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거래일 연속 상승 후에 조정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
이틀전 화요일 증시가 13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사상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습니다만, 어제부터 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연속 상승 기록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제부터 조정이 소폭 나오기 시작하고 오늘 오전장 조정폭이 조금 깊게 나오니, 조정폭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히 불편하게 느끼는 투자자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마치 계속 상승해야할 에스컬레이터가 멈추어서있을 때처럼 무언가 불편한 느낌을 연속상승 후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경험하고 있습니다.
ㅇ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 : 13일 연속 상승 후 조정에서 느껴지는 투자심리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이라는 심리적 현상이 있습니다.
항상 작동하며 가만히 서있어도 위로 이동시켜주는 에스컬레이터 그런데 이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지 않아 걸어올라가게되면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심한 경우는 현기증을 느낀다고도 합니다. 저 또한 이런 경험을 하곤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통된 경험이 있나봅니다. 이러한 현상이 연구되었고, 이를 학술적으로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고장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서면 위로 당연히 올라갈 줄 알고 내 신체가 무의식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에 맞추어 반응한다 합니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거나 시선을 저절로 위를 본다거나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혼란이 찾아오고 현기증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연속 상승 후에 조정,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을 느끼게 한다.사진참조 : pixabay]
최근 13거래일 연속 상승을 경험한 한국증시에서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과 같은 투자심리 상태가 하루이틀사이에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어제도 상승, 그제도 상승, 그그제도 상승, 그러하니 오늘도 상승 가즈아!"라고 투자심리에서는 외치고 있는데 증시가 어제와 오늘 상승하지 않고 살짝 뒤로물러서니 고장난 에스컬레이터를 마주한 듯 이상하리만치 불편한 느낌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ㅇ 13거래일 연속 상승 후에 찾아온 조정 : 잠시 쉬어간들 어떠하리.
연속 상승이 반복되게 되면 서서히 군중심리가 달아오르게 됩니다. 다행히 이번 13거래일 연속 상승 기간에 공중파 뉴스에서는 이를 다루지 않아 범국민적으로 증시 열기가 고조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심리적 흥분과 과열 조짐이 조금씩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속 상승 거래일 동안 신용융자는 은근슬쩍 증가하고 있었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확신이 점점 커지면서 "겁"이 없어진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연속 상승이 계속 지속되었다면 겁은 아예 사라지고 만용에 가까운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늘면서 시장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어 순식간에 타오르고 차갑게 식어버리는 냄비와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을 것입니다.
[주식시장 상승 분위기에 은근슬쩍 신용융자도 증가하였고...]
그러하기에 적절한 시기에 한번씩은 열기를 식혀줄 필요가 있는데, 어제와 오늘 잠시 발생하고 있는 조정이 적절한 시점에 열기를 잠시 식혀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증시에 가져다주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오래달리기, 마라톤, 싸이클, 수영처럼 제법 긴 거리를 운동해야하는 경우 처음에 컨디션 좋다고 무리하게 힘주어 앞서나가게 되면 오히려 중간에 힘이 빠져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기에 이르지요. 잘 달려가다가도 몸에 살짝 무리가 오면 잠시 페이스 조절을 하고 다시 힘주어 달리게 되면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빨리 타오르는 "화끈한 장세"를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분들이 많으시지요. 그 마음은 잘 이해합니다. (예전에 다 겪었기에...) 다만, 그렇게 급하게 달구어지면 일장춘몽으로 이번 상승장이 끝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과열된 분위기로 급하게 버블이 만들어지면 급하게 꺼지면서 증시 투자자들에게 큰 후유증만 남기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완급을 조절해 주면서, 중요한 시점에는 페이스 조절로 쌓인 힘을 발산하며 천천히 오래동안 멀리, 높게 그리고 다양한 종목군으로 넓게 상승하는 시장이 찾아오길 기대하며, 잠시 쉬어가는 시장을 오히려 숨고르기의 시기로 편안하게 생각하고자 합니다.
2019년 4월 1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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