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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권거래세 인하가 주식시장에 질적으로 미칠 영향을 생각 해 보다.

by lovefund이성수 2019. 4. 30.

증권거래세 인하가 주식시장에 질적으로 미칠 영향을 생각 해 보다.

이달 4월 중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6월 3일부터 증권거래세를 현해 0.3%에서 0.25%로 16.7%(0.05%p)인하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작년 말 국회에 "증권거래세법 폐지와 주식양도세 전면과세 관련 법안"이 상정된 이후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는 이제 그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증시토크에서 언급드렸지요.

5월을 앞두고 증권거래세 인하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조금 관점을 바꾸어, 증권거래세가 인하된다면 주가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ㅇ 일단 한국의 증권거래세 변천사를 살펴보면

 

한국증시도 반세기가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보니 그 기간 동안 증권 거래 관련 세금제도 또한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시 과열/침체 시기에 맞추어 증시 과열을 잠재우기 위하여 인상하거나 증시 침체를 완화하기 위하여 인하하였습니다.

 

첫 단추는 1963년 증권거래세 과세가 시행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직전 1962년 증권파동이 있었지요.)

그 후 증시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다 1971년 자본시장 육성 취지로 증권거래세가 폐지됩니다.

이후 1978년 건설주 등의 증시 과열 분위기 속에 투기과열과 세수 확보 차원에서 0.5%로 증권거래세를 부활시키게 되고 1979년 3월에는 증시 침체가 이어지니 다시 0.2%로 인하합니다.

이후 1987년 증시가 과열권에 들어오자 0.5%로 인상하였다가 1990년 증시 침체가 지속되자 0.2%로 다시 인하하게 됩니다. 그 후 1994년 증시 활황시기에 0.5%로 인상한 이후 95년 증시 조정 분위기 속에서 0.45%로 인하 마지막으로 1996년 4월 0.3%로 인하한후 거의 사반세기라는 긴 기간 증권거래세율은 유지되어왔습니다. (헉헉헉, 단숨에 정리하려니 글이 장황 해 졌군요)

 

그리고 이제 2019년 6월,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의 첫 시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깊이 살펴보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증권거래세의 존재여부 주가 등락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 한국 증권거래세 관련 역사를 위에서 살펴보게 되면 증시가 침체일 때 인하하였다가 증시가 활황일 때 인상하는 패턴이 96년 이전에 반복되어왔습니다. 이런 과거 선례를 보다보면

 

"역시 증권거래세 인하는 주가에 호재로구만?!"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증권거래세 인상/인하가 주가에 호악재가 되었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증권거래세 인상/인하 시점이 증시 최고점과 최저점에서 단행되었다보니 투자 심리에는 단발적으로 영향을 주었을지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주었다 보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외 선례를 통해 증권거래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몇가지 조사 해 보았습니다.

 

첫번째로 스웨덴 증권거래세 도입/폐지 사례입니다.

스웨덴은 1984년 주식취득 및 양도에 대하여 0.5%세율(증권거래세)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이 세율은 1986년에 1%로 2배 인상하게 되지요. 그 당시 스웨덴은 증권거래세 세율을 올리면 세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만, 오히려 세수는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1986년 이후 연평균 15억 크로네를 예상했던 스웨덴 정부의 기대와 달리 현실은 5천만 크로네라는 실망스러운 세수입을 기록하게 됩니다. (※ 참고자료 증권거래세의 국제적 동향과 시사점 : KERI 임동원, 2018년 11월 5일)

그 당시 주식거래가 당시 증권관련 거래세를 낮추던 런던으로 이동하면서 자본의 국외이탈이 심각하였고 금융시장이 무너졌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1991년 말 증권거래세는 다시 폐지됩니다.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자본소득에 대한 단일 세율을 적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스웨덴의 증권거래세가 폐지된 1992년 이후 초반 1~2년은 잠시 주가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IT버블 시기까지 거의 10배 가까운 주가 상승이 나타나게 됩니다.

 

[1992년 증권거래세 폐지 이후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난 스웨덴 증시, 차트참조 : CEICDATA]

 

 

두번째로는 증권거래세 도입 후의 사례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프랑스의 사례는 2010년대에 진행된 최근 사례이기에 관심있게 볼만한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유로국가들 사이에서 토빈세 논쟁이 계속 있어오던 중 프랑스는 2012년 8월 10억 유로 이상 상장기업에 0.2%의 주식 매입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017년에는 이를 0.3%로 인상하게 됩니다.

 

스웨덴의 사례에서처럼 초반인 2012년 8월~11월 , 이 시기 금융거래 세수는 2억 유로로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만, 2016년에는 11억 유로로 세수가 확대에 기여하게 됩니다. 스웨덴의 사례와 전개가 다를듯 하지요?

짐작하신데로 프랑스의 경우 증권거래세 도임 이후 오히려 증시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게 됩니다.

 

[프랑스 증시는 2012년 증권거래세 도임 이후 오히려 엄청난 증시 상승이 있었다]

[차트 참조 : Investing]

 

 

우리의 고정관념으로는 증권거래세가 도입되면 증시에는 악재가 될 듯하고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는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실제 해외 증시 선례에서는 증권거래세의 존폐에 대하여 호재/악재로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할 수 있겠습니다.

 

즉, 한국에서 증권거래세가 6월부터 단계적으로 인하되었을 때 증시에 일시적인 심리적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데는 물음표를 남기게 됩니다.

 

 

 

ㅇ 증권거래세 존재여부, 증시에 질적인 영향을 준다.

 

증권거래세의 존재여부가 주가에 호악재가 될지는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많은 논문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이탈리아의 2013년 사례와 영국의 1986년 사례를 연구한 자료를 참고해볼만 합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13년 증권거래세를 두 단계에 걸쳐 도입합니다.

1차적으로는 3월에 기본 0.2%를 도입하고 두번째로는 9월에 HFT(고빈도 거래)를 차단하기 위하여 0.5초보다 빠른 주문 정정/취소로 인한 매매 건에 대해서는 0.02%p 증권거래세를 추가하게 됩니다.

[※ 이탈리아 증시는 프랑스처럼 2012년 이후 이탈리아 증시는 상승하였습니다.]

 

이 제도 시행 이후 2014년에 Rühl, T. R.과 Stein, M이 "The impact of financial transaction taxes: Evidence from Italy."라는 페이퍼를 내었는데 이 자료에서 증권거래세 도입으로 인해 세금으로 인한 매매 유동성 제약과 스프레드 증가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시장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결론을 내었습니다.

 

반대의 상황이지만 비슷한 연구로 1986년 증권거래세 인하 시기를 연구한 "STAMP DUTY ON SHARES AND ITS EFFECT ON SHARE PRICES", Steve Bond/Minke Hawkins/Alexander Klemm의 2004년 자료가 있습니다. 이 연구자료에서 주식거래세의 존재는 거래량이 많은 종목들의 거래에는 부정적이고 주식거래세 인하(폐지)는 특히 대형주에 거래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증권거래세의 존재는 고정적인 거래비용 존재가 있기에 유동성 축소와 함께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는 반대로 증권거래세가 사라지게 되면 유동성 증가와 함께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낮아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특히 대형주의 경우 증권거래세가 사라질 경우 중소형주보다도 더 크게 거래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마지막으로 정리하여 보자면 향후 한국의 증권거래세가 단계적으로 축소되어 결국 폐지된 이후, 한국증시는.....

과거에 비하여 HFT(고빈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유동성이 증가하고 호가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대형주에서 거래량 증가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기에 앞서 언급드린 특징은 대형주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상승할지 하락할지의 여부는 증권거래세 존재여부가 결정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비록 증권거래세 인하와 폐지가 심리적으로는 위안을 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2019년 4월 3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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