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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8월 그리고 여름증시를 뒤로하며 8월 마지막 거래일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9. 8. 30.

8월 그리고 여름증시를 뒤로하며 8월 마지막 거래일 단상

어느덧, 새벽공기가 차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8월 마지막 거래일입니다. 8월의 마지막 거래일이란 것은 여름 증시도 끝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여름증시에서 투자자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고 수많은 만인군상의 모습들이 SNS, 블로그, 유튜브 등에 남겨졌습니다.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지난 여름 장에 보여졌던 투자자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 단상들을 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 여름증시를 보내며 저는 남모를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한국 투자자은 과거와 똑같이 그저 사람이란 것을 확실히 보았기에...]

 

 

ㅇ 어려운 시장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름증시 동안 월별 그리고 6월에서 8월 코스피 코스닥 등락률, 8월30일 12시 기준]

 

 

6월~8월, 여름 증시를 보내면서 만만치 않은 이슈들과 악재들이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징글징글하게 느껴질 정도인 악재들이 여름 내내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주었지요.

미중 무역전쟁, 일본경제보복, MSCI이머징 지수 리밸런싱 이슈,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홍콩이슈 및 브렉시트 이슈 등등등

 

여름 내내 징그럽게 시장을 억눌렀던 악재들은 7,8월에 한국증시를 허무하게 무너트렸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5월말 이후 6~8월 최대 낙폭의 경우(좌측에서 네번째 묶음) 종합주가지수는 -6.47%, 코스닥지수는 -20.8%에 이르렀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하이라이트는 8월 6일 이었습니다.

그 후 시장은 돌아섰고 8월 마지막 거래일 12시 현재 여름장 낙폭수준은 8월 6일 최절정에 비해 절반수준의 낙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ㅇ 여름장 단상 1. 개인투자자들의 만인군상을 적나라하게 보다.

 

이번 여름장 내내 쏟아지는 악재 속에 증시가 제법 깊게 하락하다보니, 개인투자자의 심리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SNS상에서 페친들의 반응 뿐만 아니라 이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했던 투자자까지 군중심리에 휘말려 패닉상태에 빠져 화를 내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지요.

 

유튜브에는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영상이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할 정도로 사람들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마치 반복강박처럼 보고 듣고 있었습니다. 더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혹은 자극적인 비관론에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는 듯한 괴이한 군중심리를 여름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 과거 2008년 폭락장에서도 똑같이 나라 망하길 바라는 듯한 글들이 인기였지요.)

 

시대가 바뀌어 한국 개인투자자도 합리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 했던 저의 생각은 순진한 발상이었다는 것을 이번 여름장을 보내며 깨닳았습니다. 군중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휴먼인덱스는 차갑게 꺼져있고, 오히려 믿었던 사람들까지 마음을 돌리는 역휴먼인덱스에 불이 환하게 밝혀진 것을 이번 여름장에 적나라하게 보았습니다.

 

 

ㅇ 여름장 단상 2. 쏟아지던 악재들 답이 없을듯 했지만...

 

쏟아졌던 악재들을 보면 하나하나가 굵직굵직한 악재임은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굵직한 악재들이 연이어 쏟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지수는 어쩌면 선방하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 굵직했던 악재들 답이 없어 한국증시를 맥없이 무너트릴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답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단적인 사례로 MSCI이머징 지수 리밸런싱이지요. 5월, 8월, 11월에 리밸런싱이 예정되어있는 가운데 8월에 이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미 한국증시 낙폭으로인해 굳이 한국 증시에 대규모 매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속에 시간은 흘러 8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도 마찬가지입니다.

7월 초, 언론과 뉴스들 그리고 부정론자들이 쏟아낸 말들 기억나실지요? 한국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으니 아베에게 빨리 뛰어가서 무릎꿇고 싹싹 빌어라던 뉴스매체들 그리고 호사가들의 말 기억나실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갈 수록 "No 답"이라고 보였던 곳에서 하나둘 답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이미 해결책이 공정에 투입될 정도입니다.

물론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아있지만 극단적 비관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한국 내 기술력이 있는 중견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오히려 마련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여름장을 보내면서 실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미중 무역전쟁도 마찬가지이지요. 트럼프vs시진핑이 강경모드로 나오면서 연말까지도 답이 없겠다고 싶었던 것이 갑자기 서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미중 무역회담을 재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트럼프의 강경한 미중무역전쟁 태도가 지지층인 농민들과 러스트벨트의 반발이 강해지면서 그 강경도가 약해졌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주에 볼 수 있었습니다.

 

답이 전혀없을 것같던 악재들이.. 시간이 흘러가며 하나둘 답이 나오는 것을 여름 막바지에 보게 됩니다.

 

 

ㅇ 여름장 단상 3. 생존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 하다.

 

8월 첫주에 우리는 시장 패닉속에 투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 및 레버리지 투자자금의 마진콜/강제청산이 발생하였고 시장은 우량주, 부실주, 가치주, 버블주 가릴 것 없이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주 후반 급격하게 감소한 신용융자 규모와 함께 마진콜과 강제청산으로 투자자금을 모두 날렸다는 전업투자자들의 소식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자금규모도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등 8월 첫주 투매와 강제청산 속에 레버리지 투자를 지향하던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제 우연히 여의도에 전업투자자가 몰려있다는 고급 오피스텔의 주차장 관경을 담은 블로그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고급오피스텔에는 일반 개인 전업투자자 뿐만 아니라 펀드매니저출신 전업투자자(소위 매미:매니저 출신 전업개미), 애널리스트 출신 전업투자자 (소위 애미: 애널리스트 출신 전업개미)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건물입니다.

 

그 글을 포스팅한 이의 말이 이번 8월 장을 보내면서 주차장이 텅텅 비었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꽉차있던 주차장이 말이죠. 그리고 급하게 이사한 이들이 많은지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고급 의자와 가구들이 재활용으로 엄청나게 버려져 있다하더군요.

 

[지난 봄, 여의도 빌딩 사진을 찍어보다. 사진 : 이성수]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떠난 이들이 남긴 흔적들입니다.

이번 여름장을 보내면서, 생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 해 봅니다. 자신의 투자금을 넘어서는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가 가져오는 결과는 시장에서 물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생존을 해야지만 기회를 다시 내것으로 가질 수 있는데 모든 투자금을 하락장에서 잃고 나면 다시 재기할 수 없습니다.

 

과거 천재들의 파산이라 불리우는 LTCM파산 이후, 만약 LTCM이 버틸 수 있었다면 그 이후에 수익은 다시 살아난다는 분석, 닉리슨이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시킨 이후 조금만 더 버텼으면 오히려 수익이 났다고 강변하는 상황들은 생존하지 못한 투자자의 공허한 메아리일 뿐입니다.

 

 

ㅇ 8월을 마치며...

 

[끝이 안보이던 여름의 태양도 서서히 기울어가듯.. 사진참조 : pixabay]

 

8월 마지막 거래일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었다는 소식에 다행히 힘든 여름장을 잊기 위해서인듯 시장은 강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안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깨에 지고 있던 짐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기미가 모인다는데 의를 가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여름장에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남겼던 흔적들 그리고 만인군상들 잊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주식투자에 대해 마음 변할 것 같지 않던 이들이 변하면서 역휴먼인덱스에 불이 들어온 상황은 특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한국 투자자들이 세월이 흘러가며 성숙하고 발전된 것으로 보여졌던 것이 그저 허상이었음을 이번 여름장에서 깨닳았습니다.

 

역설적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씁쓸하고 뜻모를 미소를 홀로 8월 마지막 거래일 남겨봅니다.

 

2019년 8월 30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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