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의 급등, 주식시장의 트라우마를 건드는데
4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러다 1200원 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증시 입장에서 달러 가격 상승은 과거 IMF 당시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지요. 그러다보니 달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증시 불안감이 같이 높아지곤 합니다. 그런데 한편 달러원 환율 상승 또는 하락시마다 아이러니한 투자심리가 형성되곤 합니다.
마치 우산팔이, 부채팔이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ㅇ 달러원 환율 vs 주식시장 서로 반대로 움직이다보니
달러 가격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에 의해서 움직이기도 하고 무역수지에 따라 변하기도 하며 경제성장률 발표에 따라 반응하기도 하지요. 여기에 외국인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의 달러가격 변동, 수출입 기업들의 외환 결제 과정에서의 변동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복합적인 원인들이 달러원 환율을 움직입니다.
다만, 달러는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절대적 지위가 있기에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안전자산인 달러를 팔고 위험자산에 투자하게 되다보니 미시적인 흐름은 차치하고 큰 그림에서는 달러가격가 위험자산(특히 주식)의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1998년 이후 달러원환율과 종합주가지수 추이, 좌축:종합주가지수/우축:달러원]
위의 표는 1998년 이후에 달러원 환율과 종합주가지수의 추이를 함께 그린 차트입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달러원환율의 방향과 종합주가지수의 방향이 서로 엇갈리며 움직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합주가지수와 달러원 환율의 월간등락률 상관계수는 -0.36으로 서로 역의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자산배분전략에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를 포트폴리오로 사용하는 전략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금융불안 시기에 달러가격이 급등하면서 증시가 크게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곤 하지요. 2008년 금융위기 때만 보더라도 한국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격은 급등하였고, 2011년에는 그 폭이 미미하지만 증시 조정기에 달러원 환율 상승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는 1997~8년 IMF사태가 뇌리에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보니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기만 하면 제2의 IMF사태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ㅇ 달러원 환율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 : 아이러니.
일단 증시 전반으로 보았을 때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위험자산 수요가 축소되고 그 자산이 안전자산이 달러로 몰리며 증시 하락과 달러가격 상승이라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는 시차없이 거의 동시에 나타납니다.
그런데 요즘 달러원 가격이 상승할 때, 매스컴과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는지요? 달러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출기업이 잘되는데 달러원 환율이 낮아 수출이 어렵다던 분위기가 정작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경제가 위기가 다가오고있다면서 "나쁜 면"만 부각하고 있다는 아이러니 말입니다.
반대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 때에는 수입물가가 낮아지면서 내수 기업들이나 원유등을 사용하는 원재료 가격에 민감한 기업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여 경제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달러 값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 이 모습을 좋게 표현하자면 우산장수, 부채장수 자식을 걱정하던 부모의 마음처럼 애정어린 마음처럼 볼 수 있지만, 주식시장 입장에서 보면 "이래도 딴지, 저래도 딴지"처럼 비추어 집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오히려 달러 가격 상승에 증시가 견조하게 버틴다면 증시는 강하다는 증거
달러가격 등락에 걱정만하게되면 머리속은 혼란만으로 가득찰 것입니다.
오히려, 달러가격이 상승할 때 증시의 가격 탄력성의 정도를 가늠하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들어 2013년 6월 버냉키 쇼크 때에는 달러원 환율이 월간으로 1%상승할 때 종합주가지수는 7%가까이 하락하며 달러가격과 주가지수가 반대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흐름이 보여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2.4%상승하는 동안에 주가지수는 오히려 2.9% 상승하였습니다. 물론 5월 흐름도 지켜보아야하겠습니다만 만약 5월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증시의 낙폭이 견도하거나 오히려 강보합 수준을 만든다면 이는 한국 증시의 내성이 매우 강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까지 지속되었다면 더 강한 근거가 될 수 있겠지요.
(※ 달러가격이 상승세가 나타난 4월 중순이후 외국인들 유가증권시장에서 4700여억원 순매수, 코스닥시장에서는 1000억원가까이 순매수 하였군요.)
달러값이 튀면 불안해 하는 투자심리, 이제는 IMF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하지 않을까요?
2019년 5월 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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