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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제약/의약 버블 붕괴가 주가지수에 만든 상흔 그리고 씁쓸한 교훈

by lovefund이성수 2019. 9. 2.
제약/의약 버블 붕괴가 주가지수에 만든 상흔

2017년 연말 그리고 2018년 연초, 사람들은 버블의 한가운데로 스스로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버블 뿐만 아니라 제약/의약 버블 속으로 개인투자자들 중 대부분이 제약/의약 업종 대장주에 뛰어들었고 그 후 18개월여 동안 제약/의약 업종의 버블은 결국 주가지수에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과거 다른 버블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만들었던 상흔처럼 이번에는 코스피/코스닥 양시장에서 만들고 말았습니다.

버블이 만든 증시 후유증, 특히 싸이렌을 울리던 이들을 사라지게하면 어떤 후유증이 만들어지는지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먼 미래 어느날을 위해서...

 

 

ㅇ 버블의 싸이렌 : 그들이 사라진 후 오히려...

 

2017년과 2018년 제약, 의약,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의 버블은 화려하였습니다. 비트코인 광풍과 더불어 제약 업종 대장주인 셀트리온을 셀트코인이라 사람들은 부를 정도였지요. 그 당시 은행에서 열심히 판매한 은행 코스닥ETF신탁 상품은 코스닥시장의 시총 상위 종목을 강력!하게 매수하면서 버블을 더 크게 그리고 화려하게 키우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을 보며, 필자를 포함한 현명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증시 논객들이 증시 버블을 강하게 경고하고 조심하라는 글을 쏟아내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악성댓글과 더불어 싸이렌의 경고가 시끄럽다며 그들에게 가해진 여러 압박이었습니다.

 

결국 2018년 연초 이후...버블의 싸이렌을 울리던 이들은

"왜 내가 욕먹고 글을 쓰나?"는 회의감 속에 버블의 경고를 멈추었습니다.

반대로 버블의 중심에 있던 수많은 투자자들은 싸이렌 소리가 안들린다며 환호하였지요.

하지만 오히려 그 후 제약,바이오 버블은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주주연맹을 만들어 절대 흩어지지 않는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었던 제약,의약업종 주주들은 결국 서로 이해관계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말았습니다.

 

항상, 버블이 만들어지고 붕괴할 때 그러한 것처럼 이번 제약, 의약 업종의 버블은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투자자들과 주가지수(코스피, 코스닥 모두)에 큰 상흔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ㅇ 버블 형성과 붕괴의 문제점 : 주가지수 장기 상승을 방해한다.

 

[코스닥 지수는 버블 형성 붕괴가 반복되다보니 아직도 1000p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적색 화살표는 대표적인 코스닥 버블 형성 시기]

 

 

위의 코스닥 지수를 보시면, 코스닥지수가 아직도 과거 99년의 화려한 지수대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하고 있고 1000p를 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이렇게 오랜 기간 지지부진한 지수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는 버블이 형성될 때 비싼 가격으로 상장하는 종목이 크게 늘고 그 종목들의 가격이 이후 중장기적으로 하락하다보니 지수는 결국 우하향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1999년 IT버블 당시에 엄청난 버블 주식도 "미래 수익 기대"라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종목들이 우후죽순 비싸게 상장되었지요. 만약 그 종목들이 미래 기대치처럼 실적이 만들어지고 주가가 상승하였다면 코스닥지수는 저렇게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해하시기 편하시도록 비유를 들자면, 쫄쫄 굶던 가난한 대가족이 사는 살던 몰락한 양반집에 화려한 옷을 입은 먼친척이 식객으로 들어옵니다. 앞으로 장원급제를 할 것이라는 둥 기대치가 높았지만 겉만 화려했고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결국 그 대가족이 사는 집에는 밥을 축내는 이 한명 더 늘어 더욱 가난 해 지는 상황과 버블 후 주가지수는 다를바 없는 것입니다.

 

특히나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자금 확보를 위해 혹은 마진콜을 막기 위해 멀쩡한 종목까지 투매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니 버블이 심했던 시장 상황이 무너질 때에는 여타 종목들까지 끌어내려 주가지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맙니다.

 

 

ㅇ 2019년 주가지수 하락률에 상당부분을 기여한 제약/의약업종

 

작년 말 코스피 의약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그 의약업종이 30%가까이 하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1.7~1.8%p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8월 27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2019년 4%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의약/제약 업종의 하락이 종합주가지수 하락에 40%를 차지하는 것을 미루어 짐작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코스닥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연말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닥제약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였고, 올해 코스닥 제약업종이 30%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지수를 4%p하락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코스닥지수가 8월 27일까지 13%가까이 하락하였으니 코스닥지수 하락률에 30%이상을 코스닥 제약업종이 만들었다 할 것입니다.

 

[2019년 코스피 코스닥 지수 낙폭에서 의약 및 제약업종 낙폭이 기여한 비중]

[자료 : lovefund이성수의 75차 정기 세미나]

 

 

ㅇ 제약/의약업종 이제는 이전처럼 발목을 크게 잡지는 않겠지만 : 씁쓸한 교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약 및 의약업종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코스피내 의약업종의 시총 비중은 작년 연말 6%에서 최근 4.5%로 낮아졌고 코스닥시장의 경우는 코스닥 제약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13%에서 10.8%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워낙 주가가 크게 하락하였다보니 "심각한 버블"에서 "버블이 있어보인다"라는 수준까지 주가가 낮아졌기에 주가지수에 미칠 악영향이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것처럼 상흔을 남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버블 붕괴되는 과정에서 버블이 심했던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장폐지 우려까지도 발생되기에 개인투자자분들의 투자손실이 염려됩니다.

특히나 작년 초 개인투자자 중 절반이 제약/의약/헬스케어에 집중투자하고 있다는 "카더라 설"이 있었을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글을 쓰면서도 마음 한켠이 무겁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제약 및 의약종목 버블 붕괴 속에 씁쓸한 교훈 몇가지를 주저리남기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미래 어느날 또 다시 주식시장에 버블이 찾아왔을 때 오늘 저의 글을 꼭 기억하고 떠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첫째, 버블이 있는 종목에 주주 연합체가 만들어지면 버블의 피크를 향해 달려가는 것

: 이는 필자가 1999년 IT버블 당시에도 경험한 것입니다. 미래 어느날 자신이 투자한 종목에 버블이 심한데 주주모임이나 연합체를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 곧 터질 버블 상태라 생각하십시오.

 

둘째, 버블이 심해졌을 때 다른 관점에 있는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시라.

사람의 본능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증시 버블이 심해졌을 때에는 달콤한 이야기만 듣고싶고 "경계하라"는 의견은 귀찮게 느껴지지요. 하지만 버블이 있을 떄에는 그 의견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당신을 버블의 중심에서 나오게 하는 동아줄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셋째, 버블이 심한 종목에서 탈출한 후 뒤돌아 보지 마십시오.

버블이 심한 종목을 매도한 후 주가가 반등하였다면 후회하며 다시 버블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버블 과정에서 수익을 만들었고 버블에서 한번 탈출하였다면 뒤돌아보지 마십시오. 한동안은 주가 급등락 속에 탈출했을 때의 매도가격보다 훨씬 높게 튀어오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보면 어느 사이엔가 그 가격보다도 훨씬 밑에 내려올 수 있습니다.

 

또는 그 탈출한 시점이 마지막 매도 기회였을 수도 있겠지요?

 

2019년 9월 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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