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다시 찾아온 증시 조정, 비빌 언덕이 있음을 잊지 마시길

by lovefund이성수 2019. 4. 26.

다시 찾아온 증시 조정, 비빌 언덕이 있음을 잊지 마시길

일주일 만에 증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증시 조정이 깊은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는 지난 겨울 투자심리처럼 꽁꽁 얼어 폭락장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에 빠져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원 환율도 치솟으니 한국 경제가 파국으로 가고 있다 생각하고 발언하시는 분들도 늘고 있더군요. 독자님들께서도 주식시장 불안하시지요? 많은 분들이 불안해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이 점을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ㅇ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속담처럼...

 

우리네 속담 중에는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도 가려운 곳을 긁기 위해 언덕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도 의지할 곳이 있어야 무슨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 어르신들이 무엇을 하더라도 응원을 해줄 혹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 표현을 많이 쓰시곤 하셨습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하는 것처럼.. 사진참조 : pixabay]

 

한국증시를 얼핏 보면 비빌 언덕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제 관련 뉴스들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경제가 안좋다는 소식들을 쏟아내고 있고, 증시에 대한 대중의 심리는 냉랭함 그 자체이다보니 펀드에서는 꾸준히 자금이 이탈하고 지난주부터는 달러원 환율까치 치솟으니 불안감은 커져가기만 합니다.

 

옛날 옛적 80년, 90년대 같으면 증시안정기금과 함께 "투신"이 증시를 살린다면서 용감무쌍하게 뛰어들며 투자심리를 위로하기도 하였지요. (물론 아름답게(?) 산화되어 1997년 IMF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지만 말입니다.) 과거에 인위적 개입이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만들었다는 인식이 있기에 금융당국차원에서의 대규모 자금 집행은 기대할 수 없지요.

 

그런데 살짝만 살펴보아도 한국증시에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ㅇ 비비언덕 : 잠시 잊었던 연기금을 주가지수 2200p 붕괴 이후 다시 꺼내다.

 

국내에는 4대 공적연금이 있습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이 바로 그것입니다. 규모 순으로 보자면 국민연금은 640조원이 넘는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가장 큰 규모이고, 사학연금은 약 16조원, 공무원연금은 약 9조원, 군인연금은 대략 1조원 수준입니다.

이렇게 보니 국민연금의 규모가 나머지 3대 연기금의 운용기금 총합에 대략 25배 수준에 이르는 절대적인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 절대적인 규모의 공룡과도 같은 국민연금의 행보를 분석하여 보면, 주가지수에 따른 예상 주식 매매 규모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년 12월 이전까지는 연기금과 국가의 매매 통계가 분리되어있어 연기금 통계에서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가 압도적이기에 그 자체가 국민연금이라 해석할 수 있었지만, 작년 12월 이후에는 연기금과 국가의 매매 통계가 통합되어 연기금이라 나오고 있는 매매 통계로는 연기금의 행보를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브라키오사우르스처럼 큰 공룡이 숲속에 숨는다하여 정체가 숨겨지는 것이 아니지요. 지속적으로 최근 운용 기금 통계가 발표되고 있기에 이를 토대로 현재 국민연금 내의 국내 주식 비중을 확인할 수 있고 공개적으로 제시된 국내 주식비중을 토대로 대략적으로나마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주식 매매 금액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료를 보면, 증시에 비빌언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란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주가지수 2000p에서 2300p사이 구간별 국민연금 국내 주식 매매 추정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료 추정 : lovefund이성수]

 

 

위의 표는 주가지수 2000p에서 2300p까지 주요 구간별로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18%를 맞추기 위한 올해 상반기 말까지 매매해야할 추정치를 필자가 계산한 자료입니다.

지난주까지 주가지수 2250p 부근에 왔을 때,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주식을 1조6310억원 줄여야만 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도세가 나와야했던 것이지요.

 

이제부터는 주가지수 2200p 붕괴된 후를 생각 해 보겠습니다. 최근 주가지수가 2200p가 붕괴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는 이 이후 증시는 계속 추락하여 지하실을 깨고 내려갈 것이라는 공포심리에 빠져 있습니다. (심지어 지하실 밑에 또 지하실이 있고.... 그 밑에 또 다른 지하실이 있다고 생각하시더군요)

 

하지만 주가지수가 2200p부터는 국내주식을 1조원 추가 매수해야만 합니다. 표에는 표시하지 않았습니다면 2150p에서는 3조7천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2100p까지 증시가 밀릴 경우 6조3천억원의 국내주식을 사들여야만 합니다.

혹시라도 군중들이 두려워하는 2000p까지 내려갈 경우에는 11조 7천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여야만 자산배분 비중이 맞추어지게 됩니다.

 

이는 매우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기에 주가지수가 하락할 수록 증시에서 연기금의 매수는 강하게 작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들의 자산배분전략 상 국내주식 비중을 맞추는 과정에서 주가에 브레이크가 걸렸던 것을 떠올리시면 이해하시기 편하실 것입니다.

 

혹자가 염려하는 한국 경제가 파탄(?)이 나서 1500p까지 주가지수가 밀려내려갈 경우에는 국민연금이 매수해야할 주식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38조원 대에 이르게 됩니다. 그냥 사람들이 투매하는 주식 쓸어담는 분위기일 것입니다.

 

 

ㅇ 폭락은 없다!!!

 

비관론이 팽배한 즈음, 조금 강하게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한국 증시는 폭락하지 않는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주가지수가 나중에 3000,4000 이렇게 폭등한 이후에 조정장이 깊게 올 수는 있겠습니다만, 현재 지수에서 폭락은 연기금의 자산배분전략 상 발생하기 여럽습니다. 일부 극단적인 비관론과 경제를 너무도 염려하시는 강성 비관론자 분들께서는 주가지수 1500 아니 1000p까지 간다고 주장하시겠지요.

혹시나 정말 그렇게 시장이 하락한다면 증시는 더 강력한 연기금들의 자산배분 매수세와 함께 순각적인 하락만 만들고 (뭐가 지나갔냐?는 개그처럼) 빠른 시간 내에 회복하여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시간이란 존재가 여러분의 투자심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그 심리적 고통은 시장 폭락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환영과 환청을 만들어 여러분을 더 힘들게 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비빌 언덕이 눈에 뻔히 보이기에 담담히 이 조정을 대하고자 합니다.

 

2019년 4월 26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