가 5천만원에 팔렸으니 예상치 않은 자산이 생기고 이익이 생기는 기분좋은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지요.

그러하기에 보수적인 회계는 기업의 잠재적 부실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견조해 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깐깐한 회계감사에 따른 보수적 회계는 "분식 회계 사건" 가능성을 낮추게 되지요. 물론 신외감법 시행 1~2년차에는 완화적 회계에서 보수적 회계로 기업들이 일정부분 변화시키면서 일시적으로 이익이 감소하거나 자산가치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방경직이 강한 이익과 자산구조가 되고 분식회계 사건이 급격히 줄어들기에 한국 기업 회계신뢰도가 마치 한국 여권처럼 높아지면서 한국 상장사들의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이번 신외감범 시행 후 깐깐해진 회계감사 제도에 필자는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친한 회계사 지인분이 바빠지셔서 만남의 횟수가 줄어든건 아쉽지만 말이죠^^)

 

2019년 4월 19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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