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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개인투자자들의 연일 증시 돌격 : IMF당시가 오버랩된다.(반전주의)

by lovefund이성수 2020. 3. 23.
개인투자자들의 연일 증시 돌격 : IMF당시가 오버랩된다.(반전주의)

요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주식이야기입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젊은 직장인들의 대화 중에 상당수가 주식투자이야기이고 심지어 필자의 가족분 중에 "절대, Never"주식투자 안하실 분도 이런 때가 기회라면서 주식투자 이야기를 꺼내실 정도입니다. 뉴스에서는 증권사 지점에 대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2030세대는 비대면 계좌 개설을 통해 최근 신규 계좌중 60%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오래전부터 증시에 계신분들 입장에서는 이런 개미의 러시는 반갑지 않습니다. 문득 저는 IMF당시가 쌩뚱맞게도 떠올라서 주말 내내! IMF당시 데이타와 뉴스기사를 수작업으로 마이닝하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현상을 보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보아주세요, 반전에 반전주의)

 

 

ㅇ 현재 개인투자자의 러시에 왜? IMF당시가 떠올라요?

 

거의 사반세기전인 서기 1997년 연말 우리는 IMF사태를 겪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군대에 있었던 때였지요. 국난극복을 위해 사병들의 월급 1만 몇천원에서 몇천원 깍이는 슬픔도 있었던 그 시기 기억 중에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는 행정병이어서 간부분들의 대화를 자주 들었습니다.)

 

군무원A : "중대장님 지금 주식/삼성전자 사셔야 합니다."

행보관님 : "그러게 나도 예금만 했는데 어떻게 주식사는거야?"

소대장님 :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초소에서 말년병장들 놀고 있는지 순찰 돌고 오겠습다"

중대장님 : "지금 주식 사면 좋아요?"

 

이러한 대화는 친척들 사이에서도 있었습니다. 우연히 명절에 휴가를 나와 친척분들 대화를 듣다보니 이번 기회가 엄청난 기회라하시면서 주식 이야기가 가득했지요.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거치던 1997년과 1998년의 기억입니다.

 

[개인투자자의 러시를 다루고 있는 두 기사 22년이라는 시간 갭이 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뉴스참조 : 다음뉴스(한국일보 2020.3.22)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경향신문 1998.6.23)

 

 

최근 주식시장으로 달려가는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서는

"개인이 몰리면 조금 불안한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거 IMF당시 주변에 있던 몇몇 분들의 사례가 오버랩 되었습니다.

혹시 그 당시 제 기억은 극히 일부의 케이스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주말 사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과거 신문 스캔/문서화)에서 1997년~1999년까지의 고객예탁금추이를 조사하고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추이를 추적하여보았습니다.

 

21세기에 주말 내내 쌩노가다로 신문자료 한장한장을 넘기며 데이타를 수집하였더니 아.. 내가 왜 이런 행위를 하고 있나싶은 한탄도 했지만 결과를 보다보니... 서프라이즈 했습니다.

 

 

ㅇ 일단 현재, 3월 20일 기준 : 개인투자자금 순증 15조원 넘어 (2020년 총 30조원 초과)

 

지난 3월 2일자 필자의 칼럼 "개인의 특이한 연속 매수 행진 : 그것이 알고 싶다! 깊이 파고들어가보니" 에서 언급드린바와 같이 최근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은 역사적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공격적이고 날카롭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 계산방식 추정 lovefund이성수 : 개인투자자금 순증 = 고객예탁금 증강 + 개인순매매)

 

특히, 이번 3월 급락장에서 더 급격히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개인투자자금의 3월 중 순증 규모는 3월 20일 현재 15조6929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인투자자금 순증 추이 : 2003년~2020년 3월 20일, 계산추정 : lovefund이성수]

 

 

이러한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자금 유입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보통 급격하게 자금이 유입되었던 시기는 2007년처럼 폭등장 말미에 유입되었던 선례를 찾아볼 수 있지만, 시장이 크게 하락한 후에 이렇게 무섭도록 자금이 유입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문득, 앞서 언급드린 IMF당시 에피소드들이 떠올랐고, 현재 IMF급으로 무섭게 떨어진 증시 상황이 그 당시 개인투자자의 행태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자료를 조사하여보았습니다.

 

 

ㅇ 1997년 하반기~98년 하반기 : 고정관념과 달리 개인투자자의 역동적 매매의 승리

 

- 지금부터 시간여행을 하시기에 앞서, 한가지 고려하셔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거의 사반세기 전으로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자료에 나오는 숫자들은 현재로 감안하려면 10배는 곱해야 현실적으로 비추어보실 수 있습니다. (그당시 시총에 비해 현재 한국증시는 10배넘게 성장하였기에..)

 

1997년 하반기 : 대폭락장과 IMF구제금융이 있던 그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는 2조5858억원의 순매수를 이어갔습니다. 그 하반기 고객예탁금이 100억원 정도만 줄었으니 신질적으로 개인투자자금 순증은 1997년 하반기에 2조5758억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엄청나지요? 저 수치에 10배를 곱해보면 대략 현재 시점 기준 25조원 이상의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왠지 싸한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역시.. 개인이 사서 폭락했군" 이렇게 우리의 고정관념상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격적으로 매수했던 당시 개인투자자가 1998년 초에 대규모로 매도 합니다.엉?!

 

[97년과 98년 개인투자자금의 순증과 순매매 그리고 주가지수 추이]

 

 

위의 표는 개인투자자 자금 순증(예탁금증감+개인투자자순매매)과 개인투자자 순매매 그리고 주가지수(연두색선)을 함께 표시한 차트입니다.

 

보시게 되면 97년 하반기 증시가 하락하여 300p후반까지 하락하던 과정에 대규모 개인자금이 유입되었고, 실제 개인은 공격적으로 매수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사면 네가티브하다 고정관념이 있는데 98년 1~2월 상황을 보면 개인이 당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하락장에 유입되었던 개인투자자는 98년 1~2월 증시가 500p대 중후반에 이르자(거의 따블?) 대규모 매도를 단행합니다. 뭔가 고정관념과 다른 패턴아닌가요?

 

오히려 이후 주가지수는 여름장까지 280p까지 대폭락하였지요. 3~6월 개인투자자금 순증과 순매매가 엇갈리는데 또 다시 하락과정에서 개인이 매수하긴 하였지만, 실질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자금이 부족한 개인들이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반전이 98년 하반기에 나타납니다. 3조4천억원대의 개인투자자금 순증이 발생하였던 것이지요. 개인투자자의 순매매가 5천억원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자금이 증권계좌로 유입되었습니다. 주가지수가 280p찍고 500p에 이르는 그 과정에서 말입니다.

 

 

ㅇ 그리고 찾아온 1999년 대폭등 : 선취매 개인의 이탈 vs 불꽃놀이에 뛰어든 개미 

 

엄청난 자금이 98년 말에 증시에 유입된 후 한국증시는 1999년 대폭등장세를 맞이하게 됩니다.그야말로 묻지마 장세가 펼쳐졌고, 1999년 내내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공격적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1999년 당시 개인투자자금 순증과 주가지수 추이]

 

 

위의 자료는 1999년 당시 개인투자자금 순증 추이와 종합주가지수 추이를 같이 표시한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 중에 하나가 1999년 10월에 나타납니다. 그 해 10월은 IT버블이 화려하게 치솟던 때였는데 -3조원대의 개인투자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마치, 98년 연말에 선취매한 개인이 털고 나간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1999년 연말 IT버블이 극단에 이를 때 우리가 고정관념처럼 생각하는 고점에서 개인투자자금이 공격적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 이후 우리는 20여년 동안 시장에서 항상 패배하는 개인의 모습만 보아오게 됩니다.

 

 

ㅇ 정리 : IMF 후 개인은 스마트 머니. 99년 연말부터는 고정관념 속 개인 : 그렇다면 지금은?

 

IMF시절에 개인들이 어찌 저렇게 공격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지 의아해 하실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15~20%에 이르던 시절이었고 우연이든 필연이든 90년대 초 주택 200만호 건설 후 주택가격이 안정되어있다보니 가계마다 현금은 정말 많았습니다. (물론 IMF충격에 따른 경제 곤란도 컸었지요.ㅠㅠ)

그리고 98년부터 실질적으로 명퇴가 진행되면서 당시 50대 이상 퇴직자분들이 퇴직금을 어찌 굴려야할지 고민들 많이 하셨고 그 자금 중 상당부분이 98~99년에 전업투자자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IMF시절 시장이 대폭락을 겪은 후 수많은 개인투자자분들이 손해본분들도 많지만 신규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오히려 개인투자자분들이 저가에 사고 이후 고가에 파는 패턴이 관찰된것입니다. 그 이후로도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1999년 묻지마 대폭등장을 만들었습니다.

 

99년의 열기속에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던 중 스마트머니 성격의 자금 3조원 이상이 99년 10월에 빠져나갔고, 11월과 12월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미의 패턴처럼 마지막 불꽃을 향해 돈을 들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20년 현재 개인투자자를 과거IMF상황 당시 개인에 비추어보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 일단,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매우 액티브한 자금일 것입니다. : 어느 정도 오르면 팔려할 것

- 두번째로 증시로 들어온 자금 중 상당부분은 계속 증시에 있을 것입니다.

   → 개인이 주도하는 장세 가능성 높아져

- 세번째로 또 다시 증시가 하락한다면? 더 강한 자금이 저가에서 유입될 것입니다.

   → 지금 개인의 기세는 과거 2008년, 2000년, IMF사태 이후를 아는 스마트머니 성격이 강합니다.

- 네번째... 묻지마 성격이 강하다 : 고변동성 장세는 이제 일상적일 것

  : 묻지마 삼성전자만 사는 분위기이지요. 혹은 묻지마 레버리지ETF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 생애 최초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분들도 많습니다. 부동산 카페에서 "주식계좌 어떻게 만들어요"이런 질문들이 연이어지더군요. 혹은 부동산 매각한 돈으로 생애처음 주식투자했는데 신용융자 썼다가 몇억원 날렸다는 글도..ㅠㅠ

  : 빚내서 투자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 : 한방을 노리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기회의 시기에 들어온 것은 맞지만, 빚을 내거나 무리하게 투자한 투자자는 과거 IMF시절 상당수의 개인투자자가 파산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 관리 잘하시면서 투자전략을 굳게 세운 분들은 70년대 오일쇼크,IMF사태, 2000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번째로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성공투자로 만들 것이라 봅니다.

 

마치 IMF사태를 보낸 이후, 수많은 해산물 이름을 단 투자의 대가들이 한국증시에서 태어난 것처럼 말입니다. "~~ 미꾸라지, ~~세발낚지,~~등등등"

 

2020년 3월 23일 월요일, 꼭 생존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절대 빚내지 마세요!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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